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 현직구청장 프리미엄 없애고 경선 선언 눈길

박병호 동구청장, 진동규 유성구청장, 김창수 대덕구청장(좌측부터). 
지난 2004년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됐던 구청장 동기들이 흔들리고 있다. 박병호 동구청장과 진동규 유성구청장, 김창수 대덕구청장, 이들 세 구청장은 지난 2004년 6월 보선을 통해 구청장에 당선됐다. 임기로는 ‘반 토막’ 구청장을 지내고, 그야말로 본격적인 구청장을 위해 출마를 앞두고 있으나 공천 관문이 녹녹치 않은 상태다.

이들에게는 관례적으로 허용됐던 '현역 프리미엄'이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같은 당내 예비 후보자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지만, 당내 분위기가 경선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열린우리당 소속의 박병호 동구청장은 같은 당 당원협의회장인 선병렬 국회의원이 오래 전부터 경선을 못 박고 나서 난감해 하는 상태다. 지난 2004년 한차례 경선을 거친 경험을 가진 박 구청장은 경선에 대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있다. 당에서 끝까지 경선을 요구할 경우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박 청장은 지난 21일 진동규 유성구청장 출판기념회에서 만나 "2년 밖에 지나지 않은 현역 구청장을 내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경선은 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끝까지 경선을 요구할 경우 다른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 소속의 진동규 유성구청장도 공천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현재까지 겉으로는 별탈이 없는 듯하지만 대전시당 주변에서는 경선을 점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그동안 유성구 당원협의회장과의 불화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대전시 한 고위공직자의 유성지역 영입설이 부상하면서 공천 관문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동규 유성구청장 측은 이에 대해 “확인된 것이 아니다”면서 “시당으로부터 동요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추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진 청장측은 그러나 보이지 않는 서운감을 표출하고 있다. 당내 유일한 단체장으로 당이 어려울 때 꿋꿋하게 지켜온 사람을 버릴 수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그것이다.

열린우리당 소속의 김창수 구청장은 사실상 경선통보를 받은 상태다. 지난달부터 이뤄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 분위기가 순탄하게 가지 않을 것으로 감지됐다. 특히 이달 들어 박영순 청와대 행정관이 대덕구청장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놓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이해 할 수 없다. 큰 하자가 없는 현역 구청장을 두고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대덕구와 연관이 전혀 없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영순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 4.15 총선 때 중구에서 출마 준비를 했었다. 김 구청장은 그러나 경선에 대비한 준비를 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현역 구청장에게 ‘프리미엄’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해당 구청장들이 가만 있겠는가”면서 “일부 후보는 최후에는 무소속 출마나 말을 갈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파문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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