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수세력 규합…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

 심대평 충남지사 3선 출마 선언

 자민련 대전·충남 신년교례회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내각제 실현을 위한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심대평 충남도지사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총재는 15일 오전 11시 대전 유성관광호텔에서 열린 `자민련 대전·충남 신년교례회'에서 "내각책임제로의 정치개혁을 위해 제16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총재는 자민련 창당선언일인 이날 연설을 통해 "이번 제16대 대선은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국가관이 투철하고 애국심에 불타는 모든 세력들이 한 마음 한뜻으로 뭉친 신보수정당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서 이 나라 정치제도를 개혁하겠다'고 내각제 신당 추진구상도 밝혔다.

김 총재는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즉각 거국내각을 구성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고 2004년 4월 제17대 총선에서 다수당 당수의 내각제 총리와 국회 간선으로 뽑은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준 후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열린 자민련 대전·충남 신년교례회 행사는 최근 충청지역의 자민련 위상을 그대로 반영하듯 기대와는 달리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대형 플래카드 출정식 방불

오전 신년교례회가 열리는 대전 유성관광호텔 입구에서는 행사분위기 고조를 위해 풍물패가 공연을 벌였고 행사장 내에는 'JP와 함께 정권창출', 'JP와 국민통합 자민련과 지역화합', '우리의 소원은 내각제', '국가의 위기 관리 JP만이 할 수 있다', '충청인의 자존심 김종필 대통령'이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곳곳에 매달려 있어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김 총재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중간중간 학생인 듯 보이는 20여명의 젊은이들이 '김종필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외쳐 분위기를 띄웠다.

김총재 입장에 앞서 정석모 고문이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폴라 티셔츠를 입은 간결한 복장으로 직접 행사장을 찾았으며 단상에 앉아 사회를 맡은 아들 정진석 의원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열린 행사장에는 당원 및 당직자 등 2,000여명이 자리를 같이 했으나 참석자들은 중·노년층이 주류를 이뤄 자민련의 지지층을 알 수 있었다.



취재경쟁에 나선 30여명의 사진 기자들은 서로 자리를 배정하는 등 나름대로 포토라인을 정해 질서를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취재경쟁도 격렬했다.

서울 모방송국 카메라 기자는 "행사장이 이게 뭐냐, 행사 한두번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사진을 찍으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자리 배치해 놓고 사진 잘나오길 바라는 게 우습다"며 행사장 자리배치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일부 의원 은근히 지역감정 부추겨

이날 행사에는 홍선기 대전광역시장을 비롯 심대평 충남도지사, 이원종 충북지사 등 소속 자치단체장과 이재선 의원, 이양희 의원, 이완구 의원 등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최근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이양희 의원과 이완구 의원은 홍선기 대전시장과 심대평 도지사와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었다.

행사 첫 축사 연사로 나선 이재선 자민련 대전시지부장은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에 몰표를 줬습니다. 충청도는 주인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입니까. 충청인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이번 6월 지방선거와 12월 대선에서 자민련에게 표를 몰아줘 양대 선거를 승리로 이끕시다"라며 은근히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선동했다.

이어 연사로 나선 김학원 충남도지부장과 홍선기 대전시장은 "국가지도자로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인물은 김종필총재 뿐"이라고 추켜세운 뒤 "당과 당원이 하나로 뭉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며 올 선거에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심대평 충남도지사는 "김종필총재는 그동안 우리의 기둥이자 버팀목 역할을 했다. 국가개혁의 진원지가 될 수 있도록 충청권이 나서야 한다"고 피력한 뒤 "6월 지방선거에 압승을 위해 이 한 몸 던지겠다"고 연설조의 강한 톤으로 말해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3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원종 충북지사는 특별한 정치적 발언 없이 "올 한해 여러분들의 가정에 모든 소원 이루어지길 축원한다"는 짤막한 연설을 해 최근 한나라당 입당설과 관련, 본인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했다.

행사가 끝난 후 이완구 의원(충남 청양·홍성)은 행사 처음 참석자 호명 순서에서 자신의 지역구 기초의회 의원들을 호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의원은 사회를 본 정진석 의원을 찾아가 "왜 내 지역구인 홍성지역 기초의회 의원들은 거명하지 않았느냐. 실수로 빠뜨린 거야, 아니면 의도적으로 빼놓은 거야. 똑바로 해"라고 얼굴을 붉혀가며 강한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다른 대선 후보들과 연대 안해″

행사직후 JP는 기자회견을 갖고 내각제 신당추진 구상 등을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 보수신당 추진과정에서 기존 정당과의 연대나 합당이 가능한가.

"모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선까지 신보수 세력이 대동 단결 할 수 있도록 세를 규합할 계획이다"

- 정치자금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많은데.

"우리도 염려하는 점이다. 그러나 종전 대선운동과는 달리 사람이 모인 곳을 찾아다니겠다. 국고보조금과 성의있게 도와주는 성금으로 충당될 것이다. 움직이는 데 필요한 교통비 정도만 있으면 된다. 뿌리고 다닐 이유가 없다. 다른 후보들이나 어디서 돈이 나 쓰고 있는 지 감시해달라.

- 민주당 및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과의 연대가능성은.

"가정을 놓고 얘기하지 않겠다. 내가 두번이나 속았다. 내각제를 한다고 해놓고 위에 올라가면 깨끗하게 잊어버리는 것을 또 당할 수 없다. 그런 사람 나올 것 같지도 않다. 성패를 불구하고 국민에게 호소하겠다"

- 보수신당 창당시기를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나.

"가급적이면 지방선거전에 그런 형태로 정돈, 발족됐으면 한다."

- 개헌공론화를 김대중 대통령에게 요구할 용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4년 중임제, 부통령제, 대권·당권분리론이 나오는 것은 현 대통령중심제의 단점과 모순을 시인하는 것이다. 지금 이런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에 관여했던 사람들이다. 전부 지난 날 겪고서 지금 제도로 바꾼 것이다. 땜질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공론화 과정에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이다.

- 민주당 이인제 고문이 자민련과 연대를 얘기했는데.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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