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동물들도 우리 식구″환영

대전동물원 입식행사 이모저모


대전시민의 숙원인 대전동물원(Daejeon Zoo Land)에 동물 입식행사가 23일 열렸다.

이번에 입식된 동물은 호랑이 2마리와 사자 2마리, 기린 1마리, 코끼리 1마리 등 모두 6마리.
대전도시개발공사는 이날 동물 입식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동물 입식과 동물원 개장준비에 들어갔다.

오후 1시40분 대전톨게이트에는 대전도시개발공사 조준호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미리 나와 동물식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2시를 넘기면서 도개공 관계자들은 도착예정시간 보다 늦어지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예정시간 보다 30분 늦은 오후 2시30분 동물을 실은 차량들이 톨게이트를 벗어나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고적대가 팡파르를 울리며 동물가족들의 대전입성을 환영했다.

이번 동물운송 작전을 지휘한 K2익스프레스 오희양팀장은 "코끼리, 기린 등 거대한 몸집의 동물을 옮기기 위해서 특수박스를 제작했습니다. 4.5톤짜리 코끼리를 위해 길이 7m, 폭 3m, 높이 5m의 초대형 박스를 제작했고 대형 물통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최대한 안전하게 이송했습니다. 고속도로에 공사구간이 있어 2시간을 예상하고 왔는데 1시간 정도 지체 됐습니다"라며 도착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차량은 톨게이트 앞에서 잠시 정차하여 간단한 환영식을 갖고 대전동물원을 향해 출발했다.
오후 2시30분 대전톨게이트를 출발한 차량들은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동물수송차량, 고적대 오픈카 2대, 취재차량 10여대가 뒤를 따랐다.

동물차량이 지나는 곳마다 시민들은 놀란 표정으로 동물식구들을 환영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용문동에 사는 석준형(회사원·35)씨는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동물들을 이렇게 실제로 보니 너무 놀랍다. 그동안 동물원이 멀리 있어 가기가 꺼려졌는데 이제 대전동물원이 생겼으니 가족들을 데리고 꼭 놀러가겠다"고 말했다.

교차로마다 경찰들이 나와 신호를 조정해 동물원까지 막힘없이 무사히 도착했다.
오후 3시40분에 동물수송 차량이 동물원에 도착하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도개공 임직원과 지역주민, 학생들이 100여명 나와 박수로 이들을 맞이했다.

동물차량을 선도한 중부경찰서 교통 지도계 이명수 경사는 "대전동물원 첫 식구들을 안내하게 되어 영광이다. 시민들의 협조로 차량을 안내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대전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너무나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간단한 기념식이 끝나고 본격적인 입식행사가 진행됐다.
입식행사의 책임자로는 동물박사로 널리 알려진 김정만(대전동물원 고문)박사가 직접 나와 사육사들을 진두 지휘했다.

동물들 가운데 코끼리가 첫번째로 입식을 시작했다.
3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사진기의 플래시를 터트리자 코끼리가 놀라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동물원 측에서는 코끼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난동을 피울 것을 염려해 기자들의 근접사진촬영을 막아 잠시 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전동물원 김정만 고문은 "코끼리나 기린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날뛰는 습성을 갖고있다. 일반인들 생각에는 호랑이나 사자 다루기가 더 힘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맹수들은 요령만 익히면 애완동물 다루듯 할 수 있다"며 근접촬영을 못하게 한 것에 대해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코끼리의 입식을 시작으로 기린과 호랑이, 사자의 입식이 차례로 이어졌다.
김고문의 말대로 코끼리와 기린을 입식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고 사자와 호랑이는 짧은 시간에 신속하게 입식을 마쳤다.

에버랜드에서 동물을 인계하기 위해 온 고영준사육사는 "꼭 자식을 시집보내는 느낌이네요. 한편으로 마음이 허전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건강하게 잘 적응하기를 바랄 뿐이죠. 시설이 생각보다 넓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내려와서 우리 자식들 살펴봐야죠"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반해 대전동물원 정연탁(35)사육사는 "동물들이 들어오니 무척 마음이 설레네요. 내가 동물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기도 합니다만 앞으로 이 놈들이 잘 적응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나머지 동물들은 서울대공원, 동래동물원, 광주우치공원 등에서 11월 말까지 입식하게 되고 국외에서 입식하는 동물 37종 138마리는 월동 후 내년 3월말까지 입식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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