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충남도당위원장 선거에 출사표

열린우리당 문석호 박상돈 양승조 의원(왼쪽부터)

충남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문석호 박상돈 양승조 의원의 룰렛게임이 시작됐다.

열린우리당 충남도당은 오는 19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지역대표 3명을 선출한다. 최다득표 후보자가 도당위원직을 겸직한다. 차점자는 당 중앙위원으로 선출된다. 나머지 1명은 반드시 여성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임기 2년의 도당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이 실험하고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권한도 막강하다. 2만2천여명의 당원을 관리하며 이들로부터 납부받은 당비만도 매월 4천여만원에 달한다. 오는 4월 전당대회 예비선거에서 당권도전 후보를 선출한다. 또한 당장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자치선거 후보자 공천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열린우리당 내에서 시.도당 위원장이나 중앙위원은 정치신진 세력이 정치적 보폭을 넓히거나 광역자치단체장에 도전하려면 반드시 거쳐야할 필수코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석호 박상돈 출마 공식화,양승조는 저울질

현재 충남도당위원장 선거에는 문석호 박상돈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으며 양승조 의원은 저울질이다. 원외에서는 고광성 현 충남도당위원장은 출마를 포기한 반면 임종린 중앙위원은 재도전에 나선다.

충남에서 유일한 재선의원인 문의원은 명분상으로도 출마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전충남통틀어서도 3선의 김원웅의원 다음으로 박병석 의원과 함께 재선을 기록중이다. 서열상 충청권 열린우리당에서는 박병석 의원과 함께 2인자이면서도 당지도부에서 소외되어 있다보니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적 보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도당위원장에 선출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상돈 의원도 물러설수 없다.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출신으로 행정가의 길을 걸어온 박의원은 충남도지사가 정치적 지향점이다. 당장 내년 지방자치선거에서 도지사 출마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공천여부가 관건인만큼 16개 시군의 당원과 대의원을 대표하는 도당위원장을 포기할 수 없다. 설사 2위를 차지해 중앙위원에 머문다해도 당공천에 입김을 넣을수 있다.

양승조 의원은 다소 한발 빼는 분위기다. 출마포기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불출마가 유력해 보인다. 초선인데다 경선에 출마했다가 떨어질 경우 정치적 부담을 져야하는게 부담이다. 오는 8일 의원외교차 출국이 예정되어 있다. 이때 출국한다면 불출마는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의원과 박의원의 가도에 가장 큰 복병은 현재 임종린 중앙위원이다. 임위원은 지난 총선에서 예산에서 출마해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과 격돌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갖고 있다.

원외 임종린,대의원 확보 현역의원 2배

도당위원장과 중앙위원은 대의원의 1인 1표로 선출한다. 우호적인 대의원을 누가 가장 많이 확보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다. 충남 전체의 대의원 수는 당원들이 선출한 667명과 당연직 60명 등 모두 727명이다.


임위원의 지역구인 예산.홍성의 대의원수만 134명이다. 박상돈 의원의 천안을은 52명, 양승조 의원의 천안갑은 61명,문석호 의원의 서산태안은 53명이다. 확보한 대의원 수만 보면 임위원이 박상돈,문석호,양승조 의원의 두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나머지 지역의 총 대의원수는 367명. 선출직 대의원 667명의 절반을 넘는다. 무주공산의 표의 표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이번 ‘룰렛게임’의 승패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원내와 원외의 대결로도 압축된다. 기득권을 쥐고 있는 원외에 원내의 현역의원이 도전하는 양상이다. 현역의원이 배출되지 못한 지역구의 대의원들은 임위원을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있다. 원외들은 원외의 서러움을 동병상린하기 때문이다.

전체 10개의 지역구 가운데 현역의원 지역구는 천안과 서태안, 아산 네곳과 최근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오시덕 전의원이 공주 등 5곳으로 5대5로 팽팽히 맞서 있다. 대의원 수도 원내 347명,원외 320명으로 막상막하다.

원외의 임위원 경우 원외의 몰표를 받을 수 있는 반면 문석호 박상돈 의원은 양승조 의원이 출마하지 않더라도 표를 나눠갖아야 한다. 이러한 가정은 문석호 박상돈 두 의원중 반드시 한명이 탈락하는 정치적 상처를 입는다.

대의원 정치적 성향에 따라 투표하면 현역 유리

그러나 원내와 원내 대결보다는 대의원의 성향에 따라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의원들은 당원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정치성향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충남의 대의원들의 성향은 구민주당 그룹과 개혁당 출신,자치분권 연대,의원직계 등으로 분류된다.

대의원들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투표할 경우에는 현역 의원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문석호 의원은 특정계파는 없지만 재야 법조인으로 기반을 다진데다 친노 그룹들과 친분이 두텁다. 박상돈 의원은 충남 아산 보령(대천) 서산 등에서 시장을 지내는 등 충남서북부 지역에 기반을 갖춘데다 원내에 진입해서는 안개모(안정적개혁을 위한 모임) 간사를 맞는 등 개혁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과연 두명의 현역 의원이 모두 생존할지, 한명은 패배자로 남을지, 비정한 룰렛게임은 오는 19일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을 더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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