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신우신염으로 발전

지난 3일 새벽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으로 전 세계인들이 큰 충격과 슬픔에 젖었다. 이러한 가운데 교황의 사인이 요로 감염으로 알려지면서 이 질환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을지대학병원 비뇨기과 이승배 교수(042-611-3533)의 도움말로 요로 감염의 증상과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여성 2~3명 중 1명이 요로 감염 경험

요로 감염이란 소변을 배설하는 기관인 신장, 요관, 방광, 전립선, 요도 등에 세균이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요로 감염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잘 발생하는 질환으로, 실제로 여성 2~3명 가운데 1명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여성의 요도는 항문 근처에 있고, 그 길이가 약 4cm로 짧으며, 요도의 입구가 음순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행위 도중에 세균이 방광 내로 잘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에는 요로 감염이 조산을 유발하여 미숙아 탄생이나 신생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남성에서의 요로 감염은 그 자체가 드문 질환이나, 남자에서 방광염이나 신우신염 같은 요로 감염이 발생할 경우 혹시 당뇨병이나 요석, 역류, 전립선 비대 등 비뇨기계통의 다른 질환에 합병된 요로 감염이 아닌지를 검사해 보아야한다.

을지대학병원 비뇨기과 이승배 교수는 “발열을 동반한 급성전립선염의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치료를 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상치골 방광루를 설치하는 수술을 시행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요로 감염은 영아기의 아이들에게 잘 발생하는 것으로 여아의 경우 약 3~5%, 남아는 약 1%의 유병률을 각각 보인다

영아기의 아이들은 신장과 방광, 방광과 요도간의 거리가 성인에 비해 매우 짧고 박테리아나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에 방광에 정착한 세균이 요관을 거쳐 신장으로 퍼져서 신우신염을 일으키기가 더 쉽다.

이유없는 열, 요로 감염 의심해봐야

요로 감염의 증상은 소변을 볼 때 요도 부근이 매우 따가운 배뇨통, 주로 소변을 비정상적으로 자주 보게 되는 빈뇨, 소변이 급하게 나올 것 같은 긴급뇨 등이 초기에 발생하며, 소변에서 냄새가 나고 색이 변할 수도 있다.

심한 열과 허리의 통증이 나타날 경우에는 신장 등 상부 요로의 감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아들의 경우에는 증상이 불분명하게 나타나고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유 없이 생기는 발열, 성장 장애, 간질,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 요로 감염이 원인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급성요로 감염의 경우에는 제때 발견하지 못하거나 치료가 안되면 계속 재발되거나 만성신우신염으로 진행된다.

특히 방광요관역류나 폐쇄성 요로병증이 있는 소아에서 자주 재발하는 신우신염은 신장에 반흔과 손상을 주고 결과적으로 빈혈, 고혈압, 성장부진을 보이는 만성 신부전으로 발전한다. 심할 경우에는 신장에 고름을 괴게 만들어 복강으로 터지기도 한다.

요로 감염 예방 위해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

요로 감염의 증상들이 나타나면 무엇보다 즉시 의사의 진찰과 소변 검사를 시행해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요로 감염은 저절로 낫는 경우는 드물며, 치료기간은 항생제의 종류와 세균 감염이 퍼진 정도를 고려하여 결정되지만 합병증이 없는 일반적인 요도염 또는 방광염의 경우 3~7일 정도의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만약 신우신염이 의심될 때에는 입원을 하여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편히 쉬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적절하고 충분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만성신우신염으로 발전하거나, 신반흔을 일으켜 신장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특별한 원인 없이도 재발하는 여성의 경우 부부 관계 시에 지나치게 요도입구를 자극하여 요도나 방광에 외상을 줄 수 있는 체위를 피하고, 관계 후 15분 이내에는 소변을 보도록 해야한다.

평소에도 소변을 무리하게 참지 말고 보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바로 보도록 하며, 배변 후 휴지를 닦을 때는 반드시 앞쪽에서 뒤쪽(항문 쪽)으로 닦도록 해야 한다. 또 나일론 대신 면 재질의 팬티를 입으면 요도 출구부위의 습기를 잘 빨아들여 건조한 상태를 잘 유지시켜주어 요도 입구 주위의 위생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예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부 관계 후에 빈번하게 재발하는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과 판단에 따라서, 성교 후에 항생제를 1회 복용하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아이들의 경우에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가 소변을 보고 싶어하면 바로 소변을 보게 해줘야 하며 꽉 끼는 바지보다는 헐렁한 바지 또는 치마를 입히는 것이 더 좋다.

팬티도 면으로 된 헐렁한 것을 입히고 변을 앞에서 뒤로 닦게 연습시키는 것이 좋다. 변을 뒤에서 앞으로 닦으면 대장균을 비롯한 항문 주위의 많은 균들을 요도 입구로 옮길 수 있어 요로 감염에 더 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아는 사타구니를 씻을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비뇨기과 이승배 교수는“비누를 사용해서 사타구니를 자주 씻으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며 또한 우리 몸을 보호하는 균이 씻겨 나가면서 잡균들이 잘 자라 요로 감염이 더 잘 올 수 있다”며“목욕을 할 때는 몸에 묻은 비누를 잘 씻어내야 하고 목욕 시간도 짧게 하고 목욕 후에는 꼭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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