'약국세무도우미'로 유명한 김응일 약사는 "어머니 계신 고향에 내려오니까 너무 마음이 편하네요"라며 고향예찬론을 펼쳤다.
지난 5월 약국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약사들 사이에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약사가 있다.
하루에 수십건의 세무 문의를 새벽까지 정리해서 일일이 답장을 보내주고 약사통신을 비롯한 언론에서 세무에 대한 안내를 하며 약사들의 절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세무도우미 김응일 약사(다사랑약국, 서한세무법인고문 58)가 그 주인공.

김약사는 대전 출신으로 대전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서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1978년부터 약국을 시작했다. 고향에 홀로 계시는 구순 노모를 모시기 위해 46년만에 귀향을 결심하고 지난 4월 가족을 떠나 대전으로 내려와서 지족동에 약국을 개국했다.

김 약사는 조광조와 함께 정치개혁을 추진했던 충암 김정선생의 17대 종손이다. 고향인 동구 신하동에는 홀어머니가 김정선생의 별묘를 관리하고 있다.

22세의 나이로 문과에 장원 급제하여 승정원 도승지, 대사헌, 성균관 제학, 형조판서 등 요직을 역임한 김정선생은 조광조의 일파로서 학문과 정치의 합일을 모색하다가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중종 15년(1520) 제주 동문 밖 금강사지로 유배되었다. 그는 이 곳에서 36세의 젊은 나이로 사사(賜死)될 때까지 1년 2개월 동안 위리안치(죄인이 유배지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어 둠)되었는데 짧은 유배 기간이었지만 교학 활동에 진력하였다.

24년 후인 인종 원년에 죄명이 삭제되고 관작이 복구되는 한편 문간공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제주 오현단에서는 그가 절명한 지 57년 만인 선조 11년(1578) 조인후 판관에 의하여 충암묘가 세워지고 귤림서원을 세워 그를 우러러 왔다. 또 보은 외속리면의 상현서원, 순창의 화산서원, 회덕의 숭현서원 등에 향사되어 현재에도 여러 지역에서 충암선생을 기리고 있다.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대전으로 내려온 김응일 약사.

김 약사는 "돌아가시고 나서 시묘살이를 하는것 보다는 살아계실 때 조금이라도 편하게 모셔 드리는 것이 효도의 의미인것 같아요. 3형제라서 첫주에는 내가 내려오고 2주째는 둘째가, 3주째는 셋째가 내려오고 마지막주에는 손자가 내려왔는데, 나는 매주 내려왔었어요. 매주 내오는 것도 일이고 돌아가시기 전에 조금이라도 곁에서 모셔야겠다 싶어서 내려올 결심을 했지요."

이렇게 해서 내려왔더니만, 오히려 어머니께서 불편해 하셨다. "대전에 내려와서 어머니하고 같이 얼굴 맞대고 며칠 생활했더니만 어머니께서 오히려 불편하니까 밖으로 나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출퇴근이 쉬운 지족동에 약국을 마련했어요." 출퇴근하면서 마음과 몸이 편해지고 더 건강해 졌다.

김 약사가 세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세금을 추징당하면서 억울한 마음에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세무조사를 당하고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했는데, 세무소 직원하고 언쟁을 벌였어요. 막연히 알고있던 지식으로 대들었던 거죠. 나중에 자세히 알아보니 내가 잘못했더라고요" 그래서 세무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서 홀로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세금에 대해 알게 되면서부터 주변 약국의 세무신고를 도와주고, 입소문이 나서 동네 세탁소, 부동산, 슈퍼 등 주민들의 세무신고를 도와주면서 실무(?)에 능해졌다.

"나한테 물어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책임감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나를 믿고 부탁하러 온 거니까 밤에 잠을 못자고 그걸 해줬지요. 이게 반복되면서 세무신고에 자신감이 생기는 거예요." 세무사 자격증이 없이 세무관련 수수료를 받으면 변호사법 위반. 모두 무료 봉사였다.

세무신고 끝내고 사례를 낸다면서 술을 사거나 과일을 들고오는 사람들도 있었단다. "3년전에 세무사 자격증을 얻었지만, 본업은 약사니까 세무업무는 하지 않아요. 세무법인 사무실로 약국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관련한 업무에 도움을 주는 정도지요." 어떤 때는 일부러 싸움을 붙이려는 사람도 있었단다. "약국 세무에 대해서 다른 세무사들의 이야기가 나하고 다르니까 어디가 옳으냐 하면서 전화로 따지는 사람도 있고 그쪽 세무사하고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뭐가 옳네 그르네 하면서 싸우는 때도 있어요" 하지만, 약국 업무에 대해 일반 세무사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언제나 김 약사의 한판승!

"78년부터 약국을 했으니 쉽게 생각해서 지금까지 약 60번 정도 신고했잖아요. 그리고 약사 50명을 도와 주었다면 160번이 되고 100명을 도와주었으면 260번이 되니 실무에는 자신있게 됐어요. 그래서 질문 들어온 것을 바탕으로 Q&A 식의 실무책을 만들었지요." 지난 2001년부터 세무 관련 책을 내고 올해 새로 보강된 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에는 약국 개국에서 생기는 임대차보호법, 사업자등록 등 부동산 관련 세무부터 운영하는 중의 세무, 4대보험, 신용카드, 폐업신고까지 약국 운영을 총망라해 700여쪽이 넘는 분량이다.

2003년판 약국경영과 세무.

"7월이 부가세 신고기간이기 때문에 세무질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게다가 25일 마감인데 22일이나 23일에 문의가 들어오면 완벽한 신고가 되기 않아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나마 서울을 떠나 대전에 있기 때문에 문의가 들어오는 것은 많이 줄어들었다.

"대전에 내려왔으니까, 대전의 약사분들을 위해 도움을 많이 드렸으면 좋겠어요. 가까운 곳에서는 찾아와 주면 더 좋고요. 서울에서는 두명만 있어도 세무강의를 했었습니다. 몇분이 모여서 부탁하시면 언제나 도와 드릴 준비가 되어 있어요."

'세무사'라고 불리기 보다 "세무도우미"로 불러 주기를 원하는 김 약사는 "은퇴하면 낚시 하면서 약국 세무 업무도 도와드리면서 세월을 낚아 볼까 합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다사랑약국 042-476-0038, 011-241-3476, FAX 042-476-0242, 세무법인 서한 042-25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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