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속 숙취 녹이는 시원한 국물 일품

◈담백한 국물의 복지리.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이 말에 코미디언 이주일이 먼저 생각났다면 복탕과 아귀찜 매니아는 아닐 듯 싶다.

우둘투둘한 모양새가 사회에 불만이라도 있어 뵈지만 그 맛은 가히 천하일미라 부름직한 복과 아귀. 눈물이 핑 돌만큼 매서운 추위를 한방에 날려줄 오늘의 주인공들이다.

복과 아귀는 그 인기에 비해 맛깔 나게 요리해 내는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복은 손질부터가 까다로운데다 웬만한 재료로는 제 맛을 내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괜찮은 맛집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큰 횡재다.

대전시 중구 오류동 음식특화거리에 자리한 40년 전통 우정복집(대표 박복례)은 맛 좀 따진다는 사람이면 문턱 닳도록 드나들었음직한 원조 중 원조 격. 그만큼 오랜 단골들이 많다.

복은 생각보다 그 요리법이 다채로운데 이곳에서는 매운탕에서부터 지리, 찜, 수육, 불고기, 튀김, 회, 해장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중에서 단연 최고의 맛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복 지리. 고춧가루를 빨갛게 풀어 얼큰하게 끓이는 게 매운탕이라면, 하얀 육수를 따로 내어 각종 야채를 넣고 시원하게 끓인 일본식 복 탕이 바로 '지리'다.

무와 다시마, 각종 양념을 넣고 하루종일 끓인 육수에 큼직하게 토막낸 복과 싱싱한 콩나물, 직접 기른 미나리, 숭덩숭덩 썬 대파와 다진 마늘을 듬뿍 얹어 냄비 째 한소끔 끓여내면 뼈 속 숙취까지 녹여낸다는 복 지리 완성이다.

얼른 국물을 한 수저 입에 가져간다. 뼈 마디마디에 묵은 스트레스가 싹 씻겨 내려가는 듯한 시원함의 극치다. 구수하면서도 개운한 끝 맛이 깔끔하다.

잘 익은 복 건더기와 콩나물을 건져내 무즙과 고추냉이, 간장을 섞은 소스에 찍어 깨물면 톡 쏘는 고추냉이 향과 아삭거리는 콩나물이 어우러져 씹히는 통통한 복살이 고소하면서도 담백하다.

제주와 군산 앞 바다에서 잡아 올리는 싱싱한 참복과 까치복만을 쓰는데 대개 복어는 11월부터 끝 눈 내릴 때까지가 한참 물이 오른 제철이란다. 또한 지방이 거의 없고 비타민 B가 풍부하여 고혈압, 신경통, 당뇨병 예방에는 물론 피부 노화방지에 효과가 좋다.
◈매콤한 아귀찜.

지리가 한참 끓는 동안 허연 김을 무럭무럭 내며 아귀찜이 나온다. 매콤하면서 쫀득쫀득한 육질이 입맛을 당긴다. 푹 삶지 않아 아삭아삭 씹는 소리까지 경쾌한 콩나물은 아귀찜 먹는 재미를 더해주고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미더덕 내음도 입안 가득 향긋하다.

아귀찜을 먹는 사이 지리 국물이 자작하게 졸면 잘게 썬 미나리와 김가루, 계란, 참기름을 넣어 밥을 볶는데 그 또한 별미다. 반찬으로 곁들여지는 신선한 생굴과 매콤달콤한 복껍질무침, 고소한 생선구이도 맛있다.

진미를 앞에 두고도 뭔가 허전하다면 복 꼬리지느러미를 태워 만든 술 '시레' 한 잔을 따끈하게 곁들여 보자. 부드럽게 넘어가면서도 구수한 뒷맛에 반해 한 주전자를 다 비우다간 어느새 취해버릴 만큼 도수가 높다.

하지만 눈 오는 밤 정겨운 知人들과 함께라면 약간 망가지는 것쯤 어떠랴. 얼큰히 즐기다보면 어느새 동장군은 저만치 물러나 있을 것이다.

[ 차림상(1인 기준) ]
·복정식(복튀김+복불고기+복찜+복지리) - 25,000원
·복매운탕· 복지리 - 각 12,000원
·수육·찜 - 대 35,000원 소 30,000원
·복샤브샤브 - 10,000원
·아구찜 - 대 30,000원 소 20,000원
·점심메뉴 - 복해장국 5,000원 돌솥비빔밥 4,500원 콩나물 국밥 4,500원

[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연락처 523 - 6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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