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용운동 최정효 할아버지, 등산로 찾아 소리 봉사

인근 약수터 근처 등산로를 찾아 각종 새소리를 내며 산행을 하고 있는 동네할아버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동구 용운동 한일목욕탕에서 근무하는 최정효(65세, 사진) 할아버지다. 최씨는 아침 일찍 목욕탕 일을 서둘러 마치고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코스만을 골라 각종 새소리와 동물울음 소리를 내며 7년 동안이나 주변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최정효 010-9446-5867).

이 같은 일은 1998년 새소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처음 배운 뻐꾹새 소리를 시험해 보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인근 약수터 근처 산행을 하면서 ‘뻐꾹뻐꾹’ ‘뻑뻐꾹뻑뻐국’ 소리를 다듬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전혀 눈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정말 뻐꾹새가 울고 있다고 만 생각하고 있었는지 반응이 없어 최씨는 약수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나도 뻐꾹새 소리를 잘 할 수 있다”고 자랑하면서 동네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최씨는 자신의 잠재된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 새소리의 특징을 살피는데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암컷과 수컷이 같이 이동하면서 내는 소리와 짝을 찾는 소리를 파악하는데 노력했다. 이러는 가운데 입소문을 통해 동네주민들에게 뻐꾹새 할아버지로 통할정도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뻐꾹새 소리는 너무 정교해서 짝을 찾는 소리를 내면 정말로 뻐꾹새가 날아와 짝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지만 그러나 실수를 하게 되면 바로 다른 곳을 날아가 버린다고 했다.

최 씨는 현재 “뻐꾹새, 닭, 꿩, 오리, 갈매기, 소, 염소, 사자, 말, 치타 등 수 십종의 소리 잘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언제든지 불러만 주면 찾아가서 들려주겠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인지 “여기저기서 이 소리를 듣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자신의 새소리와 짐승소리를 즐겁게 들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신바람이 절로 난다”면서 이와 함께 “요즘에는 식장산이나 동물원, 계룡산 등을 찾아가 각종 새소리 등을 들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용운동 권씨(44세)는 “지난토요일 오후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도중에 뻐꾹새 소리를 듣는 순간 기분이 참 좋았다”고 하면서 “동네 할아버지가 내는 소리지만 자연과 잘 어우러져 인간문화재감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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