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성노동자 고(故) ′응아′양

 사망 1주기 추모제 열려


작년 10월 26일 대전공단 모 회사 기숙사 옥상에서 사귀던 한국남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죽은 베트남 여자 노동자 응아 양(당시 22세).
꽃다운 나이에 코리안 드림을 펼쳐보기도 전에 비명에 간 그녀는 죽어서 우리사회에 교훈을 던져주었다.
바로 외국인 노동자 인권문제였다.
그녀가 간 지 꼭 1년. 비록 몸은 없어졌으나 그녀는 여전히 우리 가슴에 살아있었다.

베트남 노동자 「니아」로 불리워진 응아 양의 1주기 추모제가 28일 오후 4시 대전외국인노동자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화동 빈들교회에서 열렸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추모제는 참으로 무겁고 힘든 시간이었다.
가해자인 참여 한국인들은 모두가 죄인이 된 심정으로 추모제를 지켜보았다. 죽어서라도 차별 없는 사회에서 못 다한 꿈을 이루기를 착찹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응아양의 죽음을 사회 문제화시켰던 빈들교회 김규복 목사의 추모사는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사죄의 의미를 담은 복지관 건립사업 등 그녀를 위한 추모행사 계획을 설명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이름 있는 사람들의 죽음보다도 이름 없이 살다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기억하느냐에 따라 그 민족의 정신적인 수준을 알 수 있다. 베트남이라는 약소국의 여성이 한국이라는 강국의 남성에 의하여 죽임을 당한 사건은 ...... 우리 사회가 이러한 잘못된 사회의식과 우리민족의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이 변화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베트남에서 저지른 한국군의 양민학살에 대하여 우리는 아직도 사죄하지 않은 채 유령비하나 제대로 세우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베트남 국민에 대하여 산업연수생 고(故) 응아의 죽음은 그들의 원한이 사무치게 했다. 우리는 한국민을 대표하여 베트남국민에게 사죄하는 의미에서 추모제를 해마다 계속할 것이고 응아의 고향마을이자 베트남 전쟁 때 인민해방전선의 지하요새가 있어 고엽제의 피해가 심했던 구찌마을에 주민을 위한 복지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잊지 말고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

베트남 노동자 대표 홍미화(25)씨는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집착보다 이후 한국인이 보여 준 애정에 감사한다는 말로 추모사를 대신했다.

이어 대전 여민회 민양운 실장의 추모곡 '이 세상 어딘가 엔'과 빈들 교회 어린이 문화패의 '미안해요, 베트남'이 연주되면서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고인의 영혼이나마 평안속에 지내기를 기원했다.
추모제는 참석자들이 고(故) 응아양의 영정 앞에 꽃을 올리고 마지막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끝이 났다.

「대전외국인노동자와 함께 하는 모임」은 11월 19일 베트남 응아의 고향을 방문하여 현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추모제를 가진다. 또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온 외국인노동자의 가족을 만나보고 가족의 소식을 전하며 다낭시 주변의 양민학살지역도 살펴볼 예정이다. 내년에는 고(故) 응아의 고향마을인 호찌민시 구찌현 타이미사에 주민들을 위한 사회복지관을 건립, 한국인이 저지른 죄를 조금이나마 사죄할 계획이다.








- 2000년 10월 20일 베트남 노동자 응아 대전공단 모염직 기숙사 옥상에서 한국남성에 의해 폭행 당함. 선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에 입원

- 2000년 10월 23일 (사)대전여민회, 대전 외국인노동자와 함께 하는 모임이 사건 진상규명과 대책활동 시작

- 2000년 10월 26일 밤 9시경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

- 2000년 10월 29일 (사)대전여민회, 빈들장로교회, 대전외국인노동자와 함께 하는 모임, 대전 기독교교회 협의회 인권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추모제 거행

- 2000년 10월 31일 대전시립화장터에서 화장 후 유골을 베트남으로 송환

- 2001년 10월 28일 (사)대전 여민회, 빈들장로교회, 대전 외국인노동자와 함께 하는 모임 1주기 추모제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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