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거물 수사에 경찰 기자들 연일 긴장

황진산 대전시의장 등 지역의 거물들이 잇따라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경찰 출입 기자들이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사진은 황진산 의장의 경찰 출두를 취재하는 기자들 모습

황진산 대전시의회 의장, 오광록 대전시교육감 등 지역의 거물들에 대한 수사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사법기관과 피소환자 사이를 줄타기하며 긴장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경찰을 출입하며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사고 등을 챙기는 이른바 ‘경찰 출입 기자들’.

염 시장과 심 지사의 탈당 소식이 전국을 강타하며 정치부 기자들을 바쁘게 했던 지난 한 주, 경찰 출입 기자들은 매머드급 뉴스 취재로 몸살을 앓았다.

7일부터 황의장 오교육감 등 이어져 현장 떠날 수 없어

지난 7일 오전부터 황진산 의장과 오광록 교육감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았던 황 의장과 오 교육감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가 내사 단계를 넘어 당사자들을 소환(참고인 자격)하는 등 수면위로 급부상하자 각 언론사의 경찰 출입 기자들은 24시간 비상체제로 움직였다.

비록 하루 간격으로 터지는 염 시장, 심 지사의 탈당 소식에 탑(TOP) 기사에서는 비껴갔지만 황 의장과 오 교육감의 경찰 수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핵폭탄급이였기 때문에 기자들은 한 순간이라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7일 황 의장 소환, 8일 황 의장 구속 영장 신청 여부 결정, 9일 오 교육감 부인 이모씨 소환과 검찰의 황 의장 수사 보강 요구, 10일 오 교육감 소환, 11일 오 교육감 부인 이모씨 재소환 등 그야말로 지난 한 주 경찰은 파죽의 여세로 황 의장과 오 교육감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이에 따라 기자들도 소환자들에 대한 수사 내용을 확보하기 위해 기자실 대기, 수사과 정찰(?), 경찰과의 입씨름 등을 펼치며 소환자들이 귀가하는 그 시간까지 경찰 주변을 맴돌았다.

특히 경찰이 소환자들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자, 기자들은 일단 수사 내용을 떠나 소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였다. 기자들은 매일 몇 차례씩 수사과를 방문, “(수사 대상자들이)왔죠, 내용이 뭐에요”라고 물었고, 경찰들은 “몰라요”를 반복했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수사 내용은 그렇다 하더라도 소환여부는 말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들 입조심 "노코멘트"에 기자들 더 애태워

경찰의 이러한 취재 방해(?)에 가까운 노코멘트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은 각자의 경험을 발휘해 매일 사실을 확인, 기사를 작성하며 소환자들이 조사를 끝내고 귀가하는 밤늦은 시간까지 대기했다.

이러한 긴장감이 계속되자 기자들도 하나 둘 파김치가 돼갔다. 더욱이 마감시간이 정해지는 언론사들의 특성상 이러한 긴장감의 연속은 평소보다 강도가 두 배 이상 더해져 피곤함이 극에 달했다.

일부 기자들은 “몸에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 대낮에도 별이 보인다”며 피곤함을 호소했고, 매일 아침 퉁퉁 부은 얼굴과 충혈된 눈으로 경찰청 기자실로 출근했다.

기자들의 이러한 긴장감이나 피곤함은 수사를 받는 당사자나 가족들, 또는 사법기관 근무자들의 그것에 비해 미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기자들이 하는 일이 그것(취재)인데 대단한 일인 양 호들갑을 떨 필요가 있는가라고 말한다면 딱히 할 말도 없다.

그러나 생면부지인 경찰과 당사자 사이를 오가며, “모른다” “할 말 없다” “인권을 생각해 달라”라는 등의 말들을 들으며 뉴스를 생산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주에도 경찰 출입 기자들은 계속 파김치가 될 것 같다. 이 주에는 황 의장과 오 교육감 등에 대한 수사가 종료될 듯 하고 김행기 금산군수 등 거물들의 재판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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