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홍도동 직원들과 같이 정상 출근 봉사 펼처

“정년퇴직 후 18년간 무보수로 자신이 거주했던 동사무소에 매일같이 출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국 최고령 실버자원봉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구 내동 코롱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은영(75세, 남.)옹. 이 옹은 홍도동에서 거주할 당시(1988년까지) 19통 통장으로서 3년간 행정경험이 기초가 돼 동사무소에서 자원봉사활동이 시작됐다.

한편 이 옹은 장기 군복무(18년)와 전매청 근무경력(20년) 등 총 38년의 직장생활 경험을 통해 통장역할 또한 훌륭하게 수행한 모범 통장으로 입소문이 날 정도로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인기를 독차지 했다.

당시 이 옹은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한학이 빛을 발휘할 수 있었던 계기는 주민등록증 일제경신(1983년도 이후)을 하면서다. 직원들도 처음 접하는 한자를 막힘없이 처리함은 물론 필체가 뛰어나 주민들은 물론이고 관계공무원들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였다고 한다.

이 옹은 말 그래도 무보수 자원봉사자다. 그래서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구청 통근버스를 이용 정시에 출근하고 있다. 하루 일과는 직원일손 지원부터 각종 민원서류인 출생신고와 대형폐기물접수 처리, 민원안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 옹은 지번이 복잡한 홍도동지역의 지형을 꿰고 있어 지번을 찾지 못한 외래 손님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으며, 또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세금고지서 등 각종 고지서를 통별 분류작업은 도맡아 할 정도로 지역번지와 거주자들의 내력을 잘 알고 있다.

이 옹은 “전산화가 되면서 이제 자원봉사 할일이 없겠다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사람이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웃들에게 봉사하면서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옹은 “비가 온다든지 눈이 내려 출근길이 걱정이 되는 날은 가끔은 집에서 쉬고 싶을 때가 있지만 정시에 출근을 하지 않는 날이면 동사무소 직원이나 주민들한테서 전화가 올 정도로 자신을 알아준다”고 말했다.

또 “젊은 친구들이 한자에 익숙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도와주면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좋다”면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행복하고 젊어지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질문을 했더니 “나에게 주어진 것이 없으니까 어려움이 없다”라는 말로 화답을 해와 처음엔 어리둥절해졌다. 무슨 뜻일까 하는 생각에서...... 속뜻인즉 “욕심을 부리지 않고 순순한 봉사자체를 즐겁게 생각하고 또 여기서 행복을 느낀다”

동사무소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옹에게 따로 비공식적으로 직함을 주었다. 예상 밖의 직함이다. 젊은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 장로가 되면서 ‘장로’님 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밖에 이 옹은 연금으로 편안한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 4남매를 두고 있는데 장남은 지난해 국세청 부이사관으로 정년퇴임, 둘째는 연세대 공대교수로 재직, 셋째는 자영업을 하고 있다. 넷째(딸)는 미국 켈리포니아에서 사위와 함께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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