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들이 권하는 월드컵 건강 관리요령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 한국대표팀 경기는 새벽에 열리기 때문에 불면과 흥분, 스트레스 등을 조심해야 한다.

월드컵이 며칠 남지 않은 요즘, 열혈 축구 팬들은 고민이 많다. 밤샘을 하고 응원을 할 것인지, 아니면 퇴근하면서 바로 자고 새벽에 일어나 볼 것인지 축구팬들은 미리부터 시차적응을 해야 하는 고민 때문이다.

다음달 2일 새벽 2시 오슬로에서 벌어질 노르웨이 평가전을 필두로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맞붙을 가나(오후 11시)전이 모두 밤에 열리며 월드컵에서는 우리나라와 독일의 시차가 7시간이기 때문에 축구하기 좋은 저녁 7~8시경은 우리나라에서는 새벽이 된다. 오후 10시 토고전은 그나마 다행, 프랑스와 스위스전은 새벽 4시에 열린다.

길거리에서, 공원에서, 술집에서 또는 집에서 열광적인 응원이 펼쳐질 월드컵 시기.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용인송담대 연구팀(정기삼 교수)은 월드컵을 경험한 남녀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이 긍정적인 스트레스는 부정적인 스트레스와 달리 심장박동의 변동폭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건강한 일반인은 신체의 생명유지활동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의 영향으로 심장박동폭이 환자에 비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즉 월드컵을 통한 흥분과 감동이 일반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명상이나 호흡훈련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본 것이다.

한국선수가 골을 넣었을때 쉽게 가라앉지 않는 흥분으로 인해 불면증을 초래할 수있어 유의해야 한다.<사진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설기현선수가 골을 넣는 장면>
하지만, 한일 월드컵때 우리나라에서는 총 7명이 축구경기를 시청하던중 갑자기 사망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운동경기 시청은 특히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를 지닌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응원가 및 붉은 옷만큼이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몇 가지 건강상식 정도는 관심을 갖고 알아둬야 할 것 같다. 

지나친 긴장과 흥분은 불면증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수면은 하루에 최소 5시간 정도 취해야 하는데 잠이 부족하게 되면 두뇌활동이 둔화되고 분석력, 사고력, 기억력 등이 저하돼 아이디어 개발이나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하기가 힘들어진다.

을지의대병원 정신과 정범석 교수는 "밤 12시경에 끝나는 토고전의 경우 경기 종료 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로 잠을 자게 되어 숙면을 취하기 힘들기 때문에 바로 잠을 청하기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방송 내내 긴장했던 몸과 정신을 풀어주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흥분이 더할 수 있는 거리응원은 자제하고 가능하면 자택 등 조용한 곳에서 경기를 시청할 것"을 충고했다. 또 이때 "가족들과 축구외 다른 이야깃거리를 나누며 관람한다면 경기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새벽에 경기시청을 위해 일부러 깬 상태라면 무엇보다 물을 충분히 마셔 수면중 탈수 상태를 먼저 해소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을지대학병원 순환기내과 이상 교수는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다가 갑자기 뒷목이 당긴다거나 가슴에 통증이 오고 호흡곤란,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느끼면 즉시 경기 시청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해야 하고, 특히 고혈압 환자는 가능하면 혈압 및 맥박수를 측정해서 너무 높거나 낮지 않은지 확인해 보고, 정상인 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거리에서의 열렬한 응원은 다이어트에 크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면서 성대 결절 등 목소리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었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만성 질환자라면 월드컵 기간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목청껏 소리 높여 외치는 응원은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지만, 길게는 4시간 이상 계속되는 응원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응원 다음날 쉰 목소리를 내거나, 아예 목소리조차 안 나오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물론 목소리가 변했을 때 가장 쉬우면서도 중요한 치료방법은 성대를 쉬게 하는 것이다. 즉, 가능한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특히 장시간 말하거나 큰 소리, 극단적인 고, 저음, 습관적인 헛기침은 하지 않도록 하며, 감기 등으로 인한 기침은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이주연 교수는 "불가피하게 음성 장애가 왔을 때에는 술, 커피, 담배 등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셔 목의 점막을 마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정범석 교수(042-611-3443), 순환기내과 이상 교수(042-611-3186), 이비인후과 이주연 교수(042-611-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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