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회 이회창 83.7% 득표



이변은 없었다.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자 선출 대전·충남대회에서 이회창 후보가 1,643표를 얻어 득표율 83.6%로 8번 경선 중 경북지역의 83.7%의 득표율에 0.1% 모자라는 높은 득표를 얻어 앞으로 남은 4개 지역의 경선과 관계없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지었다.

30일 대전충무 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자 선출 대전·충남선거인단 대회에서 전체 선거인단 총 3,518명 중 1,975명이 투표에 참가해 56.1%의 낮은 참여율을 보인 가운데 이회창 후보가 1,643표(득표율 83.6%)를 획득해 경북지역의 83.7%의 최고 득표율을 경신하는데는 실패했다.

2위 싸움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부영 후보와 최병렬 후보의 싸움에서는 최병렬 후보가 153표(득표율7.3%표)로 124표(득표율 6.3%)를 얻은 이부영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현재까지 진행된 8개 지역 총 투표결과 이회창 후보가 10,995표(득표율 75.6%)로 2위 최병렬 후보 2,082표 (득표율 14.3%)를 크게 앞서고 있어 앞으로 남은 결과에 관계없이 후보선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이회창 총재는 당초 90%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경북 지역의 83.7%의 최고 득표율을 경신한다는 계획에는 차질을 빚었다.

오후 1시 40분부터 진행된 대전·충남 경선은 각 후보 진영의 운동원들이 행사장 입구에 도열해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각 후보진영의 운동원들과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 후보들의 운동원들이 뒤섞여 입구를 혼잡하게 했다.
오후 2시를 넘어서면서 이부영 후보가 처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선거인단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지지를 호소했으며 이어, 최병렬 후보, 이회창 후보가 나란히 입장 선거인단과 인사를 나눴다.

행사장 곳곳에는 '당당한 내 조국 이부영', '과학경제 대통령 이상희', '믿고 맡길 이회창', '정권을 찾아올 필승 카드 최병렬'이라는 플래카드와 '상호비방하지 않는 정책 대결로 정권 재창출을 이룩합시다' 등 공정선거를 당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어 행사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식전행사에서 상영된 ′한나라당은 희망입니다′라는 홍보 영상물에서는 현 정권을 엉터리정권, 부패·무능·거짓말 정권으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홍보물 상영에 이어 이번 6.13지방선거 출마가 확정된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 김영진 서구청장 후보, 김현규 유성구청장 후보 등 대전·충남지역 광역단체와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소개되기도 했다.

강창희 대전시지부장은 5월 개최될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간의 공정선거를 위해 시지부장 인사에 나서지 않아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박관용 총재권한 대행은 ″ 즉각 아들들을 구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들 잘못은 아버지 책임″이라며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아들들의 부정과 비리를 명명백백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또, 그는 ″부패 척결과 공명 선거 의지 없는 내각은 총 사퇴하고 중립적 내각을 구성해야한다″며 ″중립내각 하에 양대 선거를 공정하게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총재권한 대행은 ″현 정권 하에서 국회의원, 장관까지 지내면서 대통령 후보가 된 자가 권력형비리에 대해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며 ″대선 후보가 되면 이 나라 정권개편 하겠다는 주장을 일삼는 민주당의 대통령의 후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후보자 연설시간을 기존 15분간 진행되며 12분이 경과하면 예비차임벨이 울리고 15분을 초과하면 마이크가 꺼진다는 진행자의 멘트와 함께 후보자 연설이 시작됐다.

연설순서는 사전에 각 후보진영에서 추첨을 통해 결정된 4번 최병렬 후보, 2번 이부영 후보, 3번 이회창 후보, 1번 이상희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연설에 나선 기호 4번 최병렬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빼앗긴 후 자나깨나 이회창 후보를 앞세워 정권을 찾아오고자 하는 여러분들의 심정을 잘 안다. 최근 김대중 대통령 3부자의 비리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하지만 표가 80%이상 한 후보에게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일반국민들이 감동할 수 있겠냐. 우리 당이 좀 더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몰표를 주지 말자″며 표의 분산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 97년 경선에도 출마했고 결과에 승복했다. 그때 당시 경선에 승복하고 한나라당에 남아있는 사람은 현재 최병렬과 김덕룡 두 명밖에 없다″며 ″선거는 아군이 많을수록, 적군이 적을 수록 좋다. 김영삼, 박근혜, 김종필 등 분열된 야권을 합쳐서 나갈 때 우리의 승리가 확실해 진다″며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최 후보는 공약사항으로 '기업에게 철저한 투명성 요구' '대북 관계개선과 확고한 치안' '부정부패의 척결' '소외 받는 계층의 복지 정책'을 제시했다.

최후보는 ″김 대통령은 아들 세 사람을 감옥에 보내고 석고 대죄 해야한다″며 ″노무현은 과격한 기회주의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해 김대통령과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비난했다.

두 번째 연설에 나선 기호 2번 이부영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대전·충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대세론을 형성하던 이인제 후보가 무너져 대전 충남 충북의 많은 유권자가 어느 당의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결국 이 지역 우리 당과 자민련을 놓고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을 우리편으로 이끌어 들이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 당 안에 이회창 후보의 핵심인사가 김종필 총재를 영입해 한나라당 총재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자꾸 나오면 자치단체장, 시의원 도의원 어떻게 자민련과 맞서 싸우겠냐″며 이회창 총재 측을 공격한 뒤 ″몇몇 사람이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중부권신당 운운하는데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는데 방해가 되는 어떠한 것도 용납 할 수 없다″며 확고한 의지를 비췄다.

이 후보는 ″4년 동안 부정부패 편파인사가 진행된 현 정권을 교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런 정권을 교체하지 못하면 제1당인 한나라당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우리 마음처럼 정권 교체가 용의 하지는 않다″며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경선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일방 통행식 독주가 문제다. 한나라당이 정권 잡기 위해서는 중산층이하 서민, 전체 유권자의 70%인 20-30대 유권자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고 있는 노무현 돌풍과 관련해서 이 후보는 ″보수와 개혁이라는 양 칼날의 가위만이 정권교체라는 옷감을 자를 수 있다″며 ″무섭게 불고있는 노무현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노무현 후보 제일 잘 알고 노풍을 허풍으로 만들 수 있는 이부영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세 번째 연사로 나선 이회창 후보는 ″이 나라는 김대중 정권 4년 동안 엉망이 됐다. 대통령 일가의 부정부패가 이 나라 질서를 뿌리 채 뒤흔들고 있다″며 ″민주당 정권의 연장은 부패와 고통의 연장″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 정권 때문에 서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서민후보라는 민주당 후보는 권력비리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며 노무현 후보를 정면 공격했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 후보가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3당 합당 전의 민주화 세력이 합치는 신민주 대연합을 만들겠다니 이런 시대착오적, 반시대적인 정권연장을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계개편 음모를 단호하게 분쇄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년동안 세풍, 총풍, 야당파괴, 인신공격, 흑색선전, 온갖 혹독한 탄압을 받아왔다. 나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365일 감시와 뒷조사를 당했지만 꿋꿋하게 이겨냈다″며 ″그러나 이회창은 결코 꺾이지 않으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동지들이 있는 한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연설에 나선 기호 2번 이상희 후보는 ″ 과학정치만이 국민을 잘살게 할 수 있다″며 ″13억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악한 군주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앞으로 5년 내지 7년 후에는 중국에 밀려 우리나라가 수출을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며 ″중국의 경제 식민지 되지 않기 위해 독립운동 하는 자세로 중국에 대항 할 수 있는 과학 정치로 외롭게 나와 지지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대전·충남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회창 후보는 행사 직후 기자실을 찾아 ″과분한 지지를 받았다. 여기가 충남이라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어느 지역을 가도 느끼는 것은 정권 연장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뜻이 제 지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은 새로운 리더십과 변화와 개혁을 바라고 있다. 거듭 겸허한 자세로 지지의 뜻을 되새겨 열심히 하겠다″며 1위 소감을 밝혔다.

한편 행사장 입구에는 충청총련 소속 대학생 10여명이 '이회창 대통령 반대' 시위를 벌여 한나라당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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