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유성 전민동 양식당 ‘길상’

◆ 길상의 대표 메뉴 뉴욕스테이크.

"웰빙시대에 무슨 고기야." "스테이크는 맛이 다 비슷해서…." 스테이크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자. 스테이크는 인간의 원초적인 미각을 깨우는 요리 중 하나이다. 지글지글 거리는 고기 익는 소리, 풍성하게 밀려오는 향, 묵직한 식감은 미각을 넘어 오감을 자극해 떼려야 뗄 수 없는 묘한 감정마저 들게 한다.

최소한의 조리법으로 재료 본래의 맛을 최대한 살려서 만드는 스테이크는 두툼하게 썰어낸 쇠고기를 석쇠나 프라이팬에 올려 굽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요리로 보인다. 그래서 모두 비슷한 맛일 것 같지 만, 식당마다 스테이크 맛은 천차만별이다. 심지어는 같은 식당 조차 매번 갈 때마다 다른 맛을 내기도 한다.

이처럼 스테이크를 내놓는 식당의 핵심은 고기선별을 담당하는 주방장의 안목이다. 따라서 스테이크집을 고르려면 육질 좋은 고기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맛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솜씨 좋은 주방장이 조리하는 곳을 찾아야 한다.

전민동에 위치한 양식당 '길상'은 44년 경력의 지창현 헤드쉐프(Head chef)의 정갈한 솜씨가 담긴 스테이크가 식도락가의 입맛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 아늑한 찻집을 연상 시키는 길상은 실내인테리어가 돋보인다.

길상의 풍경은 아름다운 커피숍을 연상케 한다. 은은한 조명이 하얀 식탁보 위로 흐르고, 지인들끼리 둘러 앉은 주변 식탁에선 정다운 대화가 퍼져 나온다. 아담한 가계 안은 선율이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흘러 더욱 정겹다. 연말을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들과 오붓한 대화를 나누기 좋은 레스토랑이다.

길상의 메뉴판을 받아 들면 14종류 이상의 스테이크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비프는 부위별로 그 외 포크, 치킨, 생선을 재료로 한 다양한 스테이크가 준비되어 있다. 그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메뉴는 단연 등심으로 만드는 뉴욕 스테이크이다.

등심은 갈비 위에 붙어 있는 살로 써로인(Sirloin)이라 하며, 마블링이 눈 내린 듯 고르게 펴져있고 고기 씹는 맛이 좋아 미식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다. 뉴욕스테이크나 티본스 테이크가 바로 등심으로 만들어 진다.

길상의 뉴욕스테이크는 따뜻한 육즙이 흐르면서도 잘근하게 씹히니 원초적인 고기 맛의 정점을 찾아 낸 듯 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육미의 맛을 음미하며 부드러운 등심의 질감을 느껴보자. 아마도 스테이크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것이 길상 쉐프의 특제 소스에 있나 보다. 

스테이크 소스인 그레비 소스는 소뼈를 24시간을 삶은 뒤 야채와 각종재료를 넣어 국물을 우려 내고 밀가루에 볶아 만드는 걸죽한 소스로 A1 소스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또한 서던 아일랜드 드레싱으로 맛을 낸 샐러드의 상큼함은 자못 느낄 수 있는 느끼함을 피하게 해준다.

◆ 부드러운 맛이 좋은 연어스테이크(왼쪽), 고소한 맛이 독특한 치킨 골드블루 스테이크(오른쪽).

뉴욕스테이크 이외에도 닭가슴살에 튀김 옷을 살짝 입힌 치킨 골든블루 스테이크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메뉴이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골든블루는 부드러운 닭고기의 맛에 튀김옷의 고소한 맛이 밀려오는 것이 입안이 즐겁니다. 또한 피클과 모질라 치즈가 곁들여 새큼함과 쫄깃함도 색다른 입맛의 재미를 준다.

질기고 기름진 육식이 부담스럽다면 담백한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연어 스테이크도 좋은 선택이다. 고소한 소스에 구워진 생선 맛을 느낄 수 있는 연어는 입안에서 사르르 부서지는 독특하고 현란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한다.

◆ 손수 드립커피를 만드는 변선자 사장<왼쪽>, 진공관 앰프의 명기 매킨토시 MC 시리즈<오른쪽 맨위>, 지금도 사용하는 LP판<아래>을 보면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겨온다.

길상에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감미로운 음악소리도 한몫을 한다. 오디오 매니아라면 카운터에 자리잡은 50~60년대 턴테이블과 앰프들을 보면 눈이 휘둥그래 질것이다. 진공관 앰프들은 명기라 불리는 매킨토시(Mcintosh)사의 전설의 모델 MC 시리즈가 줄지어 있는 것이 아닌가.

붉게 달아오른 진공관에서 전해져 오는 중후한 음질의 매끄럽고 밀도 있는 사운드를 듣는다니 영혼의 울림 같다. 또한 홀을 채워주는 클래식의 선율은 60년대 명기로 알려진 최후의 페라이트 자석 스피커 AR-3a를 타고 품어져 나오는 것이 육미 그윽한 스테이크 맛과 잘 조화를 이룬다.

식사를 마쳤다면 후식으로 나오는 커피로 입안을 달래보자. 길상의 커피는 원두를 갈아 만든 드립식 추출방식을 사용해서 흔히 맛보던 에스프로소 커피와는 차별화 된 맛을 지닌다. 드립 커피의 테이스트는 원두의 쓴맛이 알듯 말듯 전해져 오면서 입안 가득 부드러움이 밀려 온다. 추출된 커피는 에디오피산 모카와 브라질산 원두를 3:1로 섞어서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 맛이 감미롭기만 하다.

◆ 양식당 길상의 변선자 사장.

길상의 변선자 사장(62)은 대전의 커피 전문점의 산증인이다. 1980년대 대흥동 중구청 앞 대영화랑과 대전극장통 맥을 운영하며 커피 전문점의 효시 역할을 했다.

당시 대전의 커피값은 120원이었지만 대영화랑은 500원을 받았다 한다. 하지만 맛과 가격에서 아마 스타벅스의 카페라떼라도 뺨을 맞고 울고 나갔을 것이다. 맛의 자신감은 직접 원두를 갈아 천에 걸러 마시는 드립식 추출 방법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오랜 단골 손님이 많은 레스토랑입니다. 아늑한 분위기로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테이크 이외에도 손님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라며 말하는 변사장의 온화한 미소에 식당의 분위기는 밝기만 하다.

새해가 다가오면서 송년회와 신년 모임을 알리는 전화가 제법 걸려오기 시작한다.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지만, 정겨운 사람들과 밀렸던 이야기를 나누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자리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연말의 즐거움이다.

좋은 사람들과의 특별한 자리인 만큼 정겨운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은 기본은 아닐까.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들과 오붓한 대화를 나누며 오감을 자극하는 스테이크에서 맛보는 행복감 그래서 양식당 길상을 추천한다.

연락처: 042-864-4321
영업시간: 오전 11시~ 오후 10시
휴일: 연중무휴(명절 때만 쉰다)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전민동 327번지
포장: 불가
배달: 안함
주차: 인근 주택가 이용

차림표.
뉴욕스테이크 25,000원, 송아지 티본 스테이크 35,000원, 치킨 볼부방 12,000원 골든 블루 치킨 12,000원, 해물스파게티 10,000원

찾아가는 길
전민동 엑스포 코아 사거리에서 세종 아파트 방향으로 향한다. 첫번째 골목길로 접어 들면 엑스포 동우당 약국 뒷편 골목에서 찾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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