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는 피부과, 성형 쪽으로 전과 또는 겸업 추진

◆대전지역 산부인과의 50%가 분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가장 경영난이 심각한 대전지역 산부인과 50% 정도가 출산을 포기했으며, 30%는 전과 또는 겸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김일선 대전충남산부인과학회 지회장(55)은 "지역에 있는 산부인과는 병원급을 포함해 100여 곳. 이 중 출산을 포기하고 분만실과 신생아실을 폐쇄한 곳이 50여곳에 달한다"고 말하고 "피부미용이나 지방흡입 등 피부과 관련 연수를 받거나 받은 경험이 있는 의사가 30% 정도에 이른다"고 말해 저출산으로 인한 산부인과의 경영난이 심각함을 전했다.

산부인과는 일반적으로 한달에 14명의 아이를 받아야 분만실 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산부들이 몰리는 일부 산부인과병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5명 미만의 아이를 받고 있어 차라리 분만실 운영을 포기하는 것이 경영에 도움이라는 것.

중구의 한 산부인과 원장은 "젊은 의사들은 탈 개원이나 피부과 겸업 등 자구책을 찾아서 나름대로 움직이고 있는데,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의사들은 전과나 겸업에 주저하게 된다"고 말하고 "산부인과에서 산모들에게 기념품을 제공하는 것도 그렇지 않은 산부인과에게는 큰 타격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같은 산부인과의 어려움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피부과나 성형쪽으로 관심을 갖게 한다.
김 지회장은 "산부인과 연수에서 피부미용이나 성형 등에 많은 의사들이 몰리는 것도 이제는 자연스런 현상이다"며 산부인과의 움직임을 전했다.

대한여성회음성형연구회를 조직한 벨라쥬 여성의원 원철원장(40)은 "최근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분만율이 떨어지는 어려움에 처한 산부인과에서 미용성형 쪽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데, 회음성형은 미용성형과 성적치료를 아울러서 학문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연구회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A원장(39)은 병원 한쪽에 '피부 클리닉 센터'를 열었다. 산부인과를 찾은 여성들이 피부 치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미용이나 성형에 많은 관심이 있자 협회에서도 '여성의학과'로 개명을 통해 경영난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지회장은 "2007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일부 산부인과에서는 분만예약을 받을 정도로 벌써부터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이것이 산부인과가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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