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개 보험 들어 고의 사고내 1억 7천만원 받아내

보장성이 높은 보험을 들고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 낸 보험설계사 등 사기 혐의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낸 보험설계사를 포함한 상습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조사를 받고 있는윤씨(왼쪽)와 백씨.

대전 둔산경찰서 형사계는 8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1억 7천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상습 사기 등)로 D 보험설계사 윤모씨(44. 여. 충남 금산군)를 구속하고 남편 백모(4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들과 함께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박모씨(50.여)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입건된 피의자 가운데는 윤씨와 백씨를 포함해 전.현직 보험설계사가 6명에 달했으며 보험사 지점장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부부 관계인 윤씨와 백씨는 지난 2000년 12월 30일 전북 진안군 주천면 도로에서 승용차를 옹벽에 들이받았다. 또 2002년 9월 22일에는 승용차를 후진시키다가 맨 홀에 빠뜨리기도 했다. 2004년 1월 4일에는 윤씨는 자신의 차와 정씨의 차를 정면 충돌시키는 등 총 5차례에 걸쳐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 7천여만원을 타 냈다.

이들은 보험금을 많이 타내기 위해 일부러 사고가 났을 경우 보상금 지급액이 많은 보험을 골라 남편 백씨는 12개, 윤씨는 16개 등 부부가 총 28개의 운전자, 생명, 상해보험 등을 들었다. 이렇게 두 부부가 보험료로 지불하는 백씨 220여만원, 윤씨 130여만원 등 350만원이 넘었다.

두 부부는 2000년 12월부터 2003년 1월까지 3차례 사고를 통해 짭짤한 재미를 보자 보험금을 더 많이 타내기 위해 동료 보험설계사와 이웃들까지 끌어들였다.

동료 D 보험설계사인 이모씨(50.여), H생명 박모씨(50), S생명 정모씨(50), U생명 지점장 최모씨(45) 등 보험사 직원 4명과 평소 알고 지내던 무속인, 식당 종업원, 농민 등 총 9명을 끌어들였다. 똑같은 방법으로 후친 차량에 고의로 들이받히거나 도로변 도랑에 빠지고 심지어 정면 충돌하는 방법으로 1억여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받아 5 대 5로 나누는 수법이었다. 심지어 보험금을 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통장을 관리하면서 보험금을 대신 지급해 주기도 했다. 백씨 부부를 제외한 9명은 4개에서 15개의 보험을 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2월 백씨가 자신들의 범행은 완전범죄라고 다른 보험설계사들에게 자랑하고 다닌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였지만 피의자들이 서로 입을 맞추고 폭력전과가 있는 백씨가 협박을 해 진술을 받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 피의자들이 여러군데 보험을 들어 의심 받을 만한 상황임에도 보험사끼리 전산망 구축이 돼 있지 않아 현황 파악이 어려워 수사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피의자들이 사고를 당하고 금산의 H병원에서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거나 장기간 입원한 점에 비춰 병원도 연루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의 보상 체계를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한 범행이었다”며 “일부러 보장성이 높은 보험 상품을 구입하고 고의 사고를 내 한번에 1천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씨 부부는 범행 사실에 대해서 완강하게 부인했다. 백씨는 “운전을 하다보면 사고 날 수도 있는데 다른 피의자들이 거짓 진술로 모두 뒤집어 씌우려한다”고 무죄임을 주장했으며 윤씨는 “초보 운전이기 때문에 사고가 난 것 뿐 고의적인 행동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또 피의자 가운데 일부는 범죄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누구에게 특별한 피해를 준 것은 아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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