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건설회사에 사업 승인, 피해는 입주자의 몫?

아산시의 부도 임대아파트 문제가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추적 60분’에 의해 또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또 중간중간에 비친 아산시청 담당 공무원의 “말해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시장과의 인터뷰가 고의로 회피되는 듯한 장면들이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추적 60분'이 부도임대아파트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프로그램 홈페이지 예고편.

‘추적 60분’은 18일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누가 이들의 집을 빼앗았나?’라는 제목으로 임대아파트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전국 5백여 아파트 단지, 12만 가구가 살던 집에서 쫓겨나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며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어진 임대아파트가 서민의 주거불안을 심화시킨 것이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정부 당국자는 아무도 없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이란 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총 3개 사례중 ‘아파트를 감시하는 자들, 지금 그 곳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는 부분에서 아산시 상아 임대아파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추적 60분’은 홈페이지를 통해 “7년 전, 준공도 되기전 부도를 냈던 업체가 다시 돌아와 분양을 하겠다며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당시 부실한 업체에 건설승인을 냈던 지자체는 취재진과의 인터뷰 중 정부의 방침이 잘못되어 손을 쓸 수 없다며 발뺌만 하는데...”라고 보도 내용을 요약하고 있다.

첫 화면은 대전 KBS ‘충청페트롤’ 팀이 지난 3월 12일 보도한 아산시 상아 아파트에 동원된 용역업체 직원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주민들을 위협하며 불법분양을 받았고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취재진이 다시 찾은 아파트에는 용역업체 직원들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담당자는 “말해줄 수 없다”, 시장은 치통으로 병가

‘추적 60분’ 팀은 부실한 건설업체에 건설승인을 내줬던 아산시청을 방문,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담당 공무원은 “그것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또한 강희복 아산시장과의 인터뷰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며 “치통으로 병가 중”이라는 비서실 관계자의 말을 듣고 직접 강 시장의 자택까지 방문했다. 그러나 끝내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이런 과정에서 ‘아산시청 공무원’이라고 소개된 사람들이 취재진을 제지하는 듯한 모습까지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대해 아산시청 비서실 관계자는 “강 시장께서는 지난 11일 박근혜 대표가 방문했을때도 치통(임플란트 시술)으로 얼굴이 부어 있었다. 그 다음날 방송팀이 방문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당시에는 병가를 낸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취재진이 택배회사 직원으로 위장해서 관사로 찾아간 것으로 안다”며 “직원들이 제지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상 상아 아파트는 행정기관의 문제가 아니고 사업자의 문제인데 시장이 인터뷰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청해서라도 대안제시를 위해 인터뷰를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산시청 홈페이지에 비난성 글 쇄도
아산시청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비난성 글이 쇄도하고 있다.

아산시청 홈페이지에는 방송을 보고 항의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수십건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아산시가 부도가 예견된 회사에게 사업승인을 해 준 것을 지적하며 특히 “담당 공무원과 시장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혔다.

차주연씨는 “쓰레기 같은 임대아파트 사업자-서민의 고혈을 빨아머근 악덕업자, 이런 인간을 방조하는 아산시청 공무원은 왜 인터뷰에 제대로 말 못하냐”며 분노했다.

최현숙씨도 “부도 날걸 알면서도 사업을 승인해줬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임대 아파트 사는 사람들이 봉인가? 그렇게 피하려면 그 자리 내놔라”고 성토했다.

한장수씨는 “추적 60분을 보고서 산다는 것에 대하여 회의를 느꼈다”며 “시장님께서 처음에 출마하실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셔서 없는자의 대변자가 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산지역의 부도임대아파트는 총 9개 아파트로 대부분의 경우 전 전세 또는 전 월세 등의 피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일에는 ‘아산지역임대아파트연합 준비위원회’가 정식으로 구성됐다. 아산시가 이번 방송을 계기로 부도 임대아파트에 대한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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