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김연수 변호사 등 지부 결성...22명 활동

◈민변 대전충청지부 산파역을 했던 김연수 변호사(왼쪽)와 창립멤버인 송동호 사무처장(가운데),감사를 맡고 있는 여운철 변호사


국보법 폐지가 뜨거운 쟁점이 되면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법사위에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상정하는데 주연(?)을 맡은 최재천 의원 등 상당수가 민변 출신들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민변 회원은 전체 변호사 5,000여명의 10%선인 500여명. 이중 22명이 대전 충청지역의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다. 지난 92년 대전지방 변호사회 소속 첫 민변 변호사가 등장한 이후 10여 동안 괄목할만하게 성장했다. 올해에는 대전충청지회에 첫 여성 회원이 탄생했다.

민변 지회가 설립된 곳은 부산 광주 전주 대전 등 전국의 4곳 밖에 안된다. 민변 지회 가운데 사무실이 있는 곳도 대전이 유일하다. 법률구조센터도 직접 운영하며 활동도 가장 활발하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상담건수는 형사 407건을 비롯 모두 2,800여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김연수 변호사 노동법률센터서 민변 태생

민변 대전충청지회의 시발점은 김연수 변호사가 지난 93년 문을 연 노동법률센터. 당시에는 변호사가 노동사건을 다루는 것 자체를 꺼려하던 시절였다. 노동조합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공안기관의 사찰대상이었다.

민변에 가입된 변호사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92년 정덕진 변호사가 대전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민변에 가입했다. 93년 김연수 변호사가 민변에 가입했다. 서울에서 93년 개업한 송동호 변호사가 95년 합류했다.

민변 대전충청지회가 첫 결성 된 것은 지난 97년. 노동법률센터를 운영하던 김연수 변호사의 주도로 정덕진 이현 이현주 송동호 김귀덕 소삼영 남현수 변호사 등 8명이 합류했다. 초대 회장은 정덕진 변호사가 맡았다.

◈2대 회장을 맡은 이현 변호사(왼쪽)와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김귀덕 변호사


2대 이현 변호사를 거쳐 지금은 김귀덕 변호사가 3대 회장을 맡고 있다. 남현우 부회장,송동호 사무처장,여운철 감사가 집행부를 이끌고 있다. 지역별로는 대전 16명, 서산1명, 천안1명, 홍성1명, 청주2명이 활동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야인시절 대전 민변회원과 막걸리

창립 당시만 해도 공안과 노동문제 등 시국사건 자체가 터부시 됐던 시절이었다. 민변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많이 끼고 봤다. 공안당국의 사찰은 당연시 됐었다.

민변 변호사들이 맡은 사건들은 대부분 시국사건. 국보법 위반사건이나 집시법 위반등 시국사건. 성모병원조합원 집시법 위반, 조폐공사 조합원 집단해고, 윤세영 간첩단 사건 등등 이른바 돈 되지 않는 사건들이었다.

김연수 변호사는 성모병원 노조원 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다고 회상했다.
"96년 여당의 노동법 날치기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죠. 수많은 노동자들이 집회에 참석했는데 유독 성모병원만이 집회에 참석한 노조원 3명을 해고시켜버렸죠.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는데 2심에서 패소했죠.”

윤세영 간첩사건도 대전지역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99년 말 조총련계 인사를 만나 서신 등을 교환한 혐의로 윤씨를 비롯한 상당수의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으로 구속됐다. 김귀덕 변호사를 비롯한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대거 변론에 나섰지만 3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 시절에는 야인으로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도 가끔 들러 민변 회원들과 어울렸다.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져 통추멤버들과 서울의 강남에 ‘화로동선’이란 음식점을 운영하던 때였다. 당시 회장였던 이현 변호사는 “노대통령이 당시 야인시절에는 같은 통추멤버인 김원웅 의원과 함께 대전을 방문해 막걸리를 마셨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시국사건에서 지방자치,언론,환경 등 스펙트럼 다양

암울한 시간을 지나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대전충청지회는 몸집이 크게 불어났다. 활동 반경도 크게 넓어졌다. 국가보안법 사건과 노동운동 범주에 머무르던 초창기와는 달리 활동반경은 지방자치, 지방분권, 언론, 환경 등 스펙트럼이 확대됐다.

민변 초창기 멤버인 송동호 변호사는 대전참여자치 시민연대 작은권리찾기 운동본부 본부장을 비롯 단체와 대전충남 민언련,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지방자치 지방분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민변 대전충청지부 홍일점인 조경임 변호사

민변 대전충청지회 감사인 여운철 변호사는 참여자치 협동사무처장과 언론피해법률지원센터소장,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 감사 등을 맡으며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고속도로 장기고립 폭설 피해에 대한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인채무회생구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현주 변호사는 참여자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동환 변호사는 사회인권분과장을 맡고 있다. 민언련에서는 김두헌 정훈진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첫 여성 민변회원인 조경임 변호사는 여민회에서 법률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남현우 변호사는 서산환경연합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참여정부 출현 후 정치배제 등 정체성 모색 활발

민변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참여정부에 들어서는 민변의 정체성 모색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분명하다. 그러나 민변 회원의 정치적 활동에는 부정적 분위기가 팽배하다. 김연수 변호사는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은 배제시키고 민권을 옹호하고 변론하는 사람들만 민변활동을 하도록 하자는 움직임이 있다”며 일단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박범계 변호사의 민변 가입문제. 지난 총선에서 대전지역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박범계 변호사가 최근 가입신청을 하자 논란이 빚어졌다. 대전충청지회 회원들 사이에서는 정치인은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지만 다수의견이 가입시키는 것으로 모아졌다.

회장을 맡고 있는 김귀덕 변호사는 “젊은 변호사들이 많이 가입해 활동을 하면서 운동의 강도는 세졌는데 그러다 보니 세대차가 많다”며 “실제 활동을 젊은 쪽으로 맞춰가는데 아직 상호교감이 아직 안됐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과도기의 한국사회에 민변이 어떻게 나아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민변 대전충청지부 회원 명단

김귀덕 변호사(회장)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6 명진빌딩 503호 472-2589
남현우 변호사(부회장) 충남 서산시 동문동 884-3 041)667-3434
송동호 변호사(사무처장)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6 명진빌딩 802호 472-8600~3
여운철 변호사(감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6 명진빌딩 471-9300~3
김두헌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6 명진빌딩 471-9300~3
김연수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6 명진빌딩 472-7100~2
나경수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1 서림빌딩 472-5511
오성균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1 서림빌딩 472-8820
이강훈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6 명진빌딩 472-3191
이봉재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1 서림빌딩 472-4900
이상호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89 변호사회관 907호 476-8855
이 현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6 명진빌딩 472-9100~1
이현주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6 명진빌딩 472-3191
장동환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89 변호사회관 485-2161
정보건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89 변호사회관 472-6640
조경임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91 서림빌딩 472-5511
허양윤 변호사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89 변호사회관 472-2589
소삼영 변호사 천안시 신부동 76-11 수석빌딩 2층 041-554-3333
정연기 변호사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 111-1 041-631-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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