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부르는 실업, 그리고 ‘히키코모리’
자살 부르는 실업, 그리고 ‘히키코모리’
  • 우세영
  • 승인 2005.02.2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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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때문에 혼자서 지내다 결국 자살
실업은 이제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자살 증가를 부르는 한편 일종의 우울증적 증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진은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모 대학 도서관내 모습.

지난 24일 오전 7시 10분경 변희경씨(가명, 24, 대전 서구)는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애인인 성주용씨(가명, 26)를 찾았다.

뒤숭숭한 마음 때문인지 개운치 않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옆 자리를 더듬던 변씨는 성씨가 없자 불현듯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원룸인 자신의 방에서 갈 곳이라고는 화장실 뿐. 화장실 문을 연 변씨는 그 자리에서 놀라 쓰러졌다.

애인인 성씨가 화장실내 설치된 파이프에 변씨의 스카프로 목을 매고 죽어 있었던 것.

경찰조사결과 성씨는 지난 몇 년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한 실업상태로 있으며 평소 이를 비관하고 있었고 최근에는 아예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신의 방에서만 지내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고 발생 3일전에는 변씨의 집을 찾아와 술을 마시며 “나는 죽을 것이다. 너도 같이 죽자”라며 자살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실업난이 가중되면서 이를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중 상당수는 성씨처럼 혼자서만 지내는, 이른바 ‘히키코모리’ 증세를 보이며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히키코모리’란 일본어로 ‘틀어박히다’라는 뜻으로 실업자나 재택근무자들이 외부 사회와 단절된 채 혼자서 살아가는 것을 지칭한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최근 일본에서는 이러한 증세를 가진 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김상국 정신과 전문의는 “사회 문화적 풍토에 따라 자살의 형태가 달라진다”며 “최근 모 대학에서 연구 발표한 자살의 형태 및 원인 분석에서 실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실업이 가진 현실적인 암담함이 자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특히 젊은층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사회가 진행될수록 다양한 형태의 정신증세가 파생되는데 실업자나 아이티 관련 재택근무자 등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혼자서만 지내는, 일종의 우울증적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가 최대의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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