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같으라는 법 있어요?"

  예식문화 바뀌고 있다(상)


이번달 초 대전 한 웨딩홀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특이한 장면이 벌어졌다. 신랑, 신부는 3년여동안 열애 끝에 웨딩마치를 울리게 된 이모군(28)과 서모양(27).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결혼식이었지만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마음속에 평생 간직할 뜻깊은 결혼식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예식이 시작되기 전 신랑, 신부 양가 부모들이 입구에서 하객들을 맞는 모습은 어느 결혼식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사회자가 "신랑·신부 입장"이라고 외치자 신랑, 신부는 보이지 않고 예상치 않았던 꽃수레가 등장 한 것. 처음 하객들은 어리둥절했지만 곧바로 신랑, 신부가 함께 꽃수레에 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와"하고 환호했다.

신랑, 신부가 입장을 마쳤으나 여느 결혼식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주례가 없었다. 하객들은 주례가 보이지 않자 일순 당황했다. 주례가 도착하지 않았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결혼식에는 당초부터 주례를 모시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부모님들에 대한 장문의 감사의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당황했던 하객들은 감사의 편지를 읽는 모습을 보며 숙연해지면서 감동하는 분위기였다.

신부 서양은 "화려한 결혼식보다는 실속있고 우리만의 색다른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지난 17일 대전의 한 호텔에서도 특이한 결혼식이 열렸다.

먼저 예식시간이 토요일 오후 4시인 점이 색달랐다. 예식시간이 오후에 잡혀 이날 결혼식은 여유로웠다. 결혼식에 걸린 시간은 무려 2시간 이상이었다. 여느 결혼식이 15분만 '콩볶아 먹듯' 해치우는(?) 결혼식과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신랑, 신부 김군(29)과 임양(26)의 오후 결혼식은 1부와 2부로 나눠 치러졌다. 1부에서는 간단한 예식진행이 있었고 2부에서는 현악사중주가 연주되면서 각종 게임도 흥미롭게 진행됐다. 결혼분위기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하객과 결혼 당사자들이 함께 어루려져 웃음의 한마당이 벌어졌다.

토요일 저녁에 결혼식을 잡은 이유에 대해 김군과 임양은 "하객들과 함께 어울리는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며 "최근 야간 결혼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특색있는 결혼식을 하기 위해 결혼식을 아예 토탈웨딩 이벤트회사에 맡기는 사례도 많다. 과소비란 지적도 없지 않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벤트 결혼식도 다양하다. 예컨대 촛불결혼식, 풍선결혼식, 방생결혼식, 연예인 따라하기 결혼식 등이 있다. 가격도 이벤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전 동구삼성동 웨딩컨설팅 프로포즈의 이남주씨는 "복고풍이 불기 시작해 전통혼례가 늘고 있는 추세인 반면 색다르고 튀는 예식이벤트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전 서구 탄방동 웨딩라인 부장 표정선씨(36)도 "더욱더 특별한 결혼식을 위해 자신들이 직접 결혼식을 기획하도록 기회를 주고 있으며 이를 원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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