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관련 "젊은 군인으로서 성공하려 했을 것" 발언

충의사 현판 복원과 관련, '대책위'관계자들과 박종순 예산군수가 간담회를 가졌다.

박종순 예산군수가 23일 오전 '양수철씨 석방과 충의사 박정희 친필 복원 반대를 위한 대책위(가칭)'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젊은 시절 군인으로서 성공하려고 일본 장교생활을 한 박정희 대통령의 경력이 문제될 게 없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충남지부 이용길 위원장.

민주노동당 충남지부 이용길 위원장, 전교조 충남지부 임춘근 지부장, 민족문제연구소 이정학 충남지부장, '양수철씨 석방을 위한 서천대책위' 정찬위 위원장 등 '대책위'관계자 5명은 박종순 예산군수 및 경영문화관리실장, 자치행정과장, 공공시설관리실장, 주민지원과장 등 군 관계자 10여 명과 충의사 현판 복원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박종순 군수는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려고 하는데 다만 생각이 다른 것 같다"며 말을 꺼냈고 이용길 위원장은 "충의사 현판 철거 이후 이런 저런 의견이 많고 주장이 있어서 직접 만나고자 왔다"면서 "경찰과 검찰이 양수철씨에 대해 무리하게 구속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라며 유감은 나타냈다.

이용길 위원장 "현판 복원은 일본 조롱꺼리 되는 것"

이 위원장은 "일제 강점기 피해자들의 접수가 예산군에도 현재 980여명이 접수된 상황이고 일본의 독도망언과 역사교과서 왜곡 등 문제가 심각한 시점인데 일본군 장교 출신인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윤봉길 의사의 사당에 걸려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뒤 "예산군이 각계 인사들과 주민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떨어지기 무섭게 복원하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최근 독도 출입을 자유롭게 했는데 일본군 장교의 현판을 복원하는 것은 일본의 조롱꺼리가 되는 것"이라며 "군수께서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 군수는 "지역의 문제인 동시에 전국적인 문제로 매우 착잡하다"면서도 "1968년 박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윤봉길 의사 사당 건립을 지시했고 현판은 역사성이 있는 것이다. 집의 문패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교조 충남지부 임춘근 지부장.

박 군수는 계속해서 "박 대통령의 친일 문제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은 상황인데 진상규명 이후에 철거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정당한 방법으로 철거해야지 밤중에 도난당한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춘근 지부장 "충의사 현판, 토론 수업 진행하겠다"

전교조 충남지부 임춘근 지부장은 "독도문제와 관련 역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양수철씨에 대한 것은 법적인 문제로 하더라도 이왕 친일행위를 한 사람의 현판을 떼낸것을 다시 복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역사 바로새우기의 오류이다. 독립군을 때려잡았던 일본군 장교의 친필 현판 보다는 김구 선생의 글을 현판으로 만드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임 지부장은 또 "학생들과 윤 의사의 행적을 찾아서 중국을 다녀왔다"면서 "만약 박 대통령의 친필 현판 복원을 고집한다면 충남지역 750여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수업안을 마련, 토론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 이정학 지부장.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 이정학 지부장도 "회원들이 예산군에게 충의사 현판을 철거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견이 있을 순 있겠지만 많은 젊은이들과 진보적인 사람들이 왜 현판복원 중단을 주장하는지에 대해서도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경찰과 검찰이 과도하게 대응했다. 양수철씨가 시정잡배도 아니고 건달도 아닌 양심있는 시민이고 시대의 아픔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서 "자진출두한 사람을 구속수사하는 것은 문제다. 현판을 복원하는 것은 충절의 고장 예산에서 천황에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쓰고 독립군을 때려잡는 일을 한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위다. 만약 복원될 경우 제 2, 제 3의 양수철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종순 군수 "젊은 군인으로 성공하려 했을 것. 문제 안돼"

박 군수의 문제의 발언은 이용길 위원장의 "박정희 대통령의 친일 행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왔다.
박종순 예산군수.

박 군수는 "일본 군인이라고 해서 친일분자라고 보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일제에 들어가서 별 짓 다한 사람 많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젊은 군인으로서 성공해보려는 꿈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군대가 없는 상황에서... 문제가 안된다고 본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와 같은 발언이 이뤄지자 '대책위 관계자'들은 "그와 같은 논리라면 우리 나라에 친일파가 어디 있느냐?"면서 문제를 제기했고 이용길 위원장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4월 29일 군수가 충의사에서 이뤄지는 '제'에 참여할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박 군수는 "내가 제주(祭主)로 참여한다. 4월 29일 전까지 친필 현판 복원을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약 1시간동안 계속됐고 각 단체 관계자들은 가칭 '양수철씨 석방과 충의사 박정희 친필현판 복원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하고 박 군수의 문제의 발언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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