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39명, “김 교사와 함께 일 못하겠다” 집단 전출 결의

천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특정 교사에 대한 동료교사 및 자모회원들의 집단 반발과 이에 대한 또 다른 반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천안의 모 초등학교 교사와 자모회원들이 특정 교사의 자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이와는 반대로 학교운영위원들과 지명된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반 학부모들은 교사에 대한 인격 침해를 중단하라며 상반된 의견을 주장하고 있는 등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C’ 초등학교 자모회- 교사들, “김 교사와 함께할 수 없다”

‘C’ 초등학교 자모회는 지난달 25일 회원 330여명이 서명한 글을 통해 “김 모 교사가 초등교육의 기본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 자질이 미흡하다”며 “김 모 교사에게는 우리의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는 내용으로 도교육감 및 천안교육장에게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김 모 교사는 02년도 자신의 자녀가 본교 유치원에 다니면서 유치원 하교 후 자신의 교실에 항상 있어 6학년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이 외에도 “학교 내에서 이해와 타협으로 해결될 수 있는 작은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교육인적자원부, 도교육청, 시교육청을 상대로 질의서를 발송, 수차례 감사를 받게”하고 “자신이 맡은 학급 이기주의로 학교 전체 시정표를 바꾸어 고학년이 피해를 보는 행위를 주도하는 등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 초등학교 39명의 교사들도 같은 날 “우리를 전출시켜 달라”는 내용의 결의서를 교육청에 제출했다. 서명에 참여한 교사들에 따르면 이렇게까지 교사들이 집단 전출을 희망하게 된 이유는 김 모 교사의 돌출행동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교사는 “김 모 교사는 별일 아닌데도 불구하고 메신저를 통해 전 교사들에게 알리거나 교육청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는 등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며 “우리가 오죽했으면 더 이상 같이 일 못하겠다는 뜻을 밝혔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사도 “같은 학년을 맡고 있을 경우 김 교사 혼자서 지나치게 튀는 행동을 해서 나머지 교사들은 위축감을 느끼게 된다”며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3일까지 예정됐던 현장학습도 김 교사의 반대로 한달이 늦춰지는 등 독단적인 운영으로 인한 피해가 많다”고 주장했다.

학교운영위원회-같은 반 학부모들, “김 교사 만한 사람 없다”

반면 C 초등학교 운영위원들과 김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반 학부모들은 “김 교사야 말로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분”이라며 “김 교사에 대한 인격침해와 교권 흔들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교사의 반 학부모들은 지난달 31일 탄원서를 통해 “김 교사에 대해 일부 자모들이 제기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며 왜곡된 것”이라며 “단지 극소수의 자모회 임원들이 물의를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실을 왜곡한 부분이 확인 될 경우 응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감정적인 발언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

학교운영위원들도 13일 오후 이성구 천안교육장과의 면담을 통해 자모회가 주장하고 있는 김 모 교사에 대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상당부분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운영위원회 한 관계자는 “김 교사는 올바른 교육을 실천하려는 분”이라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타협하는 부분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교사가 있었기에 교육환경이 많이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영위원은 “1급수에서 사는 물고기가 3급수에서 사는 물고기들과 어울리다보니 모함을 받는 것”이라며 김 교사를 옹호했다.

김 교사에 대한 평가 엇갈려... 문제해결 쉽지 않을 듯

이처럼 김 교사에 대한 평가와 관련 동료 교사들과 자모회, 그리고 운영위원들과 같은 반 학부모 사이의 시각차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학교 운영위원과 이성구 천안교육장의 간담회는 2시간이 넘도록 진행됐고 이날 간담회를 통해 이성구 교육장은 학내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당사자인 김 모 교사는 자모회의 글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며 심각하게 인격을 침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준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사건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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