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NGO대회는 시민참여 유도의 장

 이정순 공동대회장 인터뷰


26일 대전NGO(비정부조직, 시민단체)대회 둘째 날이다. 첫째 날(25일)이 시민들에게 NGO 단체를 알리는 소개의 장이었다면 토론회가 열리는 26일은 지역혁신의 과제와 방향을 도출하고 NGO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점검하는 자리이다.

21세기는 NGO의 시대라고 할 만큼 NGO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중앙정부나 행정기구와는 별도로 지역의 복지와 환경, 여성, 권력, 비리 등과 맞서는 순수한 민간단체로 그 지역의 복지실현을 위해 뛰는 단체가 바로 NGO기구이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힘은 작고 미약하지만 100만이 모여 그 힘을 발휘한다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NGO는 '풀뿌리 단체'로 지칭되기도 한다. 작은 풀뿌리가 모여 큰 나무를 지탱하고 수분과 양분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 풀뿌리 단체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이 미국이라고 볼 수 있다. 전국납세자 연합(NTU), 예산감시단(OMB Watch), 정부예산낭비감시기구(CAGW) 등 많은 NGO단체들은 미 전역에 흩어져 수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이들이 개진하는 의견들이 모여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NGO 단체는 권력을 휘두르는 정부단체도 아니고 어떠한 이익기관이나 단체로부터 돈을 받지도 않는 오직 시민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기구라고 볼 수 있다.

2001 대전NGO대회 공동대회장인 이정순 대전여민회 회장을 만나 대전NGO대회 개최 의의와 앞으로 NGO들의 나가야할 방향 등을 들어봤다.

- NGO의 개념은?

"NGO는 시민사회단체를 총칭한다고 볼 수 있다. 공익적인 민간단체, 공익적 활동에 충실한 단체,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와 결합한다면 그 수는 대폭 줄어들 것이다. 대전에만 해도 시민단체가 100여곳 된다. 하지만 이미 얘기했지만 공익적인 활동에 충실하고 지속적인 단체, 적극적인 단체로 본다면 현재 NGO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27개의 단체가 아닐까 한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단체는 환경, 자치, 권력감시, 소비자, 복지, 여성, 청소년, 교육 등의 분야이다."

- 대전 NGO 대회를 개최하게 된 동기?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시민들의 참여가 절대적이어야 할 시민단체에 시민의 참여가 적고, 시민들은 어떠한 시민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지도 모를뿐더러 단체를 알고 있다해도 그 단체의 고유영역이나 활동내역에 대해 알지 못한다. 따라서 시민들에게 단체를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대전에 100여개의 시민단체가 있지만 각 단체들의 활동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바가 없어 환경, 여성, 문화, 교육 등 각 단체들의 활동을 이해하고 공통의 문제, 시민들의 특성을 대회를 통해 파악하고 지향해야 할 사회를 상호 모색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시민단체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는 반면, 빠르게 변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토론회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것이다."

- 첫날 행사가 시민들에게 NGO를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는 목적이라고 했는데 상대적으로 시민의 참여가 적었다.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회를 처음 치르다 보니 준비기간이 부족했다. 첫날 전시회를 열었지만 주말이 아닌 평일에 개최하여 시민의 관심이 더 적었던 것 같다. 다음에 개최할 땐 시민이 많이 찾아올 수 있는, 시민이 있는 자리를 찾아갈 계획이다. 시민이 많이 모이는 자리로 대전역 등이 논의되고 있다. 그리고 문제점등을 파악하여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쓸 예정이다.
시민의 참여가 부족했지만 나름대로의 성과는 있었다. 상호간의 네트워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단체 내부에서는 단체 알리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또한 공동고민에 대한 문제점을 도출했고 의지 또한 매우 높았다."

- NGO단체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물적 토대의 부족이라고 본다. 사업비와 운영비를 시민들로부터 제공받아야 하는데 한국사회는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재정확보가 안 되다 보니 시민단체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국민 의식은 시민단체를 나와 상관없는 제3자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내 단체로 보지 않고 다른 단체로 인식하여 시청이나 구청처럼 정책에 대해 해결해주기만을 바란다. 스위스, 미국 등 선진국은 기부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NGO 단체의 운영비도 시민들부터 나오고 그들은 자기 관심분야에 직접 참여하여 능력만큼 기부금을 내고 자기 목소리를 확실히 한다.
또한 NGO의 활동을 가로막는 이유로 NGO 단체를 투명하지 않은 단체, 정치적 야욕을 가진 단체, 권력만을 행사하려는 단체 등으로 보는 그릇된 시각들이다.
어느 사회, 어느 단체든 좋은 단체가 있으면 나쁜 단체도 있기 마련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려놓듯이, 극소수의 단체, 사이비 단체들이 NGO를 욕되게 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NGO단체들은 재정에 관한 모든 부분에 철저하게 감사를 받고 있다. 투명한 단체라고 확신할 수 있다."

-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은?

"우리 시민단체들도 시민들이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시민들은 제 3자적 입장에서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시민의 참여가 없는 시민단체는 있을 수 없다.
시민들은 각자 관심있는 분야 또는 관심이 없다하더라도 시민권리 찾기, 인권, 환경 등 사회에 필요한 단체에 한군데 정도는 참여했으면 한다. 공공의 이익과 지속가능한 사회의 실현을 위해 참여하고 비판하며 의견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 시민들이 NGO에 참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권력집단이나 소수정당단체들은 각자 단체들로 꽁꽁 묶여 있고 배타적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만큼 참여하는 공간이 열려 있는 단체도 없다. 시민들은 관심분야에 조금만 귀를 기울인다면 얼마든지 인터넷 등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고 본다. 대전에는 NGO들의 모임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있다. 이곳에 관심있는 분야를 문의하면 친절하고 정확하게 알려줄 것이다. 간단한 회원가입만으로 권리행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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