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반대대전시민행동, 대전역서 집회

◈고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촛불집회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대전역에서 으능정이까지의 거리가두행진모습.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故 김선일씨의 유해가 고향인 부산시립병원에 안착된 26일 전국 곳곳에서는 故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대규모 집회가 나흘째 이어졌다.

대전에서도 지역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반대 대전시민행동' 등 시민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후6시 대전역 광장에서 故 김선일씨 추모와 이라크 파병철회를 위한 대전시민촉구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김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김씨의 피랍과 관련해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규탄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파병철회를 촉구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나선 시민들은 손에는 촛불을, 가슴에는 검은 리본을 달고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된 고(故) 김선일씨의 넋을 달랬다.

대전역 광장에는 김씨의 죽음과 관련된 각종 언론보도사진과 이라크 전쟁의 이면을 보여주는 포스터, 미군의 만행이 담긴 판넬들이 전시돼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이라크 파병반대 시민 서명운동도 이어졌다.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제2, 제3의 김선일이 생겨나지 않도록 이라크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현장에 나온 시민 김현일씨(41.대전시 서구 괴정동)은 "아무 죄 없는 무고한 사람이 목숨을 잃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말하고 "반인륜적인 행위는 어떤 경우가 되더라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사안인만큼 정부도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헤아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은영씨(26. 서울시 동작구)도 "억울하게 목숨을 바친 김선일씨가 저 세상에서나마 편안하게 지내길 바란다"며 "국가 간 동맹도 중요하지만 제발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인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난도 쏟아져 나왔다. 집회에 참가한 한 중년의 시민은 "잘못된 파병을 지지하라고 열린우리당 사람들을 뽑아준 것 아닌데 뭘 착각해도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민들의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의원들은 필요 없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대전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명분없는 이라크 파병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외교통상부가 AP통신으로부터 김씨의 피랍관련 문의를 사전에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모식에 이어 이들은 대전역부터 은행동 으능정이거리까지 김선일씨의 영정사진을 든 채 가두 행진을 벌였으며 2시간 여 동안 이어진 행사는 별다른 사고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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