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익 대전시 사무관 복지만두레 진두 지휘

김헌익 사무관(52)에게 2004년은 남다르다. 공무원으로서 무슨 도전 목표가 있을까 싶지만, 김 사무관은 그게 아니다. '복지만두레'. 대전시의 새해 화두가 되고 있는 복지만두레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고 또 이것을 정착시킨다는 목표가 그 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청 김헌익 사무관.

"기분은 좋습니다. 공무원이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 본 임무이지만, 중요한 일에 참여한다는 것은 운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운도 있는 공무원이지요."

김 사무관은 연초부터 염홍철 대전시장이 입만 열면 나오는 '복지만두레'를 이름지은 주인공이다. 복지정책과 복지기획 담당 사무관으로서 결재 서류에 염 시장의 '명칭 재검토' 지시를 받고 사나흘 고민했다고 '작명'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처음에는 올라간 이름은 '복지연대회의'. 그러나 전국에서 처음 시작하는 복지네트워크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새로운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며칠 뒤 다시 이름을 몇 가지 올렸지요. 1안이 사회복지연합회였고 한마음복지회, 사랑나눔회, 복지만두레, 사랑 ÷×,사랑의 샘터, SLH(share love hope)가 있는데 이 가운데 복지만두레가 낙점된 것입니다."

김 사무관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역사에 두레라든지 상평창 구휼제도가 있는 문헌을 뒤지다 만두레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레라는 너무 일반화돼 있고 또 리(理) 단위로 이뤄지는 것이 만두레여서 이것을 택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작명에 대해 은근한 자부심을 갖는 김 사무관은 "이 제도는 세계 최초"라며 "이 제도가 잘 정착되면 대전지역에서 복지사각이 사라지게 된다"며 꿈에 부풀어 있다. 김 사무관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또 하나의 동네 단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무관은 "다만 이 제도의 정착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끊임없는 관심을 당부했다.



- 복지만두레가 또 하나의 자생단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 이름만 그럴듯한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이 만두레에는 지역 유지들도 포함되겠지만 현재 복지시책을 추진하는 종교단체나 의사 한의사 등 병원, 약국 등 이런 자원을 총망라해서 조직된다."

-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79개 행정동에 1785명이 참여해 구성했다. 주요 멤버는 앞서 얘기한대로 의사 한의사 종교단체 자원봉사 단체, 경찰 등이 포함돼 있다.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길을 모른다는 분들을 새롭게 발굴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 기존의 자생단체를 활용하는 게 아니다. 새로운 조직이고 목표도 좀더 종합적이고 구체화시킨 것이다."

- 복지만두레 구상은 어디서 나왔나.

"구상은 시장이 관선시장일 때 94년에 이미 제창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현장에 있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 복지학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복지네트워크 전달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해 왔는데 그것을 구체화한 것은 대전이 처음이다. 여러 사람들의 구상이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복지사회전담공무원이 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마친 뒤 동단위 복지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해서 시작한 것이다. 현장에 있는 사회복지공무원들이 필요성을 제기해 시작된 것이라 보면 된다.
그러나 지난 94년 11월 대전시사회복지대회에서 염시장이 기조강연에서 강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행복한 사회로 가는 대전형 사회복지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는데 거기에 이미 '복지 네트워크' 라는 단어라든지 '복지 전달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

- 명칭이 재미있다. 이름은 누가 지었나.

"내 만들었다. 처음에는 사회복지연대회의라고 했는데 이름이 와 닿지 않는다고 시장이 지적해서 찾다보니까 만두레라는 것이 나왔다."

- 어디서 찾았나.

"보통 이름은 옛날 것에서 많이 참고하는데 관련 책을 뒤적거렸다. 지역단위 복지다 보니 역사에 두레라든지 상평창 구휼제도 등을 뒤지다 만두레를 보고 사용하게 됐다. 이것은 두레 보다 범위가 넓은 것인데다 리(理) 단위로 이뤄지는 것이 우리의 동단위 복지와 맞아떨어졌다."

-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가.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을 자신의 동에서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자원을 발굴해서 수요자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올해목표는 이 제도를 완전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전지역의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하게 된다."

- 5일부터 일본을 다녀오는 것으로 아는데...무엇 때문인가.

"10일까지 시와 구청의 복지 담당자, 그리고 보육시설 단체장 4명 등이 일본을 방문한다. 동경과 오사카는 가는데 1주일간 다녀온다. 현장을 보고 업그레이드 할 것이 있으면 더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김헌익 복지기획 담당 사무관은 51년 서천에서 출생해 76년 공직에 처음 발을 들여놨다. 95년도에 사무관에 승진한뒤 법무담당관실 과학기술과 국제통상과 기업지원과 등에서 근무하다 2003년 8월 복지기획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손전화 011-455-0919. 이메일 hunik@metro.daeje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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