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이영규 검사 단수후보 확정' 발표, 파문 일 듯

◈지역 일간신문 31일자에 실린 대전 서구 갑 이영규 검사 단수후보 확정 내용.신문들은 대부분 1단으로 짧게 보도했다.

"이게 뭔가요?"

한나라당이 17대 총선 서구갑 후보자로 이영규 서울지검 조사부 부부장(43세, 충남 서천출신, 공주사대부고 졸업, 93년도 대전지검 공주지청 근무)를 단수 후보로 확정한데 대해 지역에서 경선을 준비해 온 예비후보자들은 한 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런 일이 뭔가요"라며 기자에게 반문하는 박영철 서대전 여고 이사장은 어이없다는 반응 그 자체였다. 다만 정확한 상황파악이 이뤄지지 않아선 지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지만 속으로 무척 화가 나 있음을 읽게 했다.

박영철 이사장은 31일 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혀 알지 못했다. 황당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젯밤에 기자들이 전화가 와서 알게 됐다"며 "처음에는 농담하는 줄 알았다. 확인해 보라고 해서 알아봤더니 이런 일이었다"며 말을 쉽게 하지 못했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박 이사장은 "그가(이영규 검사)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대전에 연고도 없다고 하는데..."라면서 "승복은 어렵다"고 이번 결정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박영철 이사장.

박 이사장은 2년 전부터 한나라당내 젊은 의원과 정치 지망생들로 구성된 미래연대 대전충남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7대 총선 밭을 갈아왔다. 지난해 말에는 지구당위원장인 이재환 전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총선출마가 눈앞에 다가왔음을 느끼고 사무실을 개소하는 등 본선을 향한 행보를 계속해왔다.

박 이사장은 "나는 최선을 다 해왔다. 그리고 어떤 결과에도 승복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것은 아니다. 올바른 것이라면 받아들이겠는데 지금 이것은 아니다"면서 "지지자들도 분노하고 있다. 강력하게 대응하는 방안을 찾아 볼 것"이라며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박 이사장은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는지 배경을 모르고있다"며 "강창희 의원과 통화를 못 해봤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이원범 전 의원은 "다 그런 것 아니냐"며 예상했던 일이라고 담담해 했다. 이 전 의원은 의외로 "박아무개(박영철 이사장 지칭)가 경선하자며 입후보할 때 더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원범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당에서 일방적으로 공천을 하는 일이 어디 대전뿐이냐. 전국적으로 현역의원도 탈락시키는데..."라면서 "나는 무조건 이번에 출마한다"고 강한 출마의지를 보였다.

이 전 의원은 "(박 이사장을 지칭하며) 공부를 더 하라고 해. 본인을 위해서도 최소한 앞으로 자기 세상이잖아"라며 충고했다.

이번 17대 총선에서 경선을 준비해 온 김재경 시의원은 "말도 안 된다. 밀실의 표본 아닌가"며 "정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어 서글프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가 경선에 나선 것은 지구당 당원들의 평가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경선 신청 배경을 설명한 뒤, "그러나 이렇게 중앙에서의 일방적인 결정은 지방의원이 열심히 해서 도약하려는 것을 차단하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것이다"고 우회적으로 반감을 표시했다.
◈김재경 시의원.

한편 한나라당은 30일 17대 총선 후보자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 대전서갑 출마자로 이영규 서울지검 조사부 부부장 검사를 여론조사와 경선절차 없어 단수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정치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나온 이 검사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 양과에 합격한 인물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가 이 검사의 연락처를 요구했으나 "중앙당에서 비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라 공개할수 없다"고 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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