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봉가도교 확장공사 행정편의 판쳐

″주민을 무시한 공산주의 공사여. 어디 남의 집 앞에서 공사를 하면서 시민들의 안전과 불편은 무시하고 자기들 맘대로 하는 데가 세상천지 어딨어″

요즘 대전시 대덕구 석봉동, 신탄진동 일대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이기만하면 석봉가도교 확장공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대전시를 성토하느라 여념이 없다.



대전광역시 건설관리본부가 최근 석봉가도교 확장공사를 시행하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무시한 채 행정 편의적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봉가도교 확장공사는 1단계 사업인 보행자 통로가설 및 우회도로정비 작업을 마치고 2단계공사를 위해 지난 9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석봉가도교 구간의 차량통행을 전면 금지시키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주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량은 현도교를 지나 우회전해 천변도로로 통행해야 하며 유성에서 청주쪽으로 갈 때는 한국타이어 후문에서 좌회전해 천변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운전자들 우회로 못찾아 우왕좌왕

하지만 대전시는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만 길 위에 걸어 놓았을 뿐 우회로를 유도하는 표지판은 보이지 않는 곳에 설치해 운전자들이 길을 되돌아 나오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또한, 공사현장에는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채 각종 공사자재를 그대로 방치해 놓고 있어 이곳을 통행하는 주민들과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공법 변경으로 인해 공사기간이 4개월여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공사를 진행해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공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대덕구청 홈페이지와 대전시청 홈페이지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불만사항들이 접수되고 있다.

석봉가도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신탄진 4거리는 충북지역에서 대덕연구단지와 유성지역을 관통하는 도로이다.
최근 대전지역 백화점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인근 청주를 비롯 충북차량이 많이 통행하고 있으나 우회로 유도 표지판 등이 부실하게 설치돼 있어 대전지리가 낯선 외지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말을 이용 대전지역 백화점을 찾는 다는 송두영(35·충북 청주시 흥덕구)씨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석봉가도교를 통과해 백화점을 찾았는데 갑자기 전면 차량통제를 실시해 당혹스럽다″며 ″우회도로 표지가 임시표지로 돼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많은 외지인이 통과하는 도로인 만큼 안내인이라도 배치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전조치 없이 자재 버젓이 방치

이런 불만들은 대전을 찾는 외지인뿐만 아니라 이 지역을 통행하는 주민들도 만만치 않다.
이종보라고 밝힌 네티즌은 대덕구청 홈페이지에 "우회유도 표지판을 잘 보이지도 않게 만들어 어느 곳에서 우회를 해야 하는지 혼선만 빚고 있다"며 "가뜩이나 시장은 통행이 막혀 복잡하기만 한데 안내표지판마저 제구실을 하지 못하다 보니 외부차량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반인들이 설치하는 현수막은 불법이라며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관청에서는 버젓이 불법 현수막을 설치한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 발상이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김선중이라는 네티즌도 "지난 토요일에 서울손님을 모시고 대청호를 가기 위해 석봉가도교를 지나려 했으나 봉쇄돼 있어 지나갈 수 없었다. 안내표지판이나 안내원, 우회도로 표지판도 없어 한참을 헤매다 주위 상인에게 물어 겨우 대청호를 갈 수 있었다"며 "안내표지판도 없이 공사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며 빠른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현재 공사장 인근 도로에는 기반작업에 쓰일 수십개의 파이프가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그대로 적재되어 있어 이곳을 지나는 행인들이나 어린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김미숙(36·대전시 대덕구 석봉동)씨는 ″얼마 전 아이들이 공사에 쓰일 파이프 위에 올라가서 노는 걸보고 깜짝 놀랐다″며 ″시에서 발주한 공사가 일반 건설업체의 공사보다 관리가 소홀한 것은 시민들의 공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대전시의 약속이 공허한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현장관리를 요구했다.

전면 통제로 지역 상권 큰 타격

주민들은 또 모든 공사장 현장에는 공사개요, 공사기간, 시행자, 시공자 등이 표시된 공사안내표지판을 부착하게 되어있으나 이곳에는 시공자와 현장 사무실 전화번호도 표기되지 않은 안내판이 걸려있어 불편을 호소하고 싶어도 마땅히 할 곳이 없다고 시정을 호소했다.

대덕구 신탄진동에 사는 박성호(32·회사원)씨는 "공사 현장에 게시된 안내판에 시공자나 현장 사무실 전화번호가 없는 것은 처음 봅니다. 우리가 공사로 인한 피해를 입으면 제일먼저 전화해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곳이 시공회사나 현장사무실인데 아무리 관 주도 공사라지만 공사업체도 표기하지 않은 공사 안내판을 게시하는 건 정말 너무한 것 아닙니까. 관 주도의 공사일수록 정해진 절차는 지켜 시민들에게 모범을 보여 줘 합니다"라고 말했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매출이 격감하는 등 이 지역 상권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부분 통제가 아닌 전면 통제로 공사가 이루어지다 보니 통행인이 급격히 감소할 수밖에 없고 소음과 분진까지 가세하며 찾는 발길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공사장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배(48·대전시 대덕구 석봉동)씨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80% 이상 감소했다. 50여m 떨어진 석봉가도교 공사현장에서 포크레인 작업하는 것도 시끄러워 죽겠는데 우리 집 앞에다 땅을 파고 파이프를 묻는다는데 그땐 정말 어떻게 해야 됩니까. 땅파고 위로는 펜스까지 두른다는데 그럼 여기 상가들이 보이기나 하겠어요? 내후년 4월 공사 끝날 때까지는 장사하지 말라는 거 아닙니까"라며 대전시를 원망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대전시의 무책임한 건설공사가 계속될 경우 실력행사를 해서라도 행정편의적 공사를 막을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번 석봉가도교 옆 보행자 통로 만들 때 소음 측정을 해봤습니다. 보행자 통로 뚫는데도 소음이 기준치를 넘었는데 집 앞에 파이프 박을 때는 더 시끄러울 것 아닙니까. 좀더 공사진행 상태를 지켜본 뒤 주민 및 상인들과 연대해서 피해보상을 요구할 계획입니다"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전광역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공사와 관련해 목상동, 신탄진동, 덕암동, 문평동 4개 지역 주민에 대해 설명회를 마쳤다. 석봉가도교 주변 상인들에 대해 개별적인 설명회는 갖지 못했지만 여러 사람들을 통해 공사개요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난해 보행자 통로가설 및 우회도로 정비를 하면서 게시한 안내판에 시공자와 현장사무실 전화번호가 빠진 것 같다. 빠른 시일 안에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 건설본부는 올들어 첨단교통모델도시(ITS) 공사를 진행하면서 멀쩡한 보도나 도로를 뒤엎는 등 마구잡이 공사로 시민들의 원성을 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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