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그만두고 12년째 미곡상 운영하는 이종운씨

◈훈훈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쌀집 아저씨 이종운씨.

쌀집 아저씨가 이집저집 힘들게 배달하며 모은 이익금을 십일조 형식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다시 환원해 오고 있는 사실이 뒤 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시 동구 가양2동에서 ‘천일미곡’상을 운영하는 이종운(48세)씨로 지난해부터 자신은 이제 먹고살만하다며 동네주민들에게 이익금 일부를 되돌려 주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씨는 이에 앞서 대전시청 등에서 8년간의 공무원생활을 하다 ‘92년 공무원생활을 접고, 퇴직금을 종자돈으로 하여 조그마한 쌀가게를 차리고 제2의 인생을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 자신만만했던 양곡상 운영이 시간이 흐르면서 여의치 않게 되자 나약해진 자신의 처지는 지푸라기라도 붙들고 싶은 심정에서 인근 교회를 찾아간 것이 신앙생활의 첫 발길이었다고 한다.

신앙생활 10년, 욕심을 버리고 순순한 본연의 맘으로 돌아가는 데 익숙해진 이씨는 양곡상을 운영하면서 벌은 수익금 일부를 십일조 형식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을 무료로 나눠주는 생활속의 헌금활동을 지난 해부터 펼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쌀 배달하러 갔다가 어려운 이웃을 만나게 되는 날이면 쌀값을 받지 않고 그냥 나오는데 그때의 느낌은 대통령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흡족하고 행복하기만 하다고 한다.

생활이 빈곤한 사람으로부터 쌀값을 받지 않아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는 그의 생활철학 뒤에는 아름다운 마음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남을 배려하면 배려한 만큼 곱절로 다시 내게 돌아온다는 진리를 이미 터득했기 때문이다. 명절 때 월세방을 살고 있는 분들이 쌀값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내미는 식용유 1병의 선물이 그렇게 행복하고 보람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누가 이런 값진 선물을 받아 볼 수 있을까 말이다.

또 이씨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살아가고 싶다”며 ‘91년부터 통장역할까지 맡고 있다. “남을 배려하며 살아갈 때 성자가 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웃과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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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을호 시민기자는 동구청 공보실에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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