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우선적 문화·의식 등 개선돼야

 건전 성문화정착 세미나


「나에게 오빠가 있다. 오빠에게도 역시 수능 끝나고 대학 합격자 발표까지의 기간이 있었다. 오빠는 이 기간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컴퓨터 해야지' '영어회화도 해야지' 등등의 사회생활 준비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내가 수능이 끝난 시기에 주위에선 '집안 일은 이제 00에게 시키세요' '이젠 배워야지 집안 일부터' 라는 오빠와는 다른 이야기들을 주로 들었다.」

「중3학년 때 학교 정책상 합반이 되었다. 우리 담임 선생님은 남자였는데 항상 여자아이들은 일찍 보내고 남자아이들만 남겨놓고 공부를 시키셨다. 거기에 불평하는 여자 학생들이 있으면 선생님은 남자아이들이 나중에 여자아이들 먹여 살려야 하니깐 공부를 더해야한다고 했다.」

「TV 프로그램 중 '사랑찾기'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서로 알지 못하는 남녀를 짝을 맺어주는 프로인데 남자는 나이와 이름, 학벌까지도 알려주지만 여자는 단지 이름만 가르쳐 줄뿐이다. 이것이 바로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하게 하는 여성의 상품화가 아닌가?」

여성들의 행동은 가정, 학교, 사회에서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위의 사례들은 이미 우리사회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성차별 예다.

이같은 성차별 문제에 대해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와 대전YWCA 공동 주최로 30일 건전한 성문화 정착을 위한 세미나 '양성평등의식 고취를 위한 대책'을 대전시 교육청 1층 강당에서 열었다.

'양성평등의식 고취'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게 된 연유에 대해서 대전 YWCA 김공자 소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세미나의 주제가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지원방안과 예방측면의 실질적인 면에 접근을 했습니다만, 오늘의 주제는 '양성평등의식 고취를 위한 대책'으로 여성들 스스로가 자기 삶의 당당한 주제가 되어 사회발전의 주역으로 나설 때 양성평등의 사회,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런 성차별문제가 얼마나 만연되어있고 심각한지를 인식시키기 위해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 박명옥 성폭력상담소장은 시민들을 직접 거리에서 만나 설문 조사한 '거리인터뷰'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나이든 사람일수록 성차별을 느끼지 못했고 젊은 사람일수록 성차별이 있다고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고된 가사일과 직장생활을 그린 단편만화영화 'Impossbile Dream'을 상영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쌓았다.

뒤이어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한국여성개발원 김재인 수석연구위원은 남녀가 평등하다는 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가족에서 뿌리깊게 존재하는 성차별적 고정관념과 고정화된 성별 역할관의 변화가 있어야 하며 성차별적인 문화, 의식 및 제도의 개선이 요구된다." 고 강조했다.

또한 대전 여민회 김경희 사무국장도 "'남성우선적 호주승계순위, 호적편제, 성씨제도' 같은 핵심남녀차별 조항을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잘 알려낼 수 있는지, 실제로 거부감 없이 이해시킬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안 된다는 이유를 쉽게 들어 설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보다 철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충청남도교육청 황상하 장학사는 "양성평등 의식 고취를 위한 학교교육의 실제와 과제가 제시돼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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