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10여건 게재…대부분 상대 흠집내기

6.13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자민련과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진영에서 연일 상대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각 후보진영에서는 음해성 글을 디트news24를 비롯 인터넷 사이트에 수시로 올리면서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나서 네티즌을 겨냥한 네가티브 선거전으로 비화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선관위는 선거법에 저촉되는 성명서에 대해서는 시정을 촉구하는 한편 양 진영에 자제를 요청하는 등 조기진화에 나섰다.

지난 30일 디트news24 자유게시판에는 양 후보진영 대변인 명의로 성명서가 올라오면서 14건의 선거와 관련된 글들이 잇따라 게재되기도 했다.

다음은 디트news24 게시판에 올라온 두 후보진영의 성명서 내용이다.

◈ 홍선기 후보측

자유민주연합 홍선기 후보측은 송인덕 대변인 명의의 '불법, 타락선거 조장말고 뇌물수수 분명한 입장 밝혀라'라는 성명에서 한나라당 염홍철 후보의 불법 사전선거운동과 알선수재 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촉구하며 나섰다.

송 대변인은 성명에서 최근 염 후보측이 모 음식점에서 40여명의 지역민과 함께 자리를 하며 간접적인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얼굴을 알리기 위해 프로야구장에서 시구를 하고 각종 공공장소를 찾아가 시민들의 손을 잡으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불법 및 음성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자민련은 또 이 같은 편법 선거운동을 일삼기보다는 최근 대전시민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는 3,000만원 알선수재 건에 대해 먼저 확실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성명에서는 염 후보가 자신의 당선을 위해 지역 내 일부 기업들을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끌어들이는 과오를 저지르고 있다며 해당 기업들도 어쩔 수 없이 선거에 참여했다면 지금이라도 자중해 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 염홍철 후보측

한나라당 염홍철 후보측은 대전시지부 이병배 대변인과 선거대책본부 김원배 대변인 명의로 3건의 성명과 논평을 게재하며 대전시 행정의 난맥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전시행정의 난맥상을 규탄한다′는 성명은 최근 대전시가 심의·확정한 도시계획변경 안을 즉각 철회하고, 각종 시민불편 사항에 대해 귀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대전시가 심의·확정한 엑스포 국제전시구역 개발계획변경 안은 첨단과학과 국제회의·무역전시기능이 조화된 「미래도시 대전건설」과는 거리가 먼 즉흥적인 주거·상업지구 확대전환 계획이라고 단정지었다. 따라서 본래의 목적을 도외시한 채 컨벤션센터부지를 1만2천 평이나 줄이고 30층 짜리 초고층아파트를 수백 채나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건 결국 「대전시가 영리만을 추구하는 토지공사의 땅 장사에 들러리를 서는 꼴이 됐다」고 평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구 용두동·동구 가오동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생존권과 재산권 보호대책마련을 호소하는 관련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생존권 차원의 이주대책 마련이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선관위 입장

선관위는 후보진영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성명서를 게재하는 행위가 선거법에 저촉된다고 결론짓고 후보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선관위는 이와 관련 조만간 회의를 열어 양측 후보진영에 주의나 경고조치를 내리는 한편 성명서가 게재된 사이트에 대해서는 자진 삭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대전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현행 선거법 상 성명서의 경우 내용이 상대 후보의 명예훼손이나 선거결과에 현저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언론사에 배포되어 기사화 되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한 뒤 ″그러나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각 정당에서 유권자들을 상대로 직접 글을 게재하는 것은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되는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성명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도에 따라 경고나 주의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시민들 반응

시민들은 선거전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네티즌들을 겨냥한 사이버 선거전에 펼쳐지고 있는 것에 대해 과열 혼탁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시민들은 사이버 공간을 상대 후보의 비방보다는 정책개발을 통한 정책 대결의 장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며 후보들간 건전한 정책 공방전을 기대하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노태성씨(34·대전시 유성구 전민동)는 ″상대방의 흠집을 물고늘어지는 구태의연한 정치에 신물이 난다″며 ″대전시정을 이끌어 갈 인물이 되기 위해 나온 사람들답게 비난보다는 포용력을 발휘하는 선거가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황규만씨(28·대전시 서구 괴정동)는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하는 말 중 50%가 거짓말이고 50%는 상대후보 비난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신을 나타낸 후 "이번 지방선거는 비난전이 아닌 대전시민들을 위한 정책 대결의 장으로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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