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호텔, 미용실들 개들만의 천국
 젊은 층 중심 하루 수백명 찾아

 이색직업 - 둔산동서 애견카페 운영 변지성씨



″개 키우는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외출할 때마다 개를 혼자 집에 남겨둬야 하고, 특히 개와 같이 음식점을 간다는 건 상상도 못하죠. 이곳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은 공간입니다″

TV나 잡지 등 언론매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개 카페가 대전에도 성업중이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Let it be 애견카페′

이름 그대로 개들을 위한 카페다.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크고 작은 개들 10여 마리가 컹컹 소리내어 짖으며 낯선 손님을 맞이한다. 여느 카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실내장식과 풍경이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을 잠시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리를 잡고 앉아 차를 주문하고 개와 친구가 되어 노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애견미용실, 애견용품쇼핑, 애견호텔, 강아지분양 및 강아지동호회 모임을 할수 있는 룸 등 카페 인테리어도 사람보다는 개를 위한 인테리어다.

'Let it be' 변지성 사장(43)의 말이다.

“이곳은 카페와 애견센터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애견가들은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을 절대로 동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개와 함께 다닐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애완견 데리고 어디 영업장에 들어가려면 꼭 죄지은 사람처럼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봐야하니까요”

변 사장은 애견가의 한사람으로 이런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래서 애견가들이 편히 애완견들과 즐기며 쉬어 갈 수 있는 곳을 만들게 되었다.

예쁜 소품들, 깨끗하면서도 예의바른 개들, 개들의 견종과 이름을 적어놓은 이름표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배려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한쪽에 손님들을 위한 각종 애견용품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애견관련 서적들도 잘 정리되어 있다.

바(bar)옆에는 손님들을 위한 미용실과 강아지들이 잠자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개들이 카페내의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동안, 조용히 동호회 모임이나 가족모임을 할 수 있는 커다란 룸도 2개가 있다.

“어떤 분들은 개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냥 보기에는 애견카페가 굉장히 화려해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실제로 그 화려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강아지들의 대소변 청소부터 시작해서 건강체크, 미용, 냄새 제거 등 손이 이만 저만 가는 게 아닙니다. 개를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절대로 이런 곳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운영

일년 내내 매일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저녁 12시에 문을 닫는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그만 배려라 할 수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주 고객 층은 아무래도 젊은 연인들이 가장 많다. 하루에도 수 백명이 다녀가고 평일 저녁시간대와 주말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입에서 입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보통 카페의 경우 손님들이 1시간 정도 차 마시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편이죠. 저희 집을 찾는 손님들은 강아지와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나 봐요. 보통 2-3시간씩들 있다가죠. 애완견과 놀아주기도 하고 미용도 해주고 손님들끼리 강아지에 대한 정보 교환도 하면서 이곳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는 전문 애견미용사와 관리사가 이곳의 터주대감인 11마리의 강아지와 손님들의 애완견에 대한 서비스를 하기에 여념이 없다. 카페에 있는 11마리는 전부 종류가 다르며 관리차원에서 암컷만을 기르고 있다.

'let it be'에 있는 개들은 다른 개와는 달리 매우 순하면서 예의가 바르다.
훈련소에 있을 때부터 손님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않고, 음식에도 절대 입을 대지 않도록 교육받았다. 또한 손님들이 주는 음식에도 절대 입을 대지 않는다. 손님들이 좀 섭섭해 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래도 개와 함께 지내다 보니 재미있는 일도 많아요. 한번은 한 성격 하는 개가 놀러와서는 막둥이 요요(요크셔테리어, 2001년 6월생)를 괴롭히자, 칼(시베리안 허스키, 2001년 1월생)이 그 개를 막고 서서 요요를 보호해 주더군요. 자기들끼리 얼마나 우애 있게 지내는지 몰라요”

그 용감한 칼이 지난달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이제 막 45일이 지난 새끼들이 최근 카페의 가장 귀염둥이로 사랑 받고 있다. 이미 두 마리는 분양을 마쳤고 나머지 세 마리도 곧 분양될 예정이다.
인기라면 샤론(아프간하운드, 2000년 7월생)도 만만치 않다.
모 자동차 광고에 같은 종의 개가 등장하면서 샤론도 인기절정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여름에 털을 너무 짧게 깎아 아직은 털이 덜 자란 상태였다.

애완견과 함께 찾은 김미선씨(34·대전 서구 만년동)는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아이들과 꼭 이곳을 찾아요. 이곳에 오면 저처럼 요크셔테리어를 키우는 사람들을 만나 여러 정보를 교환수 있거든요. 또, 아이들이 이곳을 너무 좋아해 집에 데려가려면 항상 실랑이를 해요”라며 카페가 가족쉼터라고 말했다.



가격에 좌우되는 애견문화 사라져야

'let it be' 변 사장은 실제로 인터넷 홈페이지(www.hiletitbe.com)를 개설하고 이모라는 아이디로 애견가들의 상담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개들도 자식 키우는 것과 똑같아요. 사랑을 가지고 진실하게 대하면 아이들도 좋은 성품을 가진 훌륭한 개로 성장하거든요. 또 견종, 성별, 나이 등에 따라 저마다 관리법이 모두 달라요. 자신이 키우는 견종에 대해 자세히 공부하고 각각에 맞게 대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변 사장은 우리나라 애견문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혈통서나 희귀성 등으로 개의 가격이 좌우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어느 누군가의 한 가족원으로 살게될 강아지에 대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정말 건강한 강아지를 분양하는 태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렸을 땐 무조건 예쁘고 귀엽지만, 다 자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문 채, 그저 팔면 그만 이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는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let it be 애견카페'는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주인의 사랑을 받는 애완견의 천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연락처 : 471-0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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