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교수 “전문가 집단의 객관적 평가에 맡겨야”


최근 충청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 하고 있는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선정문제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가 11일 오후 천안시민회관에서 개최됐다.

충남발전연구원의 주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성무용 천안시장, 박상돈 국회의원, 관련 공무원을 비롯 유치 경쟁중인 대전, 충남, 충북 지역 관계자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충남발전연구원 김용웅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고속철도는 우리나라 대중교통의 한 단계를 뛰어넘는 큰 사업이고 분기역을 결정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분기역에 대해 충남ㆍ대전ㆍ충북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쟁은 자기 지역에 대한 애정과 열망의 표현으로서 앞으로도 키워나가야 할 좋은 정신”이라며 “이런 경쟁을 통해 삼개 시도가 상생과 협력의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무용 천안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내용은 다르겠지만 제 작년에 고속철도 역사명칭 때문에 아산과 갈등이 있었다”면서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좋은 의견이 모아지고 어떤 결정이 나오든 충청인이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허재완 교수(중앙대학교)는 진행에 앞서 “분기역 유치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며 경청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는 등, 토론회가 자칫 중단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려하는 분위기였다.

서광석 교수 “빠른 사업추진만이 경쟁력 확보”
서광석 교수.

이날 토론회에서 「호남고속철도 사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한 서광석 교수(한국철도대학)는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은 행정수도 입지 선정과 관련이 있어 이에 대한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과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며 “이 사업은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야만 국가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관련 지역들의 요구에 대해 정치적인 대응으로 연결하는 것 보다 반드시 계획이라는 관점에서 국가의 기간교통망을 건설하기위한 철학을 가진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그 지역에서 주장하는 것이 반드시 타당하다는 논리는 없다는 점에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의 강력한 사업에 대한 추진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행정수도입지 선정과 상호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고려되어야할 사항들과 함께 검토되어서 추진되어야 하지만 직접관련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되도록 바른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록 교수 “정치논리 반대, 전문가의 객관적 평가에 근거해야”
이정록 교수.

제 2주제의 발제를 담당한 이정록교수(전남대)는 ‘호남고속철도 노선의 합리적 선정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분기역 선정은 어떤 정치적 논리에도 휘둘리지 말고 전문가 집단이 참여한 객관적인 평가결과에 근거하여 최적의 대안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자칫 분기역의 유치를 둘러 싼 충청권의 지역 갈등이 오히려 호남고속철도의 조기착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 교수는 분기역 유치경쟁 중인 천안ㆍ오송ㆍ대전지역의 주장을 각각 검토한 뒤 ▲ 국가 전체의 이익을 고려한 입지선정 ▲ 낙후지역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입지 ▲ 호남권 주민의 편의성을 고려한 입지선정 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또 “호남고속철도가 단순히 수도권과 영남권에 집중된 불균형 정책에 대한 보상 차원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새로운 성장축 발굴 차원에서 조기착공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호남고속철도의 건설시기는 비용편익이라는 수리적 평가에만 의존해 결정될 성질이 아니고 정책적 측면과 국민통합의 정치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관계자들 참여, “오송 분기역 유치” 주장

한편 ‘호남고속철도분기역오송유치추진위원회’ 관계자 30여명은 대형 버스를 통해 토론회에 참석했고, ‘서광석 교수 논문의 부당성’이라는 배포자료를 통해 오송 분기역 유치를 주장했다.

이들은 “오늘의 주제 발표 ‘호남고속철도 최적노선의 입지결정방안’ 내용은 이미 그 오류를 스스로 자인하였고 건교부가 인정한 것”이라며 “잘못된 논문을 학술토론회장에서 발표하는 것은 학자적 양심을 의심케 함은 물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지금까지 연구된 모든 자료를 신속하게 공개하여 그 타당성을 검증하되 조작된 모든 연구결과를 백지화 할 것”과 “건교부는 신행정수도의 입지와 무관하게 충북선과 연계한 X자 형태의 고속철도망을 구축할 것”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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