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의원, “홍위병 내세워 충청민 기만”

◈ 5일 대전역에서 열린 규탄대회에 얼굴을 드러낸 이인제 의원이 홍위병에 의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충청권의 맹주를 자처했던 자민련이 위헌판결 이후 첫 공식 집회를 개최했다.

대전역에 모인 500여명의 참가자들은 '충청권은 오직 자민련 뿐', '노 정권 땡, 자민련 짱', '충청권 굳게 뭉쳐 핫바지 오명 벗어나자'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자민련을 중심으로 똘똘 뭉칠 것을 호소했다.

김학원 대표는 행사 전, 심대평 도지사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심지사와의 갈등은 없다”며 “잘 협력해서 진행하고 있으니 그런 부분을 부각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또 “(지금은)다른 대안을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며 “충청인 들을 가슴 아프게 만든 노무현 정권의 퇴진을 강행 하겠다”고 밝혔다.

행사가 시작되면서 자민련 소속 네 명의 국회의원이 태극기를 앞세워 등장했고, 참석한 주민들은 태극기와 자민련 깃발을 흔들며 환호, 마치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

진행자는 자민련 소속 기초의원까지 일일이 거명했고 참석자를 소개하는 데 만해도 수 십 분이 걸렸다.

“자민련과 손잡고 굳게 뭉치자”

이날 연설자 대부분은 “누가 충청도에 신행정수도 달라고 한 적 있나”며 “충청도는 더 이상 핫바지가 아니고 신행정수도 좌절의 책임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행정수도 공약 때문에 대선ㆍ총선에서 노 정권이 재미를 봤다”며 “충청민들이 자민련 의석을 40석에서 4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의견도 있었다.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의 책임을 지적하는 연설도 이어졌다.

서구갑 지구당 한기온 위원장은 “힘이 약한 한나라당과 헌재에게만 책임을 묻는 이유는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책임을 면케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고, 이희자 여성위원장은 “노무현 정권이 천벌을 받을 일을 저지르고 있다”며 자민련에서 당적을 옮긴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들을 강하게 규탄했다.

김학원 대표도 “노무현 정권은 대선ㆍ총선에서 충청권의 단물을 다 빨아먹었다”며 “노무현을 반대하는 많은 국민들이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연설자들 홍위병ㆍ음모론 제기
◈자민련 소속 국회의원. 좌로부터 김낙성 이인재 김학원 류근찬 의원.

류근찬 의원은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류 의원은 “노 정권이 모든 책임을 헌재에 돌리고 자신들은 빠져 나가려는 음모를 벌이고 있다”며 “충청도가 살 길은 대통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을 압박해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며 이것을 이루지 못한다면 핫바지 오명을 다시 쓰게 된다”고 주장했다.

행정수도 위헌판결의 책임이 충청민에게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충북도 최연호 의장은 “우리가 살 길은 500백만 충청민이 똘똘 뭉치는 방법밖에 없다”며 “50석의 자민련이 왜 전락했나. 다음 선거에서 자민련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김낙성 의원도 “신행정수도 건설 때문에 자민련 텃밭에서 4석밖에 얻지 못했다”며 “충청인에겐 오직 자민련 뿐, 자민련과 손을 잡고 굳게 뭉치자”고 주장했다.

한편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이인제 의원은 “내가 잘 했으면 족보 없는 정권이 탄생하지도 않았을 텐데 죄송하다. 여러분의 아들 이인제는 결코 죽지 않고 위대한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해 대통령 후보 연설을 연상케 했다.

이인제 의원 “홍위병의 교란책동에 충청민이 당한다”

그는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책임을 회피시키려는 홍위병이 있다”며 “교묘한 민심교란책동에 충청민이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천안 집회에서 뿌려진 전단지를 들고 “행정수도 위헌판결 오적 중에는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이 제외됐다”며 “신행정수도건설을 주장하는 세력 중에는 친 노 세력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핫바지 화형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도청까지 행진을 마친 후 6시 경 해산했다.

◈화형식을 위해 만들어 놓은 핫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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