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유성구로 주소지 변경...가능성 열어 둬

◈박성효 기획관리실장.

6.5 기초 자치단체장 보궐선거를 40여일 앞두고 박성효 대전시 기획관리실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실장의 경우 선거 때마다 출마여부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려 왔으나 이번에는 직접적인 그의 움직임과 연결돼 있어 신빙성을 더한 채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는 6월 5일 치러지는 6.5 보궐선거에는 4.15 총선 출마를 위해 구청장이 사퇴한 대전 동구와 유성, 대덕구 등 3개 구청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지난 94년 관선시대 서구청장을 지냈던 박 실장은 이에따라 ‘검증된 구청장 감’으로 여겨지면서 늘상 출마 여부가 정가의 주 메뉴 가운데 하나로 등장했다. 박 실장도 그동안 이 같은 사실을 굳이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급변하는 정치 상황을 고려, 최종 결심만은 미뤄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대전시 서구에 거주해 온 박 실장이 유성구로 주소지를 옮겨 놓으면서 유성구청장 출마 쪽으로 마음을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거주지 확인 최종 일자인 지난 4월 5일 이틀전인 지난 4월 3일 유성구 장대동으로 주소지를 옮긴 것으로 돼 있어 더더욱 무성한 추측을 낳고 있다.

이 같은 주소지 이전으로 박 실장이 이번에는 출마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강력하게 나오고 있다. 또 그동안 두 세 차례 출마 기회를 놓친 박 실장이 이 번 만큼은 출마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관가를 비롯해 정가에서도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또 출마를 할 경우 박 실장의 개혁적 성향이나 인맥 관계를 봤을 때 열린우리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년 뒤 염 시장과 러닝메이트 때는 서구청장 가능성 높아

그러나 출마에 무게를 두지 않는 주장도 없지 않다. 현 대전시장인 염홍철 시장을 모시는 입장에서 시장과 당을 달리해 구청장에 출마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당초 출마를 위해 주소지 이전은 해 놨으나 결국 최종적으로 이번 6.5 보궐선거 출마를 접고 염 시장과 행보를 같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염 시장은 박 실장을 승진시킨 뒤,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유성이 아닌 다른 구청을 택해 시장과 러닝메이트로 다음 지방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박 실장을 둘러싼 이 같은 여러 가지 추측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박 실장은 입을 다물고 있다. 유성구 출마에 대해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관심 두지 말라’는 표현으로 일관, 앞으로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닌가는 관측을 갖게 하고 있다.

지난 79년 행정고시 23회 합격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 놓은 박성효 실장(49)은 대전 토박이이다. 대전고,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고시에 합격한 뒤 대전시 도시계획과장과 내무국 시정과장, 기획담당관, 서구청장을 거쳐 95년에는 경제국장을 지냈다.

99년에는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 연수를 다녀온 이래 2000년부터 지금까지 대전시 안방살림을 맡아오고 있다.

박 실장은 어려운 문제일수록 원칙을 내세워 정면으로 돌파하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서구청장 재직시절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시설을 유치하려고 했던 점은 지금도 소신행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따라 공직사회에서는 박 실장을 두고 '명석한 두뇌와 날카로운 판단력을 가지고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그의 행정 추진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원칙을 너무 중시하다보니 융통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돼 온 박 실장의 이번 결정이 어떻게 내려 질지 더욱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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