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박남순씨와 경선…69% 지지율 얻어

변평섭 신임회장(왼쪽)과 박남순 현 수석부회장이 선거가 끝난 뒤 두 손을 잡고 서로 위로와 축하를 보내주고 있다.

제28대 충남대 총동창회장에 변평섭 충청투데이회장이 피선됐다.

충남대 총동창회는 11일 유성호텔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동창회 역사상 첫 경선을 실시, 69%의 득표율로 박남순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제친 변평섭 후보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는 총 149명으로 이중 1명은 경선에 반발해 투표 전에 퇴장했고, 148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변 후보가 102표, 박 후보가 45표를 얻었고 1명이 기권했다.

변 신임회장은 투표에 앞선 정견발표에서 자신의 대전시장 출마 경력을 의식한 듯 “나는 열린우리당도 아니고 신당도 아닌 충남대학당원”이라며 ‘정치적 출마’라는 주변의 시각을 일축했다. 이어 그동안 동창회 일에 대해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해 솔직히 시인하며 그러나 “야구에서 위기나 기회 때 등장하는 핀치히터, 즉 대타로 생각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꿩잡는 게 매’라는 관용어를 인용해 “내가 동창회장이 되면 동창회관 건립을 지원해주기로 약속한 분들이 많다.”며 동창회장으로서 재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보완해 나갔다.

변평섭씨
박남순씨

이어 “서울 지하철에는 이대역, 서울대역이 있는 반면 충남대 앞으로는 대전지하철이 지나가지 않는가 하면, 충남대 출신 총장하나 만들기 어려운 게 충남대의 현 주소”라고 비판한 뒤 자신이 회장이 되면 충대인이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파워 넘치는 충남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변 신임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로스쿨 유치, 사범대 신설, 동창회관 건립’ 등을 내걸었다.

이보다 먼저 정견발표를 한 박남순 총동창회수석부회장은 그동안 동창회일을 맡으면서 동창회관 건립 추진, 백마상 제정 등 학교 발전에 노력해온 공헌론을 내세우며 자신이 회장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12만 동문을 한데 묶는 구심점인 동창회관 건립, 동창회의 위상제고, 참여율이 저조한 동창회의 활성화를 위한 조직적 시스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었다.

이날 저녁 6시 40분 현 정덕기 회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간략한 경과보고, 회계보고, 감사보고에 이어 신임 임원 선출 순으로 진행된 이날 총회는 2시간이 지난 8시 50분에서야 폐회돼 신임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진통에 진통을 거듭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 동창회장 선출하던 날 이모저모

전형위원회추대-투표경선 주장 ‘팽팽’
한 이사가 투표를 한 뒤 밝은 표정으로 돌아 나오고 있다.

○…이날 정기이사회는 ‘투표경선 없이 전형위원회를 긴급 구성해 1명을 회장으로 추대하자’는 현 집행부 및 졸업 1, 2회 생들이 주축이 된 원로급의 주장과 ‘이미 사전 조율을 실패한 상황에서 재추대는 말이 안 되니 투표 경선으로 가자’는 신진급의 주장이 팽팽.

결국 두 안건을 표결에 부친 결과 수를 세 볼 필요도 없이 ‘투표경선 안’이 압도적으로 채택.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우리 사회가 민주사회로 간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여기저기서 경선 후유증으로 동창회 내부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표출.

이견 분분할 때마다 마이크 잡자 “역시 이 회장”
이인구 계룡건설명예회장(가운데)이 회의 진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왼쪽은 정덕기 현 회장, 오른쪽은 김보성 전 대전시장

○…이사회에 참석한 이인구 계룡건설명예회장(전 총동창회장)은 회의 중 이견이 심화될 때마다 마이크를 잡고 회의를 원활하게 진행토록 조정에 나서자 참석자들은 ‘역시 이 회장’이라며 고개를 끄덕.

이 회장은 현 집행부측이 임시의장을 선출하면서 동시에 전형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안건을 상정한 것에 대해 여기저기서 반발이 일자 “이런 식으로 하다간 밤을 세워도 부족하다.”며 “먼저 임시의장을 뽑고 난 뒤 선출방식을 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공방을 차단.

이어 회의 말미에도 감사선출 건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자 “현 감사들이 회계사, 변호사들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그동안 대과가 없었던 만큼 재추대하는 것으로 하자’는 동의안을 내자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재청, 삼청을 표시.

투표경선에 불복해 퇴장하자 분위기 썰렁
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정덕기 회장은 회장추대 경과보고에서 두 후보가 동석한 4자회의, 역대회장단 회의, 집행부와의 회의 등 수차례에 걸쳐 1인 추대를 시도했었으나 서로 양보하지 않아 합의에 실패했다고 술회.

그러면서도 정 회장은 보고 중에 ‘선배인 박 후보가 먼저 회장을 맡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언급을 되풀이하자 일부 이사들로부터 빈축.

이어 1, 2회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한 원로급 동문들이 ‘축제의 장,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할 총동창회장 선출이 정치판을 답습해서는 곤란하다’며 정 회장의 ‘경선불가론’에 대한 지원에 나섰으나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

결국 투표경선이 통과되자 한 이사는 마이크를 잡고 “이래서는 안 된다.”며 목청을 높인 뒤 곧바로 퇴장하자 잠시 장내 분위기가 썰렁.

‘패배 인정-감싸안기’ 유종의 미
검표위원들이 검표를 하고 있다.

○…득표 발표가 있자마자 변 당선자가 박 후보 자리로 찾아가자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 이에 박 후보도 변 당선자의 손을 이끌며 단상 앞으로 나가 함께 두 손을 치켜들며 당선을 축하.

변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박 후보에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동창회일에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고 요청.

한편 ‘충남대총동창회 사상 첫 경선’이라는 화젯거리에 기자들이 취재를 나오자 일부에선 ‘언론계 대선배인 변 회장이 동원령을 내린 것이 아니겠느냐’고 한 발 더 나가 나름대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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