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의 기준점 입춘 아닌 동지가 맞아

 명리학자 이선집씨 주장



″그동안 사주팔자를 해석할 때 일년의 시작을 입춘(立春)으로 기준하는데 이것은 과거 정치적 제도가 정하는 기준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시작된 착오입니다. 사주팔자에서 일년의 시작은 동지(冬至)로 해야 맞습니다.″

명리학을 연구하는 이선집씨(41)가 ′명리정해(命理精解)′라는 자신의 책을 통해 사주팔자 해석하는 법이 그동안 잘못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명리학계에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그는 ″역학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문서(古文書)를 통해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 없이 잘못 해석된 책을 가지고 공부해 그 이론으로 지금까지 사주팔자를 풀었다″며 입춘(立春)을 기준으로 보아왔던 사주팔자는 모두 잘못이라는 설명을 했다.

다음은 이선집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사주팔자에서 일년의 시작이 동지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논어에 이런 글귀가 있어요. ‘하(夏)나라는 입춘(立春)을 1월로 쓰니 사람이 바로 되고 상나라는 12월을 1월로 쓰게 되니 땅이 열리게 되며 주나라는 동지(冬至)를 1월로 쓰니 하늘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옛 성인이 초목이 싹을 틔우는 입춘(立春)을 일년의 첫달로 바꾸어 정한 것은 백성들의 일상생활에 편리를 도모하기 위하여 제도로 정한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사주팔자라는 것은 하늘의 뜻을 알아보는 것이기 때문에 동지가 기준이 돼야 하나 대부분 사주팔자 해석에 있어 입춘이 기준이 되었던 것은 이러한 문구가 잘못 해석된 책들로 공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사주팔자라고 하는 것은 육십갑자로 년, 월, 일, 시에 대한 표시를 정하고 그 표시가 사람의 운명을 측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시점은 해와 달이 일렬로 늘어서고 오성(금성, 목성, 화성, 수성, 토성)은 구슬을 꿰어 놓은 것처럼 모두 정북쪽 방향에 집합하여 있는 시점을 육십갑자의 기점으로 잡아 갑자년(甲子年), 갑자월(甲子月), 갑자일(甲子日), 갑자시(甲子時)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입춘은 이런 기준점에서 불과 45일 후에 있는 절기입니다. 입춘(立春)을 일년의 기준일로 잡는다면 45일만에 또 다른 한해가 시작한다는 얘기가 되죠. 따라서 반드시 동지(冬至)를 기준으로 잡아야 합니다.”

- 그동안 사주팔자 해석이 전부 잘못됐다는 말인가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실입니다. 명리학이 발달한 중국에서는 사주팔자에서 일년의 시작을 동지(冬至)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입춘(立春)을 일년의 시작으로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잘못된 해석을 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명리학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문서(古文書)를 직접 해석하며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해석된 책을 가지고 공부하다 보니 대부분 기준일을 잘못 잡아 사주팔자를 정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어떤 계기로 사주팔자 해석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가

“우연히 이명허 선사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분에게 제가 명리학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니 그분 명리학을 공부하려면 근간부터 연구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문연각사고전서(文淵閣四庫全書)에 월력지에 관한 연구가 수록돼 있는데 그것을 연구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될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99년부터 2년간 문연각사고전서를 비롯해서 명리학과 관련된 많은 고서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 이런 주장이 학계의 반발을 가져올텐데

“예, 각오하고 있습니다. 학문이라는 것이 원래 성인(聖人)들이 주장한 내용 즉, 불경(佛經)이나 성경(聖經)에는 누가 감히 문제를 제기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밖의 학문에 대해서는 해석에서 많은 의견이 대립하지 않습니까. 얼마 전 김용옥교수의 논어해석을 놓고도 학자들 사이에 말이 많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저는 단순히 고문서(古文書)를 해석한 것이지 제가 새로운 학설을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반발이 무서워 계속 잘못해석 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저한테는 더 무서운 일이죠”

- 일반인들에게 한 말씀한다면

“많은 분들이 사주팔자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주팔자도 하나의 학문인데도 불구하고 미신정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사주팔자를 통해서 피흉추길(被凶追吉) 즉, 흉한 것을 피하고 좋은 것을 쫓을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학문입니다. 운명이라고 하는 것은 사주팔자에 의해 일부가 정해지긴 하지만 대부분의 운명은 자신이 개척해 나가는 것이죠.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앞으로 편견 없이 사주팔자도 하나의 학문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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