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보고


′나는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요′
이 세상 모든 여성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주인공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진정으로 좋아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잘 조각된 여자보다는 생활 속에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낸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이 영화는 1995년 작가 헬렌 필딩이 영국의 한 신문에 정기적으로 투고했던 칼럼을 소설로 옮긴 것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이 소설은 삶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사랑을 갈망하는 30대 독신 여성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 많은 여성의 공감을 샀다.

서른 두 살의 브리짓 존스(르네 젤웨거). 그녀는 출판사 홍보직원으로 있으면서 제대로 읽었던 책도 기억 못하고 하는 일마다 실수 연발이다. 노처녀에다 조금은 뚱뚱하고 줄곧 술·담배를 즐기고 그러면서도 마음만은 순수하다.

멋진 남성을 만나고자 살을 빼보려고 하지만 늘 실패하는 브리짓. 그녀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어렸을 적 소꼽동무였던 인권 변호사 마크 다아시(콜린 퍼스)를 소개받는다. 부모님의 소개로 만난 둘은 별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마크는 브리짓을 줄담배에 알콜중독자라고 사람들에게 입방아 찧는다.

모욕감을 느낀 브리짓은 일기장에 새해에는 멋진 남성과 데이트를 즐기고, 살을 빼고, 알콜중독자· 일 중독자· 관계기피증 등의 남자를 조심하자고 결심한다.

멋진 남자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직장상사인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와 우연히 주고받은 이메일을 통해 연인사이로 발전하지만 그가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알게된다. 다니엘은 바람둥이에다 사기꾼이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조금씩 그녀 곁에 다가온 마크. 마크는 그녀에게 진실된 말 '나는 당신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다' 라는 말을 한다.

조금은 진부한 내용일 수 있으나 이 영화는 날씬하고 섹시한 소위 완벽한 여성의 로맨스를 탈피했다. 뚱뚱한 몸 때문에 살과의 전쟁을 하지만 항상 실패하는, 실수 투성이의 완벽하지 않지만 늘 우리 곁에 있는 여성의 자충우돌한 사랑을 그렸다.

사랑은 외모가 아닌 '누구든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할 자격이 있으며 진정한 사랑은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에 남는다. 온통 하얀 눈이 쌓인 크리스마스날. 그녀가 마크의 마음을 받아들여 그에게 '나도 당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그 곁에는 약혼녀가 있음을 알고 씁쓸해 한다.
언제나 그녀 곁에 있는 친구들은 그런 그녀를 위해 여행을 가자고 제의한다.
차에 오르려는 순간, 그녀 앞에 나타난 마크. 하지만 마크는 그녀가 그를 비방했던 예전의 일기를 보며 돌아선다. 그런 그를 잡기 위해 브리짓은 속옷차림으로 눈 내리는 거리를 헤맨다. 문구점에서 빨간 일기장을 사 들고 나온 마크. 그는 돌아선 게 아니었다.
눈이 소복이 내리는 거리에서 마크가 넓고 긴 코트로 그녀의 몸을 가려주며 뜨거운 입맞춤을 하는 마지막 장면이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주인공의 역할을 잘 소화한 르네 젤웨거의 연기도 볼만하다. 그녀는 이 영화를 위해 10㎏의 살을 찌우고 출판사에서 잡일을 도우며 역할을 익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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