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보다 매출액 높은데도 폐업, "납득 안돼"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22일 폐업을 선언한 호텔 리베라 노동조합원들이 노조 와해를 위한 위장폐업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호텔 리베라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측의 회사 폐업이 노조 와해를 위한 위장폐업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호텔 리베라 노동조합원과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25일 오후 2시 리베라 호텔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업자의 폐업 선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리베라는 지난 22일 전 직원 회의를 열어 8월부터 호텔을 폐업한다고 밝혔었다.

사용자 측이 내 놓는 폐업의 이유는 경영상의 어려움이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파업으로 인해 26억원의 적자가 생겨 이를 보전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용자 측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노조는 반박하고 있다. 노조는 19일까지 사측이 내 놓은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 목표액(65억 9100만원)의 90%인 59억여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1월 7억 3000만원, 2월 10억 500만원, 3월 10억 300만원, 4월 11억 9000만원, 5월 12억 8000만원으로 매달 증가하고 있어 올해 3억여원의 흑자가 예상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현재 노조 전임자가 사임할 경우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경영상의 적자를 이유로 노조 와해를 위한 위장 폐업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더욱이 200여명의 리베라 직원을 포함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관련 업계와 지역미 등 4,000여명의 생계와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25일 현재 큰 무리없이 호텔은 영업을 하고 있지만 시한부 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떨고 있다. 대중탕의 경우 27일까지, 일식당은 30일까지만 영업을 하기로 해 여기서 일하던 직원 40여명은 이미 연회장 등으로 인사 발령이 난 상태다.
◈직원 식당에 붙어 있는 직원 해고 및 폐업 공고물.

경력 10년이 넘은 한식, 일식 주방장이 보안 파트나 사우나로 발령되는 일이 일어나는 등 폐업에 따른 정규직 162명과 임시직 39명 등 총 201명의 직원들에 대한 해고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직원들은 큰 혼란에 빠져 있었다.

지난해 11월 회사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서로 협조하기로 하고 노조원들은 3개월간 급여의 30% 지급유예까지 해 왔고 40명이 감원된 상황에서도 2002년 월드컵 기간(3,100만원 흑자)보다 높은 매출액(3억 6백만원)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회사 폐업을 선언하자 분통을 터뜨렸다.

리베라호텔 노동조합 박홍규 위원장은 “회사가 폐업을 하려고 하는 것은 경영상의 이유가 아니라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위장 전술”이라며 “지난해 타업 철회 이후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폐업을 선언하는 사측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2003년 대덕 롯데호텔이 폐업한 뒤로 리베라마저 폐업을 하면 관광특구로서의 역할에도 막대한 지장을 끼칠 것”이라며 “유성지역 호텔 주변 4,000여명의 주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폐업결정은 사업주의 이기적인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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