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수 시티즌 코치 등 호산나공동체에 성금

 복지시설에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


개개인마다 모임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10여개씩의 모임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연말이 바쁘다. 모임 날짜 잡기도 힘들 정도다.
연말을 맞아 각종 송년회 모임으로 분주하다. 하지만 차분하면서도 뜻깊은 송년 모임을 갖고 있는 단체들도 많다.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오후 4시.
불우이웃과 독거노인 등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고 무료 급식을 하고 있는 대전시 중구 대흥동 호산나공동체에 5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찾아왔다.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김삼수 수석코치와 전병화씨(전병화 치과원장), 김익환씨(함께하는 치과 원장), 김승국씨(하나스포츠 대표), 구충모씨(문참치 주방실장)가 그들이었다. 찾아온 인원은 적었지만 그 안에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들은 몇 개월 동안 푼푼이 적립한 2백만원의 성금과 주변에서 모은 옷가지 1백여벌을 갖고 찾아왔다. 5개의 박스에 담겨진 옷가지는 두꺼운 외투에서부터 속내의, 조끼까지 다양했다.

호산나를 찾아온 김삼수코치는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의 창단멤버로 참여해 5년간 시티즌에서 코치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전에서 나고 자랐으며 대전상고와 프로팀을 거쳤다. 수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하기기도 했다. 대전출신 축구인으로는 이태호 대전시티즌 감독과 함께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던 인물이다.

김코치와 그 일행들은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만든 친목 모임의 일원이다. 구성원이라고 해야 고작 10명 안팎이다. 그러나 그들은 축구를 사랑한다는 열정과 정으로 모임을 갖기 때문에 어느 단체·모임보다 뜨거운 마음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모임의 명칭도 없다. 정기적인 모임 날짜도 없다. 굳이 이름짓는다면 '김삼수를 사랑하는 모임'이랄까... 그저 시간 날 때마다 만나 축구로 얘기꽃을 피우고 십시일반 작은 정성을 모은다.

이들이 만나게 된 것은 축구 때문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만나다 보니 10여명이 됐다. 연령층은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까지다. 직업도 치과의사에서부터 골프용품 제조업체 대표, 일식집 주방실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모두 친구처럼 지낸다. 시즌기간에는 열성적으로 운동장을 찾아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을 응원한다. 또 틈나는 대로 모여 축구를 이야기하고 시티즌 선수들과 자매결연도 맺어 뒷바라지를 하기도 한다.

모임이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이들은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인색하지 않는다. 이번 호산나 공동체 방문뿐만 아니라 불우 아동시설 등에도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 일원 중에는 불우 청소년을 위해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사람도 있고 복지시설에 매달 기부금을 전달하는 사람도 있다.

이웃돕기를 위해 마련한 기금을 호산나공동체에 전달한 계기는 인터넷신문 디트news24에 게재된 기사를 보고 결정했다. 독거 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하고 노숙자 등에게 무료 급식을 하고 있는 호산나공동체의 활동에 훈훈한 정을 느끼며 작지만 정성으로 기금을 전달하고자 이곳을 택했다. 후원계좌에 매달 후원금을 보내 줄 계획도 세웠다.

이종익 호산나공동체 대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하는 이 같은 정성들이 하나 둘 모여서 밝고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홀로 사는 노인들이나 우리주변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다른 계획도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골프 연마에 힘을 쏟고 있는 고아원 골프팀(계룡학사 골프팀)에게도 골프용품을 지원해 줄 예정이다. 큰 도움은 못되지만 어려운 아이들이 올바르게 커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은 마음을 보내는 것이다. 또한 축구에 재능이 있으면서도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애태우는 어린이들을 발굴해 축구를 가르치는 어린이 축구교실도 열 계획이다.

김삼수 코치는 "내 고향 대전의 축구발전 뿐만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에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향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새 천년 첫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간다. 불과 일주일후면 역사 속의 한 페이지로 남을 뿐이다. 올해는 경기 침체 여파로 어려운 살림살이를 살았다. 그래서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속에서도 우리주변의 불우 이웃을 생각하는 훈훈한 마음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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