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은 세금으로 시정펴는 시대는 지나
 중앙정치 경험 살려 고향발전에 봉사

 2002선거를 뛴다(5) - 이재환 한나라당대전서구갑지구당위원장

이재환 (65·한나라당 대전서구 갑 지구당)위원장은 ″지난해 2월 중앙당으로부터 대전시장 출마를 권유받았다″며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고심 끝에 이번 대전시장 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염홍철 한밭대 총장의 대전시장 출마 설과 관련 ″지난해 3월과 9월 두 차례 만남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이번 선거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위원장은 5일 디트news24와 가진 대담에서 "시장은 비리를 저지르지 않은 청렴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앙행정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적합하다"고 자질론을 피력해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홍선기 시장과 염홍철 총장을 동시에 견제하기도 했다.

인터뷰는 5일 오후 3시부터 40여분간 한나라당 대전 서구 갑 지구당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취재팀이 도착한 시간에도 사무실을 찾아온 민원인과 상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재환 : 신문에 글로 나가는 게 아니고 녹화를 뜨는 겁니까?
편집장 : 아닙니다. 기사와 동영상이 함께 게재됩니다.

취재팀이 설치하는 캠코더를 보고 던진 질문으로 보아 이 위원장은 동영상이 게재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재환 : 그럼 시청자 층이 어떻게 되나. 전국방송입니까. 아니면 지역으로 나가는 겁니까

편집장 : 전국 어디서나 저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볼 수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동영상 촬영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차를 대접하고 몇 마디 여담을 나눈 뒤 곧바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한 후 최근의 근황과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요

"대전은 저의 고향입니다. 국회의원 당시나 지금이나 별다른 차이는 없습니다. 들어올 때 보았겠지만 우리 지구당 간판이 이재환 전 국회의원 민원상담실이라도 되어있어요. 현재 민원상담실을 운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부터 충남대, 한남대, 대전대에 겸임교수를 맡게 됐습니다. 젊은이들 상대로 강의를 하다보니 젊은 세대의 생각과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아주 보람되고 만족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최근 지역정가에 상당한 변화가 있습니다. 선거가 임박하면 또 다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지

"선거를 앞두고 정가의 변화를 바람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선거를 앞두고 민의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그런 움직임들이 정치에 있어 바람직하지도 못합니다. 이미 15, 16대 국회를 통해 보지 않았습니까. 최근 자민련이 몰락하고 한나라당이 급부상하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민련의 근간이 대전·충남이기 때문에 지금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 생각이 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권자들이 차분한 마음으로 후보자의 자격을 따져 보고 결정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에 자민련 바람이 불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었다. 과거 자민련 돌풍으로 국회의원에 낙선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전망을 했다.

- 대전시정을 보아 오면서 어떤 평가를 내고 싶습니까

"지방자치 초기단계에는 행정의 정착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홍선기 시장이 민선 1, 2기를 잘 이끌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지역의 지식, 벤처산업 추진과 주식회사 대덕테크노밸리 설립 등에 대한 성과는 높이 평가합니다.
단지 큰 문제는 대전시의 부채가 9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 시에서 부채상환 기금적립을 한다고 하는데 그 기금은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다 우리 시민들한테 나오는 것 아닙니까. 또 15년 전부터 대전첨단과학산업단지에 대해 꾸준히 논의가 있었습니다. 제가 국회의원 시절인 95년에 60억원을 진입로 확장예산으로 따내 주기도 했습니다.
대전 정부청사 유치도 사실 전두환, 노태우대통령 때 공약사업이었습니다. 김영삼대통령 때는 제가 직접 공약사항으로 넣어 이뤄지게 한 사업입니다. 그때 당시 국토개발연구원에서 2조 6천억원에 달하는 지역경제 효과가 나올 거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만한 효과를 얻고 있습니까. 대전시가 정부청사를 적극 활용해야 되는데 그런 점이 아쉽습니다.
또, 대전이 문화, 환경, 복지 등 삶의 질 기반 사업이 아주 미약합니다. 제대로 된 노인병원 하나 없고 예술의 전당도 그렇고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 대전발전을 위한 나름대로의 구상이 있는 듯한데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웃으면서)생각은 있습니다. 하지만 입후보해서 시민들에게 공약사항으로 말해야 될 부분이기 때문에 그 때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것을 얘기한다면 우선 대전을 과학기술의 도시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신 산업거점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대전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문화, 환경, 복지를 중심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대전은 반드시 통일한국의 수도가 될 것입니다. 통일을 대비해서 국가의 수도로 가꾸고 키워 나가야 합니다."




- 통일한국의 수도는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지 않나요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닙니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면 지금부터 그 작업을 해야 한다는 거죠."

- 시장은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뭔가 깊은 생각을 하는 듯 답변을 쉽게 시작하지 않았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독자들이 내 이야기만 한다고 할 것 같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군요. 그냥 일반적인 부분을 얘기한다면 첫째 비리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도덕적으로나 형사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둘째 시민들의 세금을 거두어 시정을 펴는 시장은 안됩니다. 중앙으로부터 국가 지원을 유도하고 대기업의 중앙정책사업을 대전으로 어떻게 유치하느냐하는 것을 항상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중앙행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 인물론에 관해서 첫 조건이 비리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해 염총장을 강력히 견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많은 시간을 중앙지원을 이끌 수 있는 중앙행정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서 홍선기 시장에 대한 공격도 잊지 않았다.

- 대전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대전을 걱정하는 사람들과 당직자들로부터 권유를 오래 전부터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국회의원출신 이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중앙당의 권유가 지난해 2월부터 있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나를 키워준 고향 어른을 위한 보답의 길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경륜을 총동원해서 대전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이 의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저는 3년 반전에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 공천을 받았었습니다. 그때 당시 일부 당이 지역감정을 부추겨 지역 패권정치로 몰고 가 지방자치의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선거를 보이콧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나가야 한다는 중앙당의 권고가 있어 이렇게 결심하게 됐습니다."

- 중앙당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았습니까

"예. 작년 2월부터 꾸준히 받았습니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답변을 했다. 현재 언론보도는 한나라당이 염홍철 한밭대 총장에게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좀 이 부분에 대해 자세한 질문을 던졌다.

- 최근 한나라당이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군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염홍철씨에게 무게를 실어주는 느낌을 받는데

"(표정이 일순 바뀌면서) 그래요? 저는 금시초문입니다만 그런 얘기는 있을 수 없는 얘기입니다. 후보단일화는 전남지사같이 후보자가 없을 경우 뜻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밀어주자는 얘기지 그런 의도가 아닙니다.
또, 염총장이 꼭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웃으며 말 뒤끝을 흐렸다) 만약 그런 움직임이 있다면 그것은 밀실정치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런 일은 단호하게 없습니다."

이 위원장이 염총장 출마 설과 관련해서는 인터뷰 말미에 또 한차례 언급을 했다. 하지만 기사배치를 뒷부분에 하는 것보다는 이 질문과 관련된 내용이므로 부득이 앞쪽에 정리를 했다.

"아마 염 총장은 안나올 겁니다.(이야기 꺼내기를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며 말문을 열었다) 염총장과는 작년 3월과 9월에 두 차례 만났습니다. 3월의 만남은 염총장이 한밭대 총장을 맡으면서 인사차 점심을 대접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때 그분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저는 아닙니다. 주변에서 시장 출마하려고 조직을 강화한다는 말들이 있는데 저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라는 말을 했어요. 또 몇 가지 이유를 들면서 출마를 하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더군요. 그 사람 말이 '선거에 나서면 유권자를 믿을 수 없습니다. 앞에서는 찍어 준다고 하고 뒤돌아서면 다른 생각을 하니까요. 또, 총장입후보 했을 때 교수와 학생들에게 4년간 모교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을 꼭 지켜야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개인적인 결함이 있어 나서기가 그렇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없는 얘기도 지어내서 유언비어를 만들어 내는데 제 얘기는 얼마나 우려먹겠습니까. 뭐 하려고 제가 또 그런 소릴 듣습니까. 전 아닙니다'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이 사람은 안나오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9월에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 이야길 했어요.

그런데 10월에 있던 국회의원 보선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승리하고 나면서부터 염총장 대전 출마 설이 솔솔 흘러나오더군요. 제가 과거 염총장 대전시장 출마했을 때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그분을 위해서 일했던 사람입니다. 참 훌륭한 분예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을지의대 인가 과정에서 3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뢰죄)으로 구속되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 됐고 2심인 고법에서도 알선수뢰죄를 적용, 99년 8월 19일 벌금 1천만원 및 추징금 3천만원의 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있어 시장하실 계획이 없을 것입니다. 아마 시장 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는 주변에서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이 충동질해서 그럴 겁니다."

막혔던 말문이 한번 트이자 끝없이 이야기가 이어졌다. 특히 염총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듣기에 따라서는 걱정해주는 듯한 인상을 받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자의 약점을 들춰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 역시 정치가는 정치가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 염총장이 출마할 경우 경선이 불가피 한데 경선을 치르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우리 당은 민주주의 원칙대로 모든 공직후보자를 경선으로 뽑는다는 방침입니다. 그래서 당헌, 당규를 변경하고 단일후보 외에는 모두 경선으로 결정할 예정입니다. 경선은 중앙에서 낙점하는 하향식 결정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민의를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더 민주적이라 생각됩니다."

- 그렇다면 경선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1,486명의 선거인단이 결정되면 그 때가서 그분들을 대상으로 홍보물과 서신 등을 보냅니다. 또 당일 날 소견 발표도 하고요. 현재 제가 하는 일은 본선을 대비한 활동이고 경선은 선거인단이 나온 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할 예정입니다."

경선 준비는 아직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이미 사무실 벽에는 경선에 대비한 계획표가 큼지막하게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위원장이 경선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가 하는 부분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 세대교체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령이 많아 시정을 이끌기에 어려움이 많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대교체가 필요한 곳은 여러 분야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광역자치 단체장은 꼭 젊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고가 젊은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지방행정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많은 경험과 경륜은 중요합니다. 또한 지방적 사고에서 벗어나 넒은 시야를 가진 감각적인 인물이 적임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는 어느 정도 연륜이 있는 사람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연령을 기준으로 한 세대교체는 있을 수 없습니다."

- 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 합당론이 거론되고 있는 등 상당한 정국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요

"여권의 3당 합당이나 신당 창당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특히 국민들이 동의를 하지 않을 거예요. 이제 시민의식이 성숙돼 그런 반 민주주의적인 발상에 대해선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 올해 대선에서 충청권이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대선 후보군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거론되는 인물의 상당수가 충청지역 출신 인사들입니다. 앞으로 정국에는 어떤 변화가 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따라서 충청권의 역할을 얘기하기엔 아직 시기 상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후보가 결정된 후에나 알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마지막으로 대전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전이 언젠가는 통일한국의 수도가 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대전발전에 시민여러분들의 힘을 모을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는 절대로 지역감정이 결정 기준이 되서는 안됩니다. 지역을 위해서 한 일을 가지고 평가를 해주십시오. 시정운영에 있어 세금이 아닌 중앙정치력을 발휘해 중앙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물이 누구인가를 판단해서 결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40여분간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 위원장이 영락없는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했다. 자신을 홍보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강력하게 자신을 자랑할 줄 알았으며 남의 얘기를 할 때는 듣는 사람의 입장에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도록 말을 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와는 달리 중앙정치 경험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홍보 전략으로 삼는 듯 했다.

이 위원장이 대전시장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아직 당내 경선이라는 산을 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라이벌로 부각되고 있는 염홍철 한밭대 총장과의 대결도 많은 시민들의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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