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노인요양원 황인옥씨, 8년간 치매노인 보살펴

◈황인옥 씨.

“치매와 중풍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어머님께 불효함을 사죄하기 위해 그 좋던 직장도 버리고, 같은 처지에 있는 어르신들과 함께 同居同樂하며 생활한 시간이 벌써 8년이나 됐습니다”

대전노인요양원에 근무하는 황인옥(사회복지사, 53세, 여)씨가 그 화제의 주인공이다.

황씨는 ’80년대 어머님이 7년간 치매와 중풍으로 온 집안 식구들을 힘들게 할 당시 대덕연구단지 한국표준과학연구소에 입사해 남들의 부러움과 자존심이 치솟을 정도로 잘 나가던 시절이었다.

어머니는 당시 치매와 심한 중풍으로 대소변을 받아내야 할 정도로 보호자가 옆에 늘 있어야만 되는 심각한 상태였다. 처음엔 직장에서 업무가 끝나는 대로 어머님을 찾아가 지극정성으로 보살펴드렸다.

그러나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어머님을 보살펴 드린 시간이 한해를 거듭하면서 3년이 되는 해부터 첨차 꾀가 나기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어머님 곁을 가는 일도 점차 줄어들었고, 공교롭게도 어머님은 이때 세상을 훌쩍 떠나셨다.

처음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너무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황씨는 어머님께 불효했던 지난일로 가위에 눌려 밤잠을 뜬눈으로 새우는 나날로 이어졌다.

황씨는 결국 다니던 직장을 포기하고 돌아가신 어머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결국 ’92년 일본유학길에 오르게 됐다. 일어회화가 자유로운 황씨는 노인복지프로그램이 잘 된 이웃나라 일본에서 개호복지 공부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곧 바로 고국으로 돌아와 첫 직장으로 취직한 곳이 대전노인요양원이다. 황씨는 이때부터 어머님께 불효했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사죄하기 위해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시설거주 어르신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황씨는 일본에서 전문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배운 경험을 살려 시설거주 노인들을 어머님같이 생각하고 각별하게 보살펴 드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노인들은 황씨를 자식 같이 생각하고, 서로 의지를 하기 시작, 지금은 친 딸 같은 감정으로 잔심부름까지 부탁을 하고 있다. 황씨 역시 친부모님 같이 생각하고 다시는 후회하지 않도록 잘 보살펴 드리고 있다.

이와 함께 황씨는 또 주경야독으로 대전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쳐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석사학위 졸업 논문에서 돌아가신 어머님이 중풍과 치매로 가정에서 보호를 하는데 한계점을 직접 체험한 부분을 주제 삼아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제도’를 제시해 높은 점수를 받아 학위논문을 패스했다.

황씨는 “돌아가신 어머님 때문에 뒤 늦게 사회복지사의 길을 택하고 석사학위를 받았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님!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평안하게 지내고 계신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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