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서 집단으로 건너와 함께 거주하며 암약

″ ′전화방 원정 주부 매춘단′을 아십니까?″

얼핏 복잡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나 말 그대로 ′전화방을 찾아오는 남성들을 상대로 윤락을 하는 조직적인 매춘단′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것도 대전사람들이 아닌 외지 사람들로, 대전으로 대규모로 이동해 와 암약하는 집단이다.
최근 디트news24 취재팀이 대전에 이 같은 매춘단이 활개를 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보자의 귀뜸과 현장 취재, 경찰 관계자의 첩보 등을 근거로 한 것.
대전에서 새로운 유형의 매춘단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전화방이란?

전화방은 대전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다 최근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50여개 이상 영업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화로 낯선 이성과의 대화를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생겨났다.
이들 업소가 내세우는 유인책은 '따분한 가정생활에서의 탈피' '낯
선 이성과의 대화와 만남'등이다.
전화방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남성들.
거리를 지나다 보면 '남성전용 휴게방'이라는 간판이 바로 전화방이다.
남성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미고 있는 주부들, 일상적인 일과에서 탈피해 이성과의 교제 또는 만남을 추구하는 주부들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호기심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착각에 불과한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다.
전화방을 찾는 대부분의 남성고객들이 '순수한 가정주부'가 아닌 매춘을 전문으로 하는 주부 매춘단에 농락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 전화방 현장 취재

제보를 근거로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전화방을 찾았다.

10,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1평 남짓 한 전화방에 안내된다.
호실이 12번까지 있으니 이 업소에는 모두 12개의 방이 갖춰져 있는 셈.
TV, 옷걸이, 메모지, 선풍기, 재떨이와 이용시간을 알려주는 타이머(Timer), 사우나용 안락의자가 시설의 전부다.
TV를 틀자마자 노골적인 성행위장면이 상영된다. 전화방 프론트 메인 기계를 통해 각 방에 송출해주는 것이다.
지정해 준 방안에 들어서자 마자 전화가 걸려온다.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나이가 몇 살이세요"
상투적인 어투다.
"30대 중반이면 결혼하셨겠네요? 결혼한지는 얼마나 됐어요"(남)
"10년 됐어요"(여)
"어디 살아요? 남편은 요?"(남)
"네. 둔산동에 살아요. 남편은 지금 출근했죠"(여)
"전화방에 자주 와요? 어떤 상대를 원하세요?"(여)
"대화도 하구... 그리고 만날 수 있으면 만나보고 싶기도 하구요"(남)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조건이 있어요. 용돈을 줄 수 있나요. 10만원요”(여)

전화를 끊은 지 5분만에 다시 걸려온 전화.

일부러 내는 목소리일까? 끈적끈적 거리면서도 나근한 목소리, 상투적인 질문, 그리고 어김없이 속내를 드러낸다.
다름 아닌 매매춘 의향을 물어오는 것.
돈을 벌려는데 매너가 어디 있으랴.
이용자들이 "돈이 없는데요" "그런 거 생각 안해봤는데요"라고 말하면 기분 나쁜 듯이 전화를 끊어버린다.
“재수없다. 시간만 낭비했다”는 태도다.

◆ 조직적인 냄새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는 여성들, 일상적인 남편과의 관계를 떠나 새롭고 신선한 만남을 원하는 여성들이 이용할 것이라는 전화방.
그러나 이곳에 전화를 걸어오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가정주부가 아닌 전문적이고도 조직적인 매춘단이라는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결국 대전지역 전화방과 이용자 대부분이 다름 아닌 매춘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에 의해 농락 당하고 있는 것.
남자손님 한 명이 전화방에서 한 시간에 받을 수 있는 전화건수는 7∼8건으로, 이중 90%이상이 바로 매춘단에 의해 이뤄진다는 게 이용자와 전화방 관계자의 귀뜸이다.
전화방 1개 업소 당 10여개의 룸이 있고 손님이 꽉 차 있다고 가정할 때 매춘조직에 몸담고 있는 여성이 한 업소에서 10명에게 매춘의향을 물어볼 수 있는 조건이다.
하루에 한 건만 성공한다해도 월 평균 수입은 200만∼300만원을 웃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윤락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룸살롱 여종업원의 경우 정시 출퇴근, 마담 및 업주와의 고용 관계, 새벽까지 몸을 축내며 술을 마시는 중노동 등에 비해 이들은 남성들의 호기심을 이용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손쉬운 돈벌이를 벌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화방이 윤락의 새로운 시장으로 등장하면서 이를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그룹까지 탄생했다.

◆ 어떻게 이뤄지나

만남이 이뤄졌다.

장소는 여관.
여성(사실상 매춘단)들은 대부분 "여관을 잡아놓고 전화를 해달라"고 요구한다.
여기서 눈 여겨 볼 대목은 아무 여관이나 잡아 연락 주면 찾아가겠다는 것.
대전에 수백개의 여관이 성업중인데 정상적인 가정을 꾸미고 있는 주부가 당장 여관을 찾아가겠다는 말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특히 여관을 잡아 전화하면 10분내로 찾아간다는 얘기까지 곁들인다.
결국 이들은 적어도 대전시내 2∼3군데 이상에서 집단 합숙하면서 전화방을 통해 윤락 약속이 이뤄지면 서로 연락을 통해 집단합숙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여성이 운전기사 등에 의해 여관에 ‘수송’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밖에서 만나 여관으로 가자”는 제의에 여성들은 한결같이 거절했다.
또 여관에 투숙해 전화를 한 뒤 10분만에 찾아온 40대 주부가 한 총각이 운전하는 차에서 내리는 사실은 여러 차례 목격됐다.

◆ 왜 원정인가

전화방 주인을 친구로 둔 제보자 K씨(45)는 “최근 대전에서 활동중인 이들 매춘단은 한달전 광주에서 올라온 사람들이다. 대부분 혼자 된 여자들로 약 30명쯤 올라왔다고 하더라”라고 귀뜸했다.
K씨는 또 “이들은 총책, 운전기사까지 있으며 대부분 여관방에서 집단 투숙하며 '신선한 만남'을 원하는 전화방 남자손님을 현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화가 이뤄진 여성에게 대전의 지리를 묻자 "전혀 모른다. 그러나 찾아갈 수 있다"고 말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K씨는 또 "수익금은 6(여자)대 4로 나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전화방 업주는 전화방에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계속되며 이들은 대전에서 어느 정도 알려지면 곧 다른 도시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찰은 아는가, 모르는가?

이 같은 신종 매춘에 대해 현재 경찰은 사실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특정 장소에서 이뤄지는 게 아닌데다 당사자간의 전화통화만으로 은밀히 이뤄지기 때문에 첩보 입수는 물론 단속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
그러나 '작전'을 펼 경우 단속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수사전문가의 의견이다.
한 경찰관계자는 “전화방에 ‘작전세력’을 투입한 후 매춘단과의 접촉, 미행 등 일련의 수사행위를 펼칠 경우 의외의 성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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