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기독병원, 앰블런스 의료진 지원...환자 투표 도와

말기암 환자인 김정남 할아버지가 소제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휠체어를 타고 투표에 참여했다.

말기 암 환자로 투병중인 70대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타고 병원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오전 9시 동구 소제동사무소에 마련된 제1투표소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대전기독병원(원장 홍승원) 노인병동의 김정남(76)할아버지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으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의료보호 1종 대상자에 해당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할머니는 충남대학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돌봐줄 사람이 없어 외롭게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김 할아버지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대전기독병원 홍승원 원장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권유 때문.

홍 원장은 입원 환자들을 위해 선관위에서 나온 홍보물을 병원로비에 비치해 올바른 권리 행사와 참된 일꾼을 뽑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고 선거 당일 환자들을 위해 앰블런스와 의료진을 마련했다.

지난 부재자 투표에서도 환자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앰블런스와 의료진을 준비했던 홍 원장은 "환자들의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마음까지 불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표하고자 하는 의욕이 많다"고 말하고 "환자들이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투표를 마지고 노인병동으로 돌아온 김 할아버지와 홍승원 원장이 투표 소감을 나누고 있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투표에 참여한 김 할아버지는 "투표를 해야 대한민국 국민이지,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투표에 빠진적이 없어"라고 말하고 "내가 얼마나 살런지 모르지만 살때까지는 투표할 생각이야"라며 투표에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한 "후보자 자료를 꼼꼼히 살펴 봤고 마음속으로 표 줄 사람을 결정했지 내가 찍은 사람들이 다 당선됐으면 좋겠어"라며 웃었다.

한편, 김 할아버지의 투표 도우미로 참여한 이지연 간호사(29)는 "야간 당직 근무를 마치고 할아버지가 투표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퇴근해서 투표에 참여할 생각이다"며 "몇번째 투표에 참여하고 있지만 올해가 가장 뜻깊은 투표가 될것 같다"고 말했다.

홍 원장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유도와 지원으로 대전기독병원은 지난 부재자투표와 거소투표를 포함해 입원 환자의 90% 이상이 투표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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