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참패는 개혁노력 부족”,"정치 회의감 든다"

지난 4.15 총선에서 차점으로 낙선한 자민련 임영호 전 동구청장(49)은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실감하고 또 확인하는 기회였다"는 말로 총선에 대해 총 평가를 내렸다.
◈자민련 임영호 전 동구청장(49).

그는 "탄핵이 가결된 뒤 두 차례에 걸쳐서 중앙당에 개혁을 요구했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 뒤 "그러나 자민련은 이런 내용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그대로 표출했다. 그는 “자민련의 총선 참패는 시대의 변화에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당은 몇 가지 특징이 있어야 한다. 첫째 정책정당이 돼야 한다. 둘째는 개혁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 자민련은 개혁성도 없고 정책성도 없어 보인다. 오직 지역주의에 기대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자민련은 이미 정당 존재가치를 상실했다고 본다. 더 이상 지역이기주의 갖고는 안된다"고 자민련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뭔가 변신의 모습을 보이려고 하고 있다. 나도 자민련에 애착을 갖고 있기에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임 전청장은 “정치는 열심히 노력해도 한계는 있는 것 같다. 운이 많이 따른다”면서 “정치인들이 점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알 것 같다”고 실망감을 보였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금부터 4년 뒤를 생각하기는 어렵다”면서 “금권 안면선거는 급속히 쇠락할 것이다. 생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면서 다른 일(?)을 찾을 계획을 밝혔다.


- 4.15 선거가 끝났다. 결과가 낙선인데 소감은.

"처음에 나올 때는 당연히 이기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탄핵 소추가 가결된 뒤에는 뒤집혔다. (유권자들이)무조건 열린우리당이라고 보면 됐다. 인물로는 '임영호'라고 하지만 격차를 해소하기 어려웠다. 탄핵 결정 뒤에 떨어질 것이란 분위기가 들었지만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내색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했으나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였다."

- 선거 과정에서 중앙당에 건의를 했던 것으로 아는데.

"탄핵이 가결된 뒤 서울로 올라갔었다. 이봉학 사무총장과 김학원 원내총무에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얘기를 했다.여기서 특단의 조치는 다른 게 아니고 JP가 사과하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대전충남 부활을 위해 호소를 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 그러나 변하지 않았는데...

"그렇다. 그것이 전달 안된 것 같았다. 대전으로 내려왔을 때 실망이 컸지만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차이를)메우지 못했지만 열심히 했다. 선거 중반에 인물본위를 부각시켜 어느정도 먹혀들어가 많이 접근했지만 그래도 역부족이었다. "

- 투표 당일 날 어디 있었나.

"동구에 있는 아카데미극장에 가서 영화를 한 편 봤다. 여기저기서 전화를 받아봤지만 솔직히 불안하고 또 시간을 보내야겠기에 보고싶은 영화를 보러 갔었다. 끝나고 집에 들어가 TV를 봤더니 출구조사에 15%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낙담했다."

- 영화는 혼자 갔나.

"그렇다. 오후 들어 시간 보내기 위해 갔다. 투표 당일 날 시간 정말 길다. 보고 싶은 영화 내용은 예수 수난 영화였다."

- 영화가 눈에 들어오던가.

"물론 안들어 오지. 시간 때우기 위해서는 가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다."

- 생각하기 싫겠지만 4.15 총선 표를 분석해 본다면.

"호남 분들이 대부분 열린우리당으로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도 호남이 20-25% 사이라고 하는데 그 분들이 열린우리당을 지지했고 30-40대가 열린우리당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궁금해 한다.

"지금부터 4년 뒤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추세를 보면 온라인이 중요하다. 정당의 투명성 개혁성이 중요하다.국민에 사랑받는 정당이 안되면 안된다. 이제 민노당까지 가세했기 때문에 정당간에 투명성 개혁성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그것이 4년 뒤를 평가할 것이다. 과거의 정치행태는 이제 어렵지 않겠느냐 싶다. 금권 안면선거는 앞으로 4년동안 급속히 쇠락할 것이다. 생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그러면서 민심을 든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과거처럼 논두렁 받두렁 돌아다니면서 얼굴익히기 선거운동은 안된다."

- 생업이라면 어떤 것을 이야기 하나. 강의 나간다는 얘기 있는데.

"내가 장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아무래도 내가 배워 온 실무적인 것, 도시행정론 지방자치 지방행정론, 이런 것은 얼마든지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기에 그런 분야에 후배들에게 생동감 있게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본다."

- 선거가 끝났다. 정당을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한다고 보나.

"정당은 몇 가지 특징이 있어야 한다. 첫째 정책정당이 돼야 한다. 둘째는 개혁성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지금 자민련은 개혁성도 없고 정책성도 없어 보인다. 오직 지역주의의에 기대고 있는데, 이것은 정당의 방향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낼 수 있어야 정당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민련은 이미 정당의 존재가치를 상실했다고 본다. 더 이상 지역이기주의 갖고는 안된다."

- 그러면 자민련에서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소위 코드가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뭔가 변신의 모습을 보이려고 하고 있다. 지금 당장 나온다 안나온다 말하기는 어렵다. 자민련은 애착이 있는 정당이기에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구청장 선거가 6월5일인데 어떻게 할 것인지.

"일단은 내가 패배하다 보니까 자민련 후보가 나올 만한 사람이 많지 않다. 후보는 낸다. 자민련 당원으로서 적극 도와주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싶다."

- 거론되는 사람은 있나.

"전현직 구 의회 의장이 거론되고 있다. 그분들 장점은 나와 함께 구정을 이끈 경험이 있고 연속성을 갖고 있다. 지금 주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고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 정치, 회의감 들지 않나. 정치 떠나고 싶은 맘 안드나.

"지금까지, 오늘까지는 그런 생각 갖고 있다. 이게 열심히 노력해도 한계는 있는 것 같다. 운이 많이 따른다. 인물은 20-30% 넘지 않는 것 같다. 정치가 운칠기삼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정치인들이 점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알 것 같다. 인생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 불안정한 여건 정치 흐름을 믿고서 자기 인생을 올인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 그러나 정치의 중요성은 있지 않은가.

"괜찮은 사람들 다 떠나고, 손해볼 것 없는 사람들이 정치에 들어오는 오늘의 정치 현실은 안타깝다. 국민이 진짜 현명한 판단을 해 줘야 하는데 감성으로 결정하는 것을 보고 실망도 했다. 그러나 정치는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일반인이 불쌍한 사람 도와주는 것은 한 사람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는 수 많은 사람 구제할 수 있다. 절망에서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 구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나는 지역이 어렵고 할 일이 많고 기존 국회의원 보다 잘해 보고 싶어서 출마했다. 나는 이곳 토박이이고 여기서 공무원을 한 사람으로 열심히 해서 지역 살려놓고자 하는 욕심으로 구청장 중도사퇴라는 불명예를 감수하고서도 나왔다. 그러나 결국은 선택을 받지 못했다. 미안하고, 섭섭도 하다."

- 큰 꿈을 꾸었던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되는 것인가.

"허허허허허...사실 구청장 지냈고 시청 국장 지낸 공직자라면 누구나 국회의원보다는 시장을 하고 싶어하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나도 정치적인 소양보다는 행정적인 소양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솔직히 자신이 없어졌다."

- 선거에서 떨어진 뒤에 부인이 뭐라 하지 않던가.

"집 사람이 그만 두고 나왔을 때 못말린 것이 한이 된다고 하더라. 자민련이 어려워서 신세 갚을려고 했는데 결국 떨어지다 보니까 집사람이 실망이 컸다. 집사람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남편만을 위해 남편의 뜻에 따라 열심히 해줬는데..."

- 이번 선거는 후보자 외에는 띠를 두르지도 못하고 명함도 주지 못하게 돼 있어 어려웠을 텐데.

"사실 이번 선거운동이 얼마나 어렵냐면 띠를 두르지 못하고 명함도 못 돌리게 돼 있었다. 오직 '내가 임영호 부인입니다' 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목이 아프겠는가. 선거운동 현장에서 안 보려고 같이 만다면 먼저 떠났다. 남자로서 진짜... 내가...."

임 전 청장은 부인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패배에 대한 울컥한 마음이 들었는지 가볍게 눈가를 훔쳤다. 이런 이유로 인터뷰는 여기까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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