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이상진 대전시의회 의사담당관

이상진 담당관.
이상진 대전시의회 의사담당관(58)의 첫 마라톤  42.195㎞ 풀코스 도전 성공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58세인 이 담당관은 지난 3월18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 동아마라톤대회에 참석, 완주를 했다. 42.195㎞는 그에게는 처음이다.

“정말 60 전에 해보고 싶었죠. 도전을 한다는 것은 삶에 활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기록에 대해 묻자 “완주라고만 해 달라”고 말했다. 나중에 들은 기록은 4시간 24분. 아침 8시20분에 뛰기 시작해 12시44분에 골인 지점을 밟았다. 기록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지 “4시간 10분대에는 들어왔어야 하는데...”했다. 이 담당관이 주로 뛰던 코스는 10㎞와 하프였다. 10㎞는 47분, 하프는 1시간48분. 또 마지막 연습한 30㎞는 2시간 48분에 달렸다. 이 기록대로라면 4시간 10분대라는 계산이다.

38㎞지점에서 고비...“쉬면(포기하면) 습관된다” 떠올려

첫 도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38㎞지점에서 한 차례 고비가 있었다. 피로가 확 몰려 왔다. 이봉주 선수가 치고 나가던 바로 그 지점이다. 어떡해야 하나.

“마라톤 마니아들은 쉬면 습관 된다는 말을 해요. 절대 도중하차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수 없이 들어왔기 때문 이를 악물었지요.” 고비를 떠올리던 이 담당관은 “또 (마라톤은) 자기와의 약속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이 다시 몰려오는 듯 했다.

이 담당관은 그동안 마라톤 완주를 위해 4년여를 준비했다. 천주교 신자(둔산동성당)인 이 담당관은 가톨릭마라톤 클럽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달리기 대회에 참석하면서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후 10㎞를 열 차례 뛰었고, 하프코스도 일곱 차례나 성공했다. 최종적으로 지난 2월25일 전북진안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30㎞를 뛰었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어 이번에 완주에 도전을 한 것이다.

운동은 주말과 주중 저녁을 이용했다. 주말에는 가톨릭마라톤동호회원들과 대덕대교에서 만나 갑천 변을 뛰었다. 또 주중에는 목요달리기 모임에서 매주 목요일 밤 9시에 만나 서구 둔산동 영진공원을 한 시간씩 뛰었다. 12바퀴 정도면 된다. 그리고 저녁운동으로 한밭대교에서 복수교까지 갔다 오는 코스(14㎞)도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젊게 살려면 뛰어라"...건강 나이는 20년 젊어

지난 3월18일 마라톤대회에 참석, 뛰는 모습.(동아일보가 참가자들을 다양하게 촬영해 제공해 준 것이다)
마라톤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영진공원을 몇 바퀴 뛰고 나서는 사 나흘은 다리 근육이 뭉쳐 힘들어서 고생했다. '한 바퀴 뛰고 한바퀴는 걷고 하면서 몸에 익숙해 질 때까지 해야 한다'는 동료의 말을 듣고 요령을 익혔다.

이번 마라톤 완주를 위해 언덕코스도 연습을 했다. 지난번 금산 인삼엑스포대회에서는 19㎞지점부터 2㎞를 걸어서 오기도 했다. 언덕이 연습이 안됐기 때문이었다. 그 뒤 계족산에서 언덕을 오르는 연습을 하고, 지난해 10월 대청호 하프마라톤 대회에 갔을 때는 거뜬함을 느꼈다.

이 담당관의 작은 몸집은 대전시청 내에서도 눈에 띈다. 5척 단구다. 외소한 편이다. 당연히 집에서 걱정도 했을 법했다. 이번 대회 참가도 집에다가는 둘러대고 갔다 왔다. ‘너무 뛴다’고 걱정하는 부인에게는 “서울 아들네 집에 갔다 온다”고 했다. 대회 이틀 남겨두고 부인한테 마라톤대회에 간다는 말은 했지만 “얼마나 뛰느냐”고 물을 때 “하프지, 뭐” 하고 또 거짓말을 했다. 동아마라톤대회는 하프가 없다는 사실을 집사람이 모르기 때문이다.

새로 개발되는 대전마라톤 코스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이 담당관은 이번에 완주에 앞서 체력 측정을 받았다. 의사로부터 판정받은 건강나이는 ‘40대 후반’. 20년을 젊게 살고 있다. 그는 “마라톤하고 술이 늘었다”고 했다. 예전에 반병이던 소주가 요즘은 한 병까지는 거뜬하다. 체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부부관계는요?”. “허허허... 노코멘트 해야지” 말을 바꿨다. 그러나 얼굴은 더 환했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사람을 생기 있게 하는 것 같아요. 소위 젊게 산다는 말이 맞아요.”

이 담당관은 지난 68년 공직에 들어왔으니 꼬박 38년 공직생활을 했다. 89년 직할시 될 때 대전에 들어와 한밭도서관 총무과장과 세정과 평가계장을 지냈다. 그리고 의회 교육사회전문위원과 법무담당관, 환경정책과장, 세정과장, 지하철관리부장을 거쳐 의사담당관으로 있다. 60 전에 완주를 이룬 이 담당관은 또 꿈을 꾸고 있다. 새로 만들어진 대전 마라톤코스를 완주할 생각이다.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마라톤대회에 많이 다녀 봤지만, 갑천 주변 만한데 없어요. 명소가 될거예요.”

이 담당관 손전화 011-421-6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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