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폐쇄적 조직, 서열관계 형성이 문제

의료인들 간의 폭력 행위가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상의 언어 폭력 또한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4월 전남대 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간호사가 직장 상사들의 비인격적인 대우를 견디다 못해 자신의 차 안에서 자살, 큰 충격을 주었다.

이어 지난 5월 부산 K대 병원에 근무하던 한 전공의가 선배들의 상습적인 폭력과 갈취 행위를 견디다 못해 사표를 냈으며 지난달 16일 춘천 모 병원에서는 술에 취한 의사가 간호사에게 폭력을 휘둘러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이같은 의료계의 폭력이 비단 오프라인 상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의사들의 커뮤니티로 유명한 모 웹사이트는 최근 심각한 욕설들로 얼룩진 게시판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다.

해당 사이트 관리자는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들이 쉴 새 없이 올라와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그렇다고 의사들을 위한 사이트에서 게시판을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심한 글은 삭제하고 앞으로는 회원 탈퇴 조치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명예훼손 상담센터의 한 상담자는 “불특정다수가 볼 수 있고 쉽게 그 내용이 다른 곳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면 죄가 성립한다"며 "특히 비방목적이 있다고 인정되면 마땅히 가중처벌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왜 의료인들은 폐쇄된 공간 안에서 그들끼리 폭력의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것일까?

서울 모 대학병원의 한 수련의는 “의료계의 폭력문제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사실상 공공연히 존재하는 오랜 ‘관행’ 같은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또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어느 조직보다 폐쇄적이어서, 군대보다 더한 상하 서열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상의 폭력도 같은 맥락인 듯 싶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가장 ‘스마트’한 모습을 유지하다가도 ‘그들만의 공간’ 안에서는 다른 얼굴로 돌변하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라고 본다” 고 분석했다.

폐쇄적인 인맥 구조와 그 특수성 때문에 의료인들의 스트레스가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지금, 구조적인 개선책과 함께 의료인간의 배려를 위한 문화, 복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수진 기자)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