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극장 무료상영행사, 거리정비..노력

대전극장통이 되살아 날 징조일까. 죽었던 거리에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말 대전극장통을 찾은 지 꼭 한 달만인 29일, 다시 찾은 그 곳은 그 사이 작으나마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었다.
◈손수 입간판 용접을 맏는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상인들.

곳곳에 붙은 임대 공고와 뜸한 발길, 서라벌 극장 공사로 어수선하고도 썰렁했던 거리 모습은 상당부분 정돈 돼 있었다.

대전극장통이 '차없는 거리'로 지정되면서 세워진 도로 차단용 포석들도 골목 진입로 쪽으로 옮겨져 예전의 경우 도로와 포석 틈을 비집고 들어와 불법주차하던 차량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극장 정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전신주 스피커에서는 카펜터스의 "Top of the world"가 흘러나오며 거리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었다. 상인들은 직접 스피커를 설치하고 오전에는 추억의 팝송을, 젊은이들이 몰리는 6시 이후에는 최신 유행곡 위주로 선별해 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극장통의 분위기 쇄신과 함께 최근 진행된 대전극장의 무료영화상영행사도 큰 몫을 했다.

대전시민들을 대상으로 4-5회 가량 무료영화 관람 행사를 실시해 온 지난 한달의 경우 예상외로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줄이 인근 상가까지 길게 이어지는 등 근래에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이달 초를 기점으로 대전지역 대학이 일제히 방학에 들어가면서 이들의 발길이 늘었던 것으로 보인다.

표 매진으로 인한 지루한 대기 시간 혹은 복잡한 예매 시스템 등을 기피하는 관람객들이 대전극장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통신회사 제휴카드제도 실시와 함께 다소 낙후된 시설이기는 하지만 대전충남 최대 크기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극장통 전신주에는 스피커가 새로 설치돼 하루종일 음악이 흘러나온다.

여기에 40-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일대 등의 단골 중장년층 손님들까지 가세해 최근의 대전극장통은 '쨍하고 해 뜰' 정도는 아니지만 오래간만에 '따사로운 볕'은 쪼였다는 점에서 상인들은 희망적이라는 반응이다.

단골에 의지하며 근근이 버텨오던 일대 당구장과 식당, 오락실 등 상인들은 "최근 매출이 10-20%가량 늘었다"며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음만큼은 편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차 없는 거리'를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해 상인들은 손수 입간판을 만드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입간판 제작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직접 철판을 자르고 용접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였다.

여기에 인근 상인들이 20만원, 30만원 씩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이 200만원. 입간판 일제 정리와 함께 차 없는 거리 알림판을 제작하는 등 거리 살리기에 쓴다는 계획이다.

상가발전협의회 김영태 회장은 "70-80년대 향수를 일으킬 수 있는 거리로 특화시켜 나가보고자상인들 모두 노력하고 있으며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최근 들어 대전극장통에 다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전하고 "중구청 차원에서도 원도심 활성화를 원한다면 정말로 상인들이 필요한 부분, 직접 손쓰지 못하는 부분을 좀 더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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