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 해소 못하고 임시회 마쳐

◈대전시 서구의회.제128회 임시회 시작과 함께 시작된 의회와 공직협과의 갈등이 끝내 화해되지 않은채 폐회하게 돼 아쉬움을 남겼다.
‘가짜구청장’ ‘주차장’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서구의회와 공직협, 집행부가 결국 사태를 봉합하지 못하고 제128회 임시회를 마쳐 후반기 해결 과제로 남겼다.

지난 17일 개회된 서구의회 제128회 임시회는 25일 폐회를 선언하며 종결됐다. 2004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와 행정사무감사 처리 결과보고, 각종 조례안 등을 처리했지만 ‘더하기’보다는 ‘빼기’적 요인이 많았다는 평이다.

이석재 의원의 ‘가짜구청장’ 돌출 발언에 이은 의회 의원들과 집행부간의 감정싸움은 양측 모두 명예훼손 논란을 일으키며 맞고소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연출됐고 결국 새벽 3시까지 상임위가 이어지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더욱이 감정싸움의 여파로 시비 지원 등이 포함돼 있는 11억 7천여 만원의 예산이 삭감됐다.

서구민의 염원이었던 둔산도서관 관련 예산 3천 5백여만원을 포함해 서구역사 재조명 사업(1억 1천만원, 시비 3천 3백만원 포함), 탄방동 청소년 문화의 집 조성(3억원, 시비 2억원 포함), 학교도서관 구축(6천만원) 등 지역주민의 복지와 문화 증진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이날 폐회에 앞서 행정도시위원회 위원장인 한태빈 의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임시회기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의원들도 일정 부분 인정했다. 하지만 이번 일을 방치하고 묵인했던 가기산 청장에 대한 쓴 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한 의원은 발언을 통해 “상임위 운영 방법에 있어서 문제점이 드러났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구민들을 위한 일에 모든 힘을 쏟겠다”며 “하지만 의사진행상 문제와 사태를 중간에서 해결하지 못한 가기산 청장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경시 의장 역시 “사태가 여기까지 번진 데는 구청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 구청장이 중간에서 조율을 했어야 함에도 방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구청 공무원직장협의회 백명흠 회장은 “이석재 의원 개인과 만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며 “이번 임시회 동안 구의회와 공직협간에 대립이 심했는데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구의회와 공직협, 가기산 청장과의 감정대립은 날카롭게 날이 선 채로 임시회 폐회와 함께 묻히게 됐다. 새로운 의장단을 구성하게 될 후반기 서구 의회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시간이 약이 될 수 있을지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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