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달콤하게 입에 감기는 그 맛

기자들은 때로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직업의식 때문에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상대방이 누구든, 장소가 어디든 항상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있는 자신을 인식하게 되는 때가 그런 경우다.

어느 날 우연히 식당에 갔다가 옆 테이블의 손님이 “계룡면 경천리에 오리숯불구이를 잘하고 있다는 집이 있다.”길래 그 곳을 물어 기어이 찾아가 봤다.

‘산과 들’.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시(詩)적인 상호를 가진 집이다. 시골 들녘의 한복판에 위치, “상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곳에서 무슨 장사가 될까?”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오리양념 숯불구이를 주문했다.



고기는 색깔이 변하면서, 다소 움츠린 상태로 타기 직전의 상태가 가장 먹기 좋은 상태다. 싱싱한 야채에 고기를 얹고, 된장에 푹 찍은 마늘을 그 위에 얹으면 먹기 준비 끝.입에 잘 익은 고기를 가져가기도 전에 군침이 돈다.

처음에 씹을 때는 천천히 씹어봐야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달콤하게 다가오는 맛이 은근히 기분 좋은 것이 잘도 당긴다.

“오리를 숯불로 구우면 오리특유의 냄새가 사라지고, 참 숯의 향기가 오리에 스며들게 됩니다. 또한 숯불은 고기의 겉만 태우는 것이 아니라, 안팎을 고루 익혀 주기에 저희는 오리를 굽는데 숯불을 사용합니다.”

오리를 숯불로 굽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이 집 주인 겸 실장인 김영록씨의 대답이다. 강남에서 갈비집, 한식집 실장을 두루 지냈던 그 다운 말이다.

자신이 담근 된장독 옆에 앉은 김영록 실장


쟁반에 놓인 오리고기를 보고 기자는 어찌 저 고기를 다 먹으랴 싶었는데 먹다보니 쟁반에 있던 오리들이 어디로 갔는지 다 달아나고 눈을 씻고 찾으려고 해도 없다.

이집 오리구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있는데 소금구이는 어린이와 담백한 맛을 찾는 사람들이, 양념구이는 칼칼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로 찾는다고 한다.

또한 이집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야채는 거의가 이 집에서 직접 재배한 무공해 야채이며 된장도 집에서 담근 재래식 된장을 사용한다.

그래서 그런지 구수한 이 집 된장찌개의 맛에 반한 손님들이 된장을 달라는 요청이 많아지자 아예 된장을 담가 마당 한 구석 양지바른 곳에 차곡차곡 된장단지들을 쌓아 두고 있다.

“100%국산 콩으로 집에서 틈틈이 담근 된장을 돌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고 말하는 그. 손님들이 원하면 판매 하려는 이 된장들이 그에게는 자식처럼 느껴질 것이다.

산과 들


전화 : 041-855-0089, 김영록 실장 : 011-9242-9084
위치 : 공주시 계룡면 경천리 경천초등학교 맞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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