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항 심준홍 의원, 탈당뒤 우리당행 선언

지난 22일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정진항 의원(좌측)과 심준홍 의원.

지난달 21일 대전시의회 두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 분은 자민련 소속의 심준홍 의원. 그리고 또 한 분은 한나라당 소속의 정진항 의원. 두 사람 모두 대덕구 출신이다.

이들 두 시의원은 탈당을 하면서 이례적으로 속내를 드러냈다. ‘탈당 후 어디로 갈 것이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콕 짚어서 “열린우리당”을 이야기했다. 열린우리당 입당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전날 염홍철 대전시장의 열린우리당 입당 기자회견이 이어 나온 이들의 탈당기자회견은 따라서 ‘동반’이라는 의미도 해석을 낳았다.

이날 정 의원은 “지역의 이익과 지역민들의 정치적 의사 , 그리고 정치적 지향점이 동일한 정당을 택해 지역발전과 시대적 상황에 맞는 개혁 정치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열린우리당에 입당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열심히 뛰겠다’”는 말도 남겼다.

심준홍 의원도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지방정치의 사례를 남기기 위해서 (열린우리당에)입당을 한다. 인센티브가 있든 없든 간에 당헌 당규에 따르겠다”고 열린우리당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정작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들의 입당을 강하게 반반하고 나서 문제가 생겼다. 의원들은 입당을 하겠다던 지난주(25일~30일) "시의회 회기 중이라서"라는 이유로 넘어갔지만 뭔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감을 줬다.

대덕구 당원협의회는 지난 24일 운영위원회를 연 뒤에 이에 대해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봉철 대덕구 당원협의회장은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당 창당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당을 지켜 온 분들이 있고, 또 이 가운데는 선출직에 출마 예상자들도 있다”며 “과연 이 시기에 두 시의원이 들어오는 것이 올바른 가는 고민 끝에 당원들은 이들의 입당을 거부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고 말했다.

임 협의회장은 또 “한나라당과 자민련 소속 탈당 시 의원의 입당은 염홍철 시장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 당원들의 판단”이라면서 “(염 시장을 포함한 두 시의원의 입당에 대해) 당원들의 공식 거부 입장을 대전시당 위원장과 지역 6명의 국회의원, 그리고 중앙당 상임중앙위원들에게도 보냈다”고 말했다. 임봉철 당원협의회장은 또 정진항 의원과 심준홍 의원을 만나서도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임 협의회장은 “열린우리당의 경우 누구든 입당이 가능하지만 입당이 불허되는 3가지 요건이 규정에 나와 있다”면서 “당의 정체성이나 정강, 강령에 위배되는 인사는 불허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 회장은 “(두 의원이) 입당 전제조건에 걸린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탈당한 두 의원 가운데 한 의원은 열린우리당 대전 시당과 전화통화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당은 전화에서 “열린우리당 정관에 따르면 된다. 입당 서류를 내면 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입당을 원하는 두 시의원이 대덕구에 있는 현역의원과 사전에 교감이 이뤄지지 않고 언론을 통해 입당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진항 의원은 “대덕구를 비롯해 각 구 당원협의회에서 반대 분위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시장님 입당을 둘러싸고 마무리가 되지 않아서 내 문제가 논의되지 않고 있는데, 좀더 두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심준홍 의원은 “나는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입당을 생각했다”면서 “반대한다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덕구당원협의회가 입당을 반대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자 “그쪽 입장에서는 충분한 거부감이 있을 수는 있다. (반대한다면)그렇다면 들어갈 이유가 없다. 나는 싫어하는 곳에는 가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해 입당 부분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탈당한 두 시의원은 현재 갈 곳을 잃은 상태다. 이 같은 모습이 다른 시의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시의원들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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